어린 시절 전교어린이회장 선거에 나온 선배들의 공약은 항상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형, 누나들은 우리들에게 운동 할 수 있도록 축구공과 농구공을 배급할 것이며 왕따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신발을 벗어들고 밑창이 닳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퍼포먼스를 보이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유세하며 다니는 모습이 참 흥미로웠지만, 사실 누가 되든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입장에선 크게 달라질게 없는 행사였다. 이런 모습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년 반복 되었다.

출처: 꼼꼼이가 만들어 가는 핸드메이드 세상

대학생이 된 지금도 학생회장 선거철은 여전히 유쾌하다. 떼 지어 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공약을 홍보하는 모습은 에너지로 가득하고 보기 좋다. 다만 그 공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이런 공약들은 학생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진부하거나 실현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충남대학교의 이번 총 학생회장 선거에 나온 몇 가지 공약들을 살펴보자.



선거 때마다 볼 수 있었던 등록금 동결 공약은 구체적인 계획도 없을뿐더러 어떻게 방어해내겠다는 근거 또한 빈약해 보였다.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을 위한 택배를 대신 받아 주는 서비스의 경우 이미 대부분의 단과대에서 이미 실행중이다. 생리휴강제도의 경우는 과연 이게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그리고 정말로 타당한 공약인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었다. 수강신청을 간단히 할 수 있도록 장바구니 제도를 만들겠다는 공약 또한 포장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지 매번 나왔던 공약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실없고 진부한 공약들이 선거철 마다 반복되는 걸까? 먼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선심성 공약이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한다.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표를 얻기 위해서는 학생의 편의를 충족시킬 수 있는 솔깃한 제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약들은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그저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당선 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출마자의 조사와 준비가 미흡한 점도 한 몫을 차지한다.



매년 반복되는 이러한 모습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선된 학생회장이 제대로 공약을 이행 할 수 있도록 감독하는 기구가 설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보다 합리적인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