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등록금 인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광장을 달구었던 반값 등록금 촛불은 살인적 등록금 문제를 사회적 의제에 올렸다. 투표로 대학생들의 열망을 모아낸 10.26 재·보궐선거는 희망을 만들었다. 서울시립대, 강원도립대, 충북도립대 학생들은 당장 2012년 봄부터 ‘반값 등록금’이 찍힌 등록금 고지서를 받게 될 전망이다. 대학생, 시민 그리고 야권의 압박 속에서 지난 4년간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정부와 여권도 태도를 바꾸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9월 8일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았다. 한나라당과의 협의를 거친 결과다. 정부 예산 1조 5천억 원을 투입해 국가장학금을 확충해 저소득층의 등록금 부담을 경감하고, 대학으로 하여금 자구노력을 통해 명목등록금을 5% 인하하도록 하는 것이 완화 방안의 골자다. 대학의 명목등록금 인하에는 총 7천 5백억 원이 소요되며, 정부의 ‘5% 인하’ 방침에 따른 대학에 한해서만 정부의 ‘국가장학금’이 지원되는 방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지난 7일 임시총회를 거쳐 “정부의 방안을 수용하고, 각 대학별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나온 등록금 인하에 대한 최초의 구체적 정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실제 등록금 인하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많은 관문이 남아 있다. 17일 교과부는 내년도 국가장학금 사업 계획 발표를 연기했다. 정부의 등록금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한 여야 간 입장차로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위는 지난해에도 여야 간 이견으로 인해 결국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바 있다. 올해 예산안 심의의 마지노선은 18일 열리는 예산심사소위원회다.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반값 등록금 관련법안의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이 발의한 ‘고등교육 재정교부금법’은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대학의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국가가 교부금의 형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으로, 국가가 대학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법안이다. 18대 국회에서 남은 본회의 일정은 오는 24일과 다음달 2일, 단 두 번 뿐이다. 이마저도 한미FTA와 관련해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예산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각 대학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등록금을 인하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안에 따르면 대학들은 고지서에 출력되는 등록금을 인하하는 대신 장학금 확충을 통한 ‘등록금 실질 부담률’을 낮추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지난 3년 간 정부의 등록금 동결 요청에도 다수의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한 것에 비추어보면 2012년 등록금 5% 인하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일련의 상황들은 정부와 대학들이 정직하게 정책을 시행하는지에 대한 감시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1월 말, 각 대학이 실제 2012학년도 등록금을 발표하는 순간까지 새로 당선된 각 대학의 총학생회와 학생들, 또 시민들의 날카로운 눈이 필요할 것이다. 
올 한 해 치열했던 등록금 논쟁의 마무리를 ‘5% 인하’로 마감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갖는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통해 등록금 인하를 정치권에게 더욱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등록금 문제에 대한 대학들의 일관된 반응이었던 ‘예산 부족’이 사실상 핑계였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 최근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드러난 대학들의 회계 부정 역시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2011년의 멋진 마무리가, 2012년의 더욱 큰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