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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냉정과 열정이 교차하는 곳, 해커스 어학원

고함20은 <우리 회사, 20대 덕분에 먹고 살아요> 기획을 통해 20대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 아니라, 20대라는 특정한 세대를 중심으로 돈을 버는 기업들에 말해보고자 한다.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20대를 주요 수요층으로 끌어모을 수 있었는지, 20대는 왜 그러한 기업들의 물건 또는 컨텐츠를 소비할 수 밖에 없게 되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20대들이 소비를 통해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이며 최근 20대의 소비행태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회사, 20대 덕분에 먹고 살아요> 기획이 선정한 마지막 기업은 해커스 교육 그룹 내의 ‘해커스 어학원’이다.

 ‘영어 열풍’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이슈다. 영어를 향한 맹목적인 헌신은 문제를 제기하기에도 민망한, 흔하디 흔한 이야기가 돼 버렸다. 그 사이 한국 사회에서 영어는 누구든 반드시 갖춰야 하는 기본 조건이 되었고, 그 조건을 갖추기 위해 우리는 지금껏 영어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20대는 특히나 그렇다. 대학이라는 관문을 들어서기 위해선 수능 외국어 영역이 점수가 필요하고, 취업이라는 관문으로 접어들 때 손에 토익 점수가 들려있어야만 한다. 그렇게 20대가 영어의 바다에서 아등바등하는 틈을 학원 산업은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수많은 대형 학원은 영어를 통해 하나의 산업으로 거듭났다. 그 중 대표적인 학원이 해커스 어학원이다.

해커스 어학원의 위용은 곧 영어의 위용

 해커스 어학원은 하나의 풍경을 담고 있다. 해커스 어학원은 단순한 학원이 아니다. 하나의 기업이다. 해커스 어학원의 본점이 위치한 강남역에 가면 그 위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강남역 근처에 들어선 학원만 해도 본관에서 제5별관까지 모두 6개. 그 건물을 빼곡히 채우고도 남는 엄청난 수의 원생들은 학원 주변을 하나의 상업권으로 만들었다. 학원 주위의 카페와 음식점의 주요 고객 중 하나는 원생들이다. 학원생을 대상으로 특별할인을 해주는 가게도 적지 않다. 

 해커스 학원 내의 풍경도 다르지 않다. 방학이면 그 위엄의 절정을 목격할 수 있다. 인기강의는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일찍 수강신청을 해놔야 하고, 수강신청에 실패할 경우 대기자 명단에라도 이름을 올려놔야 한다. 그렇게 시작한 학원 생활. 수강 첫날, 학원에 들어서는 순간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장면이 펼쳐 진다. 학원을 가득 매운 군중 속에서 교재를 사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강의실로 이동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복도를 가득 매운 인파에 밀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강의실에 도착한다. 강의실 내 책상 사이 사이 좁은 통로를 지나 자리를 잡고 앉는 순간, 수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피로가 몰려온다.    

 해커스 어학원의 위용은 곧 영어의 위용이다. 수많은 20대들이 해커스 어학원으로 향하는 이유는 영어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영어는 없어서는 안 될 기본조건이 된 지 오래다.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 유학을 가기 위해서,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도 영어가 필요하다. 정확히 말해 공인 영어 점수가 필요하다.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사람은 GRE와 TEPS를, 취업하려는 사람은 TOEIC을, 유학을 꿈꾸는 이는 TOEFL점수를 취득해야 한다. 따라서 원하는 점수를 짧은 시간 안에 따기 위해 학원을 찾게 된다. 이러한 영어에 대한 수요로 인해 해커스 어학원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서점 외국어 영역 코너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 밑으로 내려갈 줄 모르는 해커스에서 나온 토플 교재들. 이 교재의 유명세 때문인지, 몇몇 사람들은 '해커스 어학원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의 팔할은 교재 때문이다'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HOT Place; 20대의 욕망이 머무르는 자리, 그 욕망을 먹고 자라는 해커스

 해커스는 어디론가 향하려는 사람들의 열망 혹은 욕망이 잠시 머무르는 자리이다. 20대는 선택과 변화의 시기로, 대학원, 취업, 유학 등의 저마다의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요구되는 것 중 하나가 공인 영어 점수이다. 그리하여 학생들은 자신의 목표에 대한 열망을 품은 채 해커스를 찾는다. 해커스는 원하는 영어 점수를 따는 그 날까지 저마다의 목표를 향한 20대의 열망이 잠시 머무르는 곳이다. 

 그 욕망은 ‘HOT’한 열기를 내뿜는다. 목표 점수를 따기 위해 원생들은 빨갱이, 파랭이로 불리는 형형색색의 책을 앞에 두고 ‘열공’한다. 수업 시간이 끝나도 그 열의는 끊이지 않는다. 해커스가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는 ‘엄격한 스터디 관리’이다. 수업 시간 전 후에 이뤄지는 스터디는 영어 공부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촉매역할을 한다.

 해커스는 그러한 20대의 열망을 먹으며 무럭무럭 성장해나가고 있다. 해커스는 다양한 전략을 내세워 영어로 고민하는 20대를 해커스로 이끌었다. 해커스는 영어 관련 시험의 전방위를 커버하고 있다. 토익, 토플부터 TEPS, GRE, IELTS까지 갖가지 시험과 관련된 강의를 개설해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우 효율적인 강의 내용을 제공하려 한다. 모든 학원이 그렇듯, 대다수 수업의 내용이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 안에 목표 점수를 딸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또한 해커스는 ‘고우 해커스(www.goHackers.com)’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고우해커스는 유학정보 포털 사이트로 유학, 토플, IELTS, GRE, SAT 등 영어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망라하고 있다. 갖가지 영어 시험과 관련된 비법과 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유학생활의 사소한 tip에 대해서도 활발한 정보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함으로써 해커스는 20대와 영어 사이를 매개하며 영어 관련 정보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고우 해커스 메인 페이지

COOL Place; 철처히 개인적인 열정,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뿔뿔이 흩어지는 군중

 해커스는 핫한 동시에 매우 쿨하다. 해커스에 머무르는 그 열정은 철저히 개인적이다. 모두가 저마다의 목표를 갖고 있으며, 그 목표는 모두 철저히 개인의 영역에 국한되어 있다. 해커스에서 영어 공부 이외의 것은 필요치 않다. 수업 시간 강의실을 쩌렁쩌렁 울리는 강사의 목소리는 흡사 기계를 방불케 한다. 철저하게 계산된 유머와 수학공식 같은 공부 비법이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온다. 학생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필요한 영어 점수를 따러 해커스에 왔으므로, 열심히 공부하여 영어 점수를 따면 그만이다.

 그 모든 과정에서 타인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지만 결국 혼자다. 옆 사람이 보이는 열의는 함께할 수 없는 것이다. 단지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 위한 자극이 될 뿐 이다. 함께 스터디를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경우 스터디 그룹 멤버와의 관계는 그저 단어의 뜻을 물어봐 주는 관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게 뜨거운 개인들이 차갑게 모이고 차갑게 흩어지는 곳이 바로 해커스다. 

 20대와 영어 사이 오가는 에너지와 자본. 우리는 뜨거운 열망을 가지고 해커스를 찾는다.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에 있어 영어는 딛고 올라서야 할 디딤돌 혹은 장애물이다. 영어 점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취득하기 위해 우리는 해커스로 향한다. 그렇게 모인 욕망은 모여는 있어도 뭉쳐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해커스는 hot하면서도 cool한 곳이 되었다. 차갑게 금방 떠나버릴 뜨거운 20대의 열망은 해커스에 잠시 머무르고, 해커스는 그 욕망을 삼키며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Avatar
    그저 돈을 받는 학원일 뿐

    2012년 7월 18일 01:38

    숨막히는 20대, 뜨거움? 열정? 무엇을 위한, 누구를 향한 열정인가? 진정한 나를 위한 열정일까요?
    모두 닭장처럼 해커스 어학원에 갇혀서 한 곳만을 보는 것이 열정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남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달리고
    결국은 나를 위해 달리는 오로지 차가운 빈자리만 존재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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