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렐라【명사】12시가 되기 전 집에 가야만 하는 신데렐라처럼, 무언가를 하다가도 정해진 시간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하는 20대를 빗댄 신조어.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었다. 그리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다. 알바렐라는 20대가 되어서 ‘자기 자신’을 잃었다. 그리고 세상과 돈에게 구박을 받는다. 신데렐라는 12시가 되면 집에 돌아가야 한다. 알바렐라도 알바 시간이 되면 뛰어가야 한다. 그래도 신데렐라에겐 호박마차가 있었다, 왕자님이 있었다, 유리구두가 있었다. 우리 알바렐라에겐 무엇이 있을까. 우리를 구원할 희망이 있기나 한 것일까.
 
고함20이 야심차게 준비한 재밌고 우울하고 유쾌하나 서글픈 20대 알바 수난기 그 열네번째 이야기! 한편으론 학생이면서 다른 한편으론 선생님인 존재. 다른 알바보다 많은 돈을 받으며 ‘날로 먹는 알바’로도 불리는 그들이지만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는데… ‘알바몬’조사 2011 대학생 선호 알바 2위에 랭크된 아르바이트, 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있다는 과외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4학년 휴학생입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쳐요.


Q. 과외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용돈을 받아 생활했는데, 모든 경제적인 생활을 부모님께 의존하다보니 죄송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등록금만으로도 부담을 느끼실 텐데 매달 교통비와 핸드폰 요금을 포함해 생활비까지 주신다는 것이 죄송했어요. 결정적으로 학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학원비만큼은 스스로 벌어서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목돈 마련을 위해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지요.


Q. 과외 알바는 어떻게 구하게 되었나요?
과외를 알선해주는 사이트에서 구하게 되었어요. 과외를 구하는 학생의 연락처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정회원 등록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되요. 6개월에 3만원, 2개월에 2만원 등 정회원 등록비는 다양합니다. 물론 등록비를 지불하지 않는 사이트도 있어요. 학생이 선생님을 선택하여 과외가 이루어지면 처음 과외비의 30%정도를 과외 사이트에 지불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그게 아니면 지인의 소개로도 과외 알바를 구하기도 해요. 아시는 분이 아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면서 과외가 이루어지기도 하죠.


Q. 그럼 지금 하고 계신 과외의 시급과 근무시간은 어떻게 되시나요?
1시간 30분씩 일주일에 2번 수업하고 30만원 받아요. 시급으로 따져 보자면 약 2만 5천원 쯤 되겠네요.


Q. 역시 다른 알바보단 확실히 대우가 좋은 것 같아요. 흔히들 과외 알바가 ‘신의 알바’, 또는 ‘꿀 빠는 알바다’ 이런 말이 있는데 이 말에 대해 동의하시나요?
과외 해서 목이 아프다고 하면 친구들이 비웃곤 하죠. “과외가 회냐? 날로 먹게?” 라는 소리도 들었는걸요.(웃음) 어느 정도는 동의해요. 힘들게 서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친구들에 비하여 시간당 받는 돈이 많으니까요. 똑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누구는 대우 받으며 일하고, 누구는 자신을 낮춰가며 해야 한다는 점이 과외를 신의 알바로 보이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그래도 역시 돈을 받고 일하는 이상 힘든 점이 없진 않겠죠. 과외를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다른 친구들이 커피숍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힘들게 일하는 것에 비하면 그렇게 힘든 점은 없어요. 과외를 하면서 과외 과목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되는 것도 좋은 점이죠. 그러나 과외 학생이 수행 평가나 다른 학교 행사 때문에 당일 날 급작스럽게 과외를 미루는 경우에는 그날 하루 스케줄이 엉켜버려 공치는 날도 있어요.


Q. 그렇게 급작스럽게 과외를 미루면 보충을 해주나요?
제가 하고 있는 과외는 횟수별로 과외비를 받기 때문에 보충의 개념이 아니죠. 학원 같은 경우에는 결석 하면 자신의 잘못이고, 보충 같은 건 없기 때문에 강제성이 강하죠. 그러나 과외 같은 경우는 과외 선생님과 시간만 맞는다면 비교적 시간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사소한 이유로도 과외시간을 미뤄서 가끔은 불편하기도 합니다.


Q. 갑작스럽게 과외가 미뤄질 때 말고도 힘들 때가 있다면?
방학 같은 경우에는 아침에 과외를 했는데, 과외를 하러 가면 학생이 일어나 있지 않아 초인종을 계속 눌러 깨워야 했고, 방금 일어났으니 선생님이 왔는데도 과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씻고 책을 펴는데 몇 십분을 기다려야 했어요. 늦은 시간에 과외를 해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 보다 더 기분이 나빴어요. 과외 준비를 하지 않고 숙제를 해 놓지 않았을 때도 힘들죠. 예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학생의 집중력도 떨어지고 가르치는 사람도 2배로 힘들거든요.


Q. 가르치는 학생의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부담 되실 거 같은데.
처음에는 학생이 잘 따라오고 숙제도 착실히 해서 기특했어요. 점수도 많이 올라 어머님으로부터 보너스도 받았으니까요. 그러나 점점 게을러지고 핑계가 많아지더니 결국에는 성적이 떨어졌어요. 그러나 부모님께서도 학생을 어르고 달래며 이해될 때까지 수업하는 것을 매번 지켜보셨던 터라 별말씀은 안 하셨어요. 사실 알바생의 입장으로 보자면 어쨌든 수업은 진행했고 횟수는 지나갔기 때문에 과외비를 받는 데는 별 문제가 없겠죠. 학생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스트레스 받지 말고 횟수만 채우자 라는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과외를 진행하면 할수록 학생에게 욕심이 생기고 이해할 때까지 매달리게 되요.


Q. 과외 때문에 힘들 때를 물어봤는데, 반대로 즐겁거나 보람 있을 때는 없나요?
위에서 얘기 했듯이 과외 학생의 성적이 올랐을 때 보람을 느끼죠. 부모님께서도 기뻐하시면 뿌듯하고 학생이 기특하기도 해요. 가르쳐준 내용이 그 다음날 수업에 나와 대답했을 때도, 과외 하러 와서 선생님이 알려 준 것이 나왔다며 신나서 얘기 할 때도 가르치는 일이 즐거워요.


Q. 저번에 화상 강의 알바 인터뷰에서는, 학생 뒤에서 가르치는 걸 지켜보는 부모님 사례를 인상 깊게 본적이 있어요. 혹시 가르치는 학생의 부모님과의 갈등은 없었나요? 갈등이 아니라면 에피소드라도?
가르치는 학생의 부모님과의 갈등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래도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학생이 시간 약속을 너무 지키지 않아서 연초에 한번 크게 혼낸 적이 있어요. 큰 소리 치거나 혼낸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너무 화가 나서 부모님이 방에 계시는 데도 혼냈죠. 이대로라면 학생의 공부 습관이나 대학 진학에 있어서도 큰 문제가 될 것 같아 일깨워 줘야 할 것 같아서요. 과외를 끝내고 집에 가는데 어머님께서 문자가 오셨더라고요. 혼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아이가 잘못한 것이 너무 분명해서 차마 밖에 나오지 못하셨다고. ‘너무 혼낸 건 아닌가’하고 후회했는데 오히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마음이 편해진 적이 있어요.


Q. 다행이네요. 화상 강의를 하시던 분은 약속했던 시급도 제대로 못 받으셨다는데, 혹시 과외비 문제로 난처했던 적은 없나요?
8회 수업이 끝나면 과외비를 주셔야 하는데 언제나 문자로 얘기를 해야 주셔서 난감했어요. 사실 그러기도 한 것이. 정해진 날짜에 과외를 한 적이 거의 없어서 어머님께서도 체크하시다 놓치는 것 같았거든요. 처음에는 돈 얘기를 해야 하는 것이 난감하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과외를 하다 보니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어요.


Q. 아까 과외를 구하는 방법으로, 알선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과 지인의 소개를 받는 방법 두 가지를 말씀하셨잖아요. 지인 과외를 할 때 차이점이 있다면?
지인 과외를 할 땐 물론 소개로 과외가 들어 왔기 때문에 부담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에요. 어떠한 이야기를 듣고 과외를 부탁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모르는 사람을 과외 하는 것 보다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면에서 부담감이 더 크죠.


Q. 학생이 과외를 미룰 때가 힘들다고 하셨는데, 혹시 과외를 정말 하기 힘들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솔직히(웃음)
솔직히 과외를 정말 하기 싫을 때는 미뤄요. (웃음) 친구들과 만났는데 자리가 길어지거나 할 때 과외를 미룰까라는 유혹에 사로잡히죠. 과외 했던 학생이 워낙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터라 제가 한두번 미루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웬만하면 시간을 지키는 편이죠. 과외를 미뤄봤자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요.


Q. 과외를 하면서 무엇을 배웠나요?
과외를 하게 되면 무엇보다도 책임감이 생기죠. 현재는 예비 고3학생을 하고 있는데 그 친구의 인생의 길을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 함께 한다는 것이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했어요. 물론 끊임없이 영어공부를 해야 하는 점도 좋은 점이에요. 학생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나부터 잘 알아야 하니까요. 수업 시간에 질문을 받았을 때 선생님이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거린 다면 이것은 학생이 선생님에 대한 신뢰도로도 연결되는 문제죠.


Q. 다른 친구들에게 과외를 추천하고 싶나요?
과외 말고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포함해 책임감이 강한 친구들이라면 추천해요. 내가 잘 못 말하는 말 한마디가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는 시기에는 크게 작용할 수 있거든요. 물론 교육자가 되려는 친구들은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을 다루는 법, 컨디션에 따른 수업 조절 등 배울 것이 많거든요. 시간 약속을 쉽게 어기고,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 학생을 가르친다면 학생에게도 좋은 점이 없으니 추천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