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충남대학교 정심화홀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강연이 있었다.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술제의 일환으로 개최된 강연은 ‘네트워크 시대, 한국 정치와 대학생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1시간 30여분 진행되었다. 비 소식이 있었고 오후 4시의 강연이었음에도 정심화홀의 1층뿐만 아니라 2층까지 사람으로 꽉 채워졌다. 참여자는 강연 주제에 해당하는 대학생이 대부분이었으나, 대전 지역 학부모 및 직장인 또는 은퇴자로 추정되는 사람도 더러 보였다. 강연에 참가한 사람들은 유시민 대표의 강연에 대해 어떤 기대를 하고 온 것일까? 유시민 대표는 “정말 많이 오셨군요.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머님, 아버님도 많이 오셨네요. 감사합니다. 아~ 여러분과 거리가 멀어서 아쉽네요.” 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유시민 대표는 주제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강연했다. 먼저, ‘대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본인이 대학생이던 30년 전 대학과 정치의 관계는, 독재를 하려던 정부와 민주주의를 갈망한 국민의 염원을 담아 소위 운동을 하던 대학생들 간의 긴장과 대립의 관계였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당시의 대학생들은 가장 잃을 것이 없었고, 지식인이라 불리며 스스로 자신이 대학에 진학한 것은 국가로부터 큰 혜택을 받았다 생각했기에 민주화 운동에 앞장설 수 있었다. 또 당시 운동을 하던 우리는, 우리의 후배들은 우리와 같은 삶을 살길 바라지 않았다. 본인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계발하고, 소양을 쌓고, 능력을 발휘하는 세상에 살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에 와서는 행복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유시민 대표는 지금의 대학생들이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 취업난으로 충분히 힘들 것이고, 지금은 대학생이 아니어도 민주주의를 위해 대신 싸워줄 사람이 많아서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직접적인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정치를 무조건적으로 기피하면 안 된다고 얘기하며 두 번째 주제, ‘대학생은 왜 정치를 기피할까?’ 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등록금 문제, 주거 문제, 교내 복지 문제 등은 모두 정치가 잘못됨으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다. 하지만 이런 일에 대해 여러분들은 어떻게 의사를 표출하는가? 참여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있던 시절에 오르는 등록금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 얘기를 하던 중에 분명 여기에 기자가 있어서 기사를 쓴다면 헤드라인으로 ‘유시민, 대학생 데모 선동’이라고 쓸 것 같지만, 사태가 이 정도이면 여러분들은 이와 같은 사태에 맞서는 것이 맞다 했다. 얼마나 우리가 정치에 관심이 없는지, 우리의 문제에 안일하게 대처 또는 아무 대처를 안 하고 있었는지를 잘 드러낸 말이었다.


또, 유 대표는 지금 우리가 택하고 있는 ‘대의민주주의’는 절대 선을 추구하는 제도가 아님을 말했다. 민주주의는 원래 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최악을 막기 위한 제도라고 얘기했다. 즉, 정치가 국민 모두가 원하는 선한 것이 되고, 악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선 민주주의의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해야하는 것과 더불어 우리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설명한 것이다. 정치 참여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청년들의 문제에 정치권이 관심을 안 가진다는 것을 얘기하며, 마지막으로 ‘정치가 청년문제에 관심이 없는 이유’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지불 능력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기업에서 존중하듯, 정당 역시도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 그 중에서도 투표하는 유권자들 위주로 관심이 있다.’ 즉, 투표를 안 하는 20~30대에겐 정치인들이 잘 보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는 것이다. ‘10.26 재보선 전까지 이삼십대는 투표에 별 다른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10.26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선 어떠했는가? 이삼십대 투표율과 성향에 서울시장이 당락이 갈리자, 여야 모두 본격적으로 청년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금껏 우리가 너무 방관하고 있었기에 우리의 문제 또한 관심을 받지 못 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우리가 참여할 때와 참여하지 않을 때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선거가 이뤄져야 이후가 있다. 등록금, 대학 주변 주거 문제, 교내 복지 문제를 개선하려면 학생이 궐기해야 한다. 여기서 궐기는 데모를 하란 것이 아니라 투표를 하란 것이다. 20대 투표율이 80% 이상만 되면 우리나라는 변할 것이다. 행정부와 정당의 태도가 변할 것이다.’라 말했다.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신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정치인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염증을 느끼고 정치를 싫어하면 정치인들은 더욱 더 국민의 뜻이 아닌 정당의 뜻, 그 중에서도 지도부의 뜻대로 움직일 것을 걱정했다. 유 대표는 참여의 중요성을 끝까지 강조하며 ‘우리의 정치제도는 참여하지 않는 이에게 보호의 의무를 하지 않는다. 20대는 투표를 확실히 해야 한다. 20대 총궐기만이 국가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고 정치와 정당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강연을 마무리 했다.


이틀 전, 거대 여당은 국가적 조약 한미FTA를 겨우 4분 만에 날치기 처리했다. 야당들이 강력히 반대하는데도 비공개 강행 처리한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보면서, 유시민 대표의 강연이 더욱 와 닿는다. 유 대표의 말처럼 대의민주주의는 저절로 잘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정당간의 견제, 국민의 관심이 어우러질 때에 우리가 원하는 정치가 실현될 것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서로 견제를 하며 균형 잡힌 정치권이 되도록 선거 또한 잘 해야 한다. 정치인이 국민 무서운 줄 모르면 나라는 지금처럼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굴러갈 것이다. 대통령,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다시는 국민의 뜻을 우습게 알지 못 하도록, 총선과 대선에서 투표율로 보여줘야 한다. 대한민국, 이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아닌 국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