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꿈도 많고 희망도 많던 철없는 중학생을 벗어나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되는 고등학교 1학년. 앞으로의 인생을 결정지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다소 혼란스럽고 실패에 무릎 꿇더라도 다시 일어나 희망을 안고 성공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나이가 아닐까?

“저, 가출합니다.”

소설은 컴퓨터 모니터 가득 “저, 가출합니다.”라는 글귀가 흐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나’는 딸을 둔 엄마이다. 하지만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 딸이 2살이 되던 해에 헤어졌다. 그리고 10년 뒤 12살이 된 딸이 되돌아 왔다. 10년의 세월을 넘어설 수 없던 모녀는 서로 다가가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에 5년이란 시간을 서먹하게 지낸다. 그리고 딸이 17살이 되던 해, 딸은 “저, 가출합니다.”라는 말을 남겨둔 채 가출했다.

10년 동안 딸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지 못했고 5년의 시간을 무신경하게 지냈던 엄마였기에 다른 엄마들처럼 전단지를 뿌리며 눈물을 흘릴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딸에게 다가가고 싶었고, 절박하게 붙들고 싶었기 때문에 그녀는 17세의 ‘무경’을 내세우며 딸에게 다가간다.

가출. 사춘기 때 알지 못하는 세상을 경험하면서 상처 입고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도 알지 못한 채 그저 도망가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 누구든 잘잘못을 따질 수 없다. 하지만 그 뒤에 남는 것은 상처일까 아니면 이를 극복하고 난 사랑일까?

가난에 허덕이던 어린 시절, ‘무경’은 가출을 시도했다. 무모하고 어리석었지만 그 시절의 어린 ‘무경’은 자신의 힘으로 인생을 개척하고 싶었다. 학업을 포기하고 가출한 무경은 친구의 도움과 노력으로 공장에 입사하게 되고, 중졸이라는 어린 나이에 어른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사회를 경험하고 사회를 알게 되고 사회에 적응해 가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17세의 시절이 있다. 가지고 있는 꿈들을 가지고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성적에 치이기도 하면서 누구보다 머리 아프게 고뇌하던 그 시절, ‘나’도, 그리고 ‘나’의 딸도 17세라는 나이에 인생의 쓴맛을 맛보며 가출이라는 경험을 겪는다. ‘나’는 무경이라는 17살의 어린 소녀를 내세우며 17살의 딸에게 다가가고 이해하려고 한다. 또한 그 시절 어떻게든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려했던 뜨거웠던 마음과 조우하면서 이미 지쳐버린 자신을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 엄마 무경과 딸 다혜는 서로 마음의 소통을 한다.

다혜는 자신에게 소홀했던 엄마를 상처 주기위한 어린 마음으로 가출을 한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와 ‘나’와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다가가기 위해서 한 행동이었다. 그랬기에 그 뒤에 그들에게는 상처가 남은 것이 아니라 상처를 극복한 사랑이 남아 있었다.

자신이 몇 살인가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 그저 자신의 나이에서 복잡하기만 세상에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치열한 삶속에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그 과정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할 것이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진정 행복한 것이지 타인이 정해놓은 행복만이 행복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세상을 어떻게든 살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해주는 따스한 것들이 세상에 많이 있다. 우리는 세상에 좀 더 진지하고 겸손해 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