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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이슈] 학생자치 탄압하는 성신여대, 버려진 교육이념



지난 3일 성신여대 난향관에는 ‘학생회장도 총장님의 승인을 받으라고요?’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성신여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가 붙인 대자보였다. 대자보는 ‘총학생회 임원이 선출되었을 때는 그 명단을 즉시 학생처장에게 서면 보고하여 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학칙 제 12장 59조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중선관위는 ‘엄연한 학생자치활동의 탄압’이라며 학칙을 정면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성신여대 학생처 관계자는 지난 1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확인절차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11월 초 시작된 성신여대 중선관위와 학교의 갈등은 점점 심해져, 28일 중선관위는 총학생회 선거 잠정 연기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 이유는 학교 측에서 ‘선거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선거에 필요한 선거인명부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학교 측은 “현 총학생회장이 중선관위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부정 선거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성신여대 총학생회 선거는 비운동권 선거본부인 ‘동행’이 선관위에 의해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고 두 개의 운동권 선거 본부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학교는 “이 두 후보는 현 총학생회에서 활동했던 학생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의 공정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또 학내 투표소가 10개인 점을 지적하며 “중복 투표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선거인명부를 제공할 수 없다고 했다. 성신여대 학생처에서는 지난 24일 대자보를 통해 “자신과 친하지 않다는 이유로 사소한 흠을 잡아 후보자격을 박탈하는 오만한 권력 남용이 성신여대에서 이루어지지 않길 희망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성신여대 중선관위는 학교의 지적에 하나의 선거인명부를 단과대학별로 나누어 제공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또 중선관위장이자 현 총학생회장인 김미희 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중선관위에서는 3개 선거본부를 공정 심사했다”며 “비운동권 선거본부는 유세 과정에서의 세칙 위반에 의해 박탈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성신여대는 선거소를 캠퍼스 당 한 개로 줄이고 현 총학생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중선관위가 운영돼야 한다고 요구하며 여전히 선거인명부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김 회장은 28일 성신여대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통해 “선거기간 동안 학교가 계속 전화를 걸어 선거에 간섭했다”며 “투표를 잠정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발표했다.




이에 성신여대 학내 분위기는 당혹감으로 가득한 상황이다. 성신여대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익명으로 댓글을 단 학우는 “투표구를 열 개 세워도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투표 기간이 연장되던 것을 어떻게 투표소 두 개로 기간 안에 과반수를 넘기느냐”고 했다. 또 다른 익명의 학우는 “선거는 정당하고 민주적으로, 순수히 학생들의 자치로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어떻게 학교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상황이 복잡하다보니 아예 선거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모르는 학우들도 많아 중선관위는 28일 5시 학교 중앙게시판 앞에서 긴급 공청회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학교가 어용 후보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후보 등록 기간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그러한 의혹과 의심을 모두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성신여대의 ‘배째라’식 선거 훼방은 학교가 학생을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처사인 것으로 보인다. 성신여대 학생처장은 중선관위가 ‘오만한 권력 남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보장하기는커녕 학생들을 학교 입맛대로 맞추려는 태도야말로 오만한 권력 남용이 아닌가? 또 학생들이 공정한 선거 운용을 하지 못할 거라고 대학이 스스로 단정 짓는 것은 학교가 스스로 본교생들이 자치할 능력이 없으며,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민주의식과 윤리의식, 책임감, 양심 등 모든 것이 결여됐다고 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성신여대의 교육 이념은 성신(誠信), 지신(知新), 자동(自動)이다. 그 중 자동은 ‘스스로 움직여 자기 힘으로 한다’는 뜻이다. 교육 이념 실현은 단순히 수업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학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학생활동에서 교육 이념은 발현된다. 성신여대는 학교가 세운 교육 이념을 학생 자치에 간섭하여 자기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학교를 믿고 자치 활동을 펼치는 학생들을 되려 의심하며 중선관위와 일반 학생들을 유치한 방법으로 이간질하고 있다. 대학은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와는 다르다. 성신여대는 중선관위와 학생들을 어린 아이 다루듯 하는 행동을 멈추고 선거가 더 이상의 연기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학생 자치를 보장할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최근의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만든 상태에서

    2011년 11월 29일 14:16

    더군다나, 총학을 거의 뉴라이트계열들이 장악하면서…
    이런 막장 짓을 벌여도 전혀 문제될 게 없겠다, 꺼리낄게 없겠다 판단하고 있을 것!

    불쌍한 젊은 애들…

  2. 산솔새

    2011년 12월 5일 06:09

    이 글에 댓글이 왜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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