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내부에서 한미FTA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은배. 이정렬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한미FTA관련 소신발언을 한 것에 이어,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한미FTA가 불평등 조약이라고 주장하며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T’ 를 법원행정처 안에 만들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 판사는 자신이 올린 글에 댓글로 동의한 판사 175명의 이름을 정리해 청원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발한 김용남 수원지검 부장검사는 “김 판사의 행위가 ’삼권분립을 침해하고, 헌법재판소를 존재 이유가 없는 기관으로 전락시킨다.” 는 요지의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남겼다.
이 중 특히 김하늘 판사의 글과, 청원서 제출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스스로 합리적인 보수주의자라고 칭하고 있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나경원 후보를 찍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글에서도 민주당의 행태와 이정희 의원의 정치성향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그는 진보진영의 시각처럼 한미FTA가 신자유주의 체제를 가속화 시키고, 양극화를 확산시킬 것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보수인 그가 무턱대고 한미FTA를 찬성할 수만은 없었던 것은, 한미FTA가 불평등 조약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FTA가 사법주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데서 우려를 표시했다. 주요 문제는 한미 FTA의 법적 효력이 우리나라와 미국사이에 불평등하게 적용되며,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로 인해 재판 관할권을 빼앗겨 사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대외협정은 법률에 준하는 효력을 갖게 되며, 신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한미 FTA 협정에 어긋나는 법률은 자연스레 폐기 된다. 그러나 미국은 불문법 국가이므로 한미 FTA 자체가 법률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미FTA와 관련한 이행법안을 의회에서 통과되면 그 이행법률만이 규범적 효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ISD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분쟁을 제3의 기관에 권리구제를 맡겨야 하며, 나아가 외국계 투자기업이 우리나라 재판에서 패소하더라도, 판결을 다시 ICSID(세계은행 산하의 중재기구)에 가져갈 수도 있다.”며 이런 불공정 협정이 이뤄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비판을 대법원과 정치권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판사가 정치적 발언을 하는것에 대해 비난하는 시각도 있지만, 국가의 사법체계를 위협할 수 있는 사안에서도 가만히 있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본다. 그가 올바른 ‘보수’의 시각으로 지금이라도 제 목소리를 내줘서 다행스럽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법원 내에서 한미FTA 재계약에 관련한 테스크포스크 팀이 구성되어 법적 문제부터 검토해 나갔으면 한다. 사법부만이라도 한미 FTA에 대한 공정한 시각을 가지고, 사법주권 침해 문제를 소홀히 여기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