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대부분의 사립대학들과 몇몇의 국립대들은 학과제로 돌아가고 있는 추세다. 인기 있는 학과에만 지원자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부제를 실행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또한 성적순으로 전공을 정하게 되는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학과제로 돌아가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위의 것들보다 학과제로 돌아가야 할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학교에 소속감 단절, 더 나아가 학과에 소속감과 유대감 단절이 바로 그 것이다. 매년 기본 백 명이 넘는 학생을 모집하는 학부의 학생들은 학과생들에 비해 자유롭다. 학기 초와 말에 하는 개강총회나 종강총회에 강압적으로 가지 않아도 괜찮고 소위 말하는 선배들의 ‘집합’도 없다. 하지만 자유롭기에 학부생들은 더 외롭다.


“대학이 아니라 학원을 다니는 것 같아”


교양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 @영삼성



대부분의 학부생들은 1학년 때 전공보다는 교양과목을 더 많이 수강하게 된다. 학부제의 명분이 전공을 선택하기 전에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쌓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학부생들은 입학 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전공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교양과목을 수강한다.


학부생들도 원한다면 전공생들의 수업을 들을 수는 있다. 하지만 학부생들은 전공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수업들이 자신들이 듣기에 적합한 수준의 수업인지 알기 어렵다. 또한 담당 교수에게 사인을 받아야만 들을 수 있는 과목같이 절차가 복잡한 과목이 있기 때문에 교양으로 학점을 채운다.


이렇게 학부생들은 배우고 싶은 전공보다 ‘1학기, 18학점’을 채우기 위해 교양을 들으며 학과에 대한 소속감을 잃어간다. 언론정보학부에 재학 중인 강모양은 “학교에 소속감이 없다. 대학이 아니라 학원을 다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학부생의 마음을 대변했다.


담당 교수는 2학년 때…



학부제 교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원강대 신문


교양 수업을 더 많이 수강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수와의 관계가 단절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학부생 때부터 담당교수를 지정해주는 학교도 있지만 언론정보학부생인 필자는 담당교수가 없다. 아직 전공생이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진로문제나 개인적인 상담을 부탁 할 교수가 없다. 그렇기에 필자를 포함한 학생들은 전공 수업을 강의하는 교수 중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 줄 것 같은 교수에게 개인적으로 상담 신청을 한다.


이렇듯 담당 교수가 없다 보니 학생들은 자신의 학부에 어떤 교수님이 있는지 다 알지 못한다. 전공수업을 듣지 않기에 전공교수님들을 만나기 힘들고 학부 때는 담담 교수님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학부생들은 교수를 잘 찾아가지 않게 된다. 어떤 교수가 자신의 과의 교수인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교수를 찾아오지 않으니 교수는 어떤 학생이 자기 학부의 학생인지 모르게 된다. 또한 학생지도도 원활히 되지 않는다.


다시 고민하자, 학부제


@ 교수신문


학부제는 더 다양한 학문을 만나 학생의 잠재력이 다방면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듣기 좋은 말로 포장되어 있다. 하지만 대학교 1학년. 갓 대학에 입학해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은 학부제라는 유기를 경험하게 된다. 관심과 돌봄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에 말이다. 1년 혹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 결정하게 될 전공이라는 벽 앞에 학생들은 방치되어 있다.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그들의 모든 것 하나하나에 눈길이 필요한 시기이다. 더 이상의 무관심은 싫다. 더 이상의 유기도 없어야 한다. 그러니 이제 다시 학부제의 진정한 의미를 고찰해 보며 학부제의 존재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