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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면 불안하고, 가면 실망하는 채용설명회



  2011년 12월, 올해도 끝물이다. 취업준비생들은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마음이 편하지 않다. 자나 깨나 ‘취업’이 고민인 이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전망이나 실업률을 보며 안심할 수도 없다. 대신 공채 합격 노하우, 가고 싶은 회사의 채용 방식 등 각종 정보를 모으며 불안을 달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요즘은 채용설명회나 채용박람회 등이 활성화되어 있다. 대학교나 취업 포털 사이트, 기업, 정부와 지자체가 주최하고 이들의 형식과 내용은 다양하다. 자기소개서 잘 쓰는 방법, 면접 때 유의사항 등 전반적인 정보를 알려준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소서를 첨삭해 주거나 모의 면접을 하는 등 개별 지도를 하는 설명회도 있다. 그리고 1박 2일 캠프를 운영해 참가자들끼리 팀별 과제, 경진대회를 하며 흥미를 유발하는 유형도 있다. 고용주인 회사측에서 직접 나오는 경우에는 인재상과 복리후생, 채용 방식을 설명하며 지원을 유도한다. 또 현장에서 직접 서류, 면접 심사를 보며 바로 인재를 채용하는 형식도 있다.



  워낙 취업이 어려운 시절이니 당장 발등에 불 떨어진 취업준비생들은 물론이고, 대학 1, 2학년 학생들의 참여로 행사 자리는 꽉 찬다. 그런데 채용 관련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우선 어떻게 취업 준비를 하면 될지 몰랐던 사실을 배웠고, 동기 부여가 되어서 좋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뻔한 이야기를 하고 특히 자신이 지원하려고 하는 분야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소용이 없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구보희(24·여)씨는 지금까지 참여한 네다섯 번의 채용설명회가 다 비슷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리고 “취업 캠프는 팀별 프로젝트, 모의면접을 해서 자신감을 키우는 경험이 됐는데, 채용박람회는 사람만 많이 몰리고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행사 유형별로 다른 소감을 밝혔다.


  인상적인 점은 채용설명회 참여 횟수에 따라 반응이 나뉜다는 것이다. 채용 관련 행사를 처음 접한 학생들은 “도움이 되고 알찬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참석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행사에 여러 번 참여해 본 취업준비생들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될 때가 많다.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낫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별하지 않은 채용설명회에 실망한 취업준비생들의 다음 행동도 일치하지 않았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참석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그래도 ‘다다익선’이니까 되도록 챙겨 듣는다는 의견도 있고, 자신에게 맞는 행사를 고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보이는 취업준비생도 있었다. 대학교 졸업반인 박대영(27·남)씨는 “혹시나 유용한 정보를 놓칠까봐 학교에서 열리는 행사는 꼭 가본다”며 참여 이유를 말했다.


  20대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원하는 일을 하며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게 당연하지 않은 시대, ‘취업’이 사회의 화두가 되는 시대가 되니 대학가 풍경도 달라졌다. 스펙, 공모전 열풍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취업설명회, 채용박람회. 이 모든 걸 놓치지 않으려다가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건 뭔지도 모른 채, 머릿속 정보만 방대해질지도 모른다.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설명회․박람회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취업을 위해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두세 시간, 길게는 하루 이틀이 걸리는 행사가 진정한 커리어를 개발하기보다 불안을 달래는 시간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취업설명회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다만, 비슷한 모양과 무늬의 취업설명회가 전국적으로 너무나 많이, 반복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취업준비생들의 불안(혹은 열정), 대학교와 지자체가 취업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는 의지의 피력(혹은 진심), 기업의 홍보(혹은 인재 발굴)라는 각각의 목적이 서로 맞아서 탄생한 것이 ‘취업설명회 과잉 현상’은 아닌가 하는 의문 말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Avatar
    노지

    2011년 12월 14일 22:25

    무슨 압박관념처럼 이런 곳에 무조건적으로 참석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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