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고통을 못 견디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두 학생이 우리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일에 대전D여고 1학년 여학생이 집단 따돌림 때문에 자살했다는 것이 유족들을 통해 뒤늦게 알려지고, 20일에는 대구D중 2학년 남학생이 따돌림과 심한 집단폭행을 견디다 못해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했다.

대구 중학생은 유서에서 “친구들이 라디오 전선을 목에 묶어 끌고 다니면서 과자 부스러기를 먹으라고 했으며, 오른쪽 팔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고 써놓았지만 이런 고통을 당하면서도 그에게는 아무데도 말할 곳이 없었다. 대전 여고생은 죽기 이틀 전 선생님을 찾아가서 상담을 했으나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학교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학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학교는 인성교육은 커녕, 다양성이나 개인 간의 능력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입시 위주의 교육만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학생들 간의 ‘차이’가 인정될 리가 만무하며, 학생들은 ‘관용’보다는 ‘배제’에 익숙해진다. 입시교육의 경쟁에서 낙오되어 배제된 아이들이, 그들 스스로 누군가를 집단에서 배제시키면서 자신들의 불안과 열패감을 해소하고 있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사실 ‘왕따’는 학교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에 퍼져있는 전염병 같은 것이다. ‘우리’와 똑같지 않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또는 약하다고 따돌리는 일은 사회 어디서나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학교에 있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끼치고,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은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누군가를 ‘왕따’ 시키는 일에 익숙해진다. 실제로 대구중학생을 괴롭힌 가해자들은 “장난으로 그랬다.”며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왕따’ 문제는 결코 가해자나 피해자만의 개인적 문제로 치부되면 안 된다.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한 가해자 학생은,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남을 짓밟고 위에 올라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 시스템,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불관용의 문화가 아이들을 ‘왕따’문제에 무감각하게 만든 것이다.

끊이지 않는 왕따 문제에 대해 학교 내 전문 상담 교사를 늘리거나, 지역사회나 교육부와의 협조를 통해 피해학생을 위한 학교 안전망을 세우고자 하는 대책이 제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이 ‘왕따’문제를 해결하는 일차적인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해결책은 학교 내 입시 교육을 개인의 특성과, 능력의 차이를 존중해주는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또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사회 전반적으로 확립시킬 수 있어야 한다. ‘왕따’ 문제는 한국 사회의 가장 폭력적인 부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모두가, 그리고 사회 전체가 나서서 해결해야 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