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연애는 달콤하다, 짜릿하다, 로맨틱하다? 이 커플의 연애는 오싹하다. 남다른 ‘촉’으로 수많은 귀신들과 대화하는 여리(손예진). 평범한 생활은 물론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본 여리와 그녀에게 꽂혀버린 비실한 ‘깡’의 호러 마술사 조구(이민기). 연애란 자고로 달콤해야 제 맛이건만 두 사람의 만남은 그렇지 않다. 그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귀신들로 인해 하루하루가 공포특집이다. -네이버 <오싹한 연애> 소개글 中

 

  조구와 여리는 호러 마술쇼를 하며 함께 일하는 사이다. 조구가 길거리에서 만난 여리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면서 둘의 관계는 시작됐다. 조구와 여리는 1년을 함께 일하지만 여리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기는 커녕 심지어 피해다니기까지 한다. 몇 년전 사고로 죽은 여리 친구의 저주로 무시무시한 귀신들이 여리를 따라다니니기 때문이다. 모두들 여리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제 짝은 알아보는 것일까, 조구는 이런 여리에게 점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렇게 그들은 오싹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연애를 포기할 수 없어 어금니 꽉 깨물고 목숨을 건 연애를 시작한다.

  주인공 손예진의 연기 변신은 주목할 만 하다. 오싹한 연애를 다룬 기사들의 대부분에서 손예진에 대한 칭찬이 빠지지 않을 정도다. 대부분의 전작에서 청순하고 조용한 역할을 담당하던 손예진은 자신만의 색깔로 자칫 우울한 캐릭터가 될 수 있는 여리를 어두움과 사랑스러움이 중첩된 캐릭터로 잘 표현해냈다. 이민기 또한 무심한 듯하면서도 사랑 앞에서는 순정파인 조구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어느 영화에서나 그렇듯 조연들의 감초 역할 또한 빠지지 않는다. 여리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전화친구 민정(김현숙), 유진(이미도)과 조구의 절친 필동(박철민)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입증되었던 배우 박철민의 입담과,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활약했던 김현숙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빠져서는 안될 요소다.

  영화 ‘오싹한 연애’는 마치 공포영화를 보듯 오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멜로영화를 보듯 달콤하다. 공포와 로맨스를 섞어 적절한 공포와 재미를 주지만, 이 영화는 공포를 통해 사랑을 더욱 절절하게 표현한다.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공포를 느끼면서도 이 모든 상황을 다 받아들이고 여리를 사랑하는 조구의 모습. 이 모습을 통해 진정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조구와 여리의 첫 데이트에서도 귀신이 나타나지만 조구는 공포에 떨고 있는 여리를 위해 자신의 특기인 마술로 침착하게 대처한다. 여리 앞에서 웃고 있지만 공포로 심하게 떨리는 손을 바지 주머니에 숨기는 조구. 그 모습은 마치 이 정도쯤은 각오했다는 듯한 조구의 ‘깡’과 여리를 향한 진심어린 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여리와 조구의 이별 장면은 조구의 그런 마음이 잘 들어나는 장면이다. “솔직히 너랑 만나는 거 정말 무섭고 힘들어. 밤에 귀신이 있는 것 같아서 잠도 잘 못자고 항상 누군가 업혀있는 것 같아”. 여리로 인해 죽을뻔한 사고를 당한 뒤 조구가 하는 말이다. 그를 위해 스스로 노르웨이로 떠나려 하는 여리를 붙잡기 위해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압권은 그 뒤다. 저 말을 한 뒤 조구는 “내가 이정도로  힘든데, 넌 오죽 힘들겠어. 나도 이렇게 무서운데 넌 얼마나 무섭겠어. 공포 영화의 주인공들의 비명소리는 공포감과 처절함을 더하지만 그런 비명소리가 너한테서 들릴 걸 생각하니까 정말 가슴이 아파. 난 상관없어. 너 옆에서 널 지켜주고 싶어” 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힘든 것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고 괴로운 것이 더 가슴이 아픈 것이다.

  2011년은 유난히 로맨스 영화가 많았다. <사랑이 무서워>, <커플즈>, <너는 펫>, <티끌모아 로맨스>등 많은 로맨스가 개봉했고  <오싹한 연애>는 그 중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은 영화였다. 보통 로맨스 영화와는 달리 로맨스에 공포를 접목한 것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물론 귀신의 등장은 영화의 맥을 끊는 것 같다는 평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영화 도중 등장하는 귀신의 등장이 로맨스 영화답지 않은 산만한 느낌을 주면서도, 영화를 끝까지 다 보면 왜 로맨스에 공포를 접목했는지 그 의도를 알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사랑 때문에 귀신과 함께 하는 공포스러운 삶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기 위해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공포까지 받아들이는 조구의 모습. 아마도 이 영화는 이런 조구의 모습을 통해서 사랑의 의미를 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사랑에는 어떠한 정의도 정답도 없다. 단지 상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고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정답이 아닐까. 여리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귀신들과 함께하는 삶을 택한 조구,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워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여리. 이들의 달콤 오싹한 연애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