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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음악가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자립음악생산조합 단편선씨

작년 이 맘 때 일어난 최고은 작가의 죽음은, 한국 사회에서 예술가의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지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특히 “쌀이나 김치를 조금만 더 얻을 수 없을까요” 라며 주인집에 생활고를 호소하는 쪽지를 남긴 것이 발견되면서 많은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음악계에서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이 역시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최고은 작가나 이진원씨나 둘 다 건강상의 문제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생활고 때문에 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서 홀로 외롭게 죽어갔다. 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는 꽤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었다는 것이 더욱 충격이었다.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예술가들의 현실이 이러한데, 무명 예술가들의 현실은 이루 말해 무엇 할까?

최고은 작가의 죽음 이후에도 예술가들의 여건은 달라진 것이 없다. 예술가들은 사실상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이다. 2009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입이 아예 없는 경우가, 조사 대상 예술인중 37.4%나 된다. 또한 돈벌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특정 사업체에 고용이 안 되어있기 때문에, 4대 보험 혜택을 못 받고 있다. 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아예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비록 최근 ‘예술인 복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예술가들이 제도적으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긴 했지만, 이 법 역시 허점이 많을 뿐더러 전체 예술가 중 10%도 안 되는 소수의 예술가에게만 적용된다는 점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음악가들이 스스로 ‘자립음악생산조합’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음악가에게 불리한 구조나 관행을 바꾸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단순히 음악가들의 처우 개선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공연 기획을 주도하고 스스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홍대에서 인디 음악가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자립음악생산조합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편선씨를 만났다. 단편선씨는 평소에도 라디오 인터뷰나, 인터넷 매체 기고를 통해 ‘음악가의 생존권 보장’에 대해 강조하곤 했다.
 

 

-자립음악생산조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음악가들의 생활협동조합을 지향하고 있는 곳입니다. 매스미디어를 이용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지역에서, 조그만 동네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입니다. 비유하자면 구멍가게 연합 같은 거죠.


-만들게 된 계기는?

조합원 일부가 ‘두리반’이라는 홍대의 철거 농성장 투쟁에 참여했었고, 그렇게 투쟁하는 과정에서 ‘연대’만큼이나 우리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바로 공간이었어요. 활동할 수 있는 큰 범위의 필드 장이 만들어져야한다고 생각했는데, 홍대 땅값도 오르면서 우리가 공연할 공간이 점점 없어지고 있었어요. 대안공간이라고 불릴만한 장소들도 부족한 상태에요. 또한 인디 음악에서도 발랄하거나 서정적인 음악이 대세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음악을 하는 밴드들은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래서 그들에게도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공간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이걸 만드는 시발점이 된 건가요?

사실 저희 조합원들이 하는 음악이 인디 쪽에서도 마이너에요.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이 청중과 와 닿지 않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공연할 수 있는 장소가 줄어들고, 위기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렇다면 우리가 단순하게 섭외되어서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자생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토대, 인프라가 될 것들 그걸 만들어 나가자고 생각한 거예요. 공간이 있고 조합이 있음으로 해서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니까요.

-그래서 공간이 만들어졌나요.

한예종에 ‘대공분실’이라고 클럽을 하나 만들었어요. 홍대 앞은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가 원하는 식으로 운영을 할 수가 없어요. 일단 그곳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그 외에는 문래동 로라이즈, 공중캠프 같은 곳이 저희와 좋은 관계를 맺고, 그곳에서 저희 뮤지션들이 자유롭게 공연 하는 편이에요.


-조합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저희는 뭔가 구호를 외치는 것보다 실제로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거예요. 음반의 제작방식, 공연의 기획방식을 스스로 갖춰오려고 노력을 해왔고, 현재까지 음반 발매하는 것을 소규모 조합 안에서 대출을 해주는 시스템이 있기도 해요. 또한 아까 말한 ‘대공분실’ 클럽에 공간을 만들어서 그 공간에 작업도 할 수 있고 녹음도 할 수 있고 공연도 할 수 있죠. 또한 사회적 활동으로는 명동마리 재개발투쟁, 홍대 청소 노동자 투쟁 때 연대하기도 했습니다.
화제가 되었던 <뉴타운컬처파티>는 자립음악생산조합이 주도했던 행사였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이 만들어진 이후에 음악가들의 활동 환경이 좋아졌나요?

뮤지션들끼리 같이 일하다 보니까 정신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서로 음악에 대해서도 배우는점이 많아요. 또 저만해도 조합을 시작한 이후로 경제적으로 나아졌어요. 혼자 활동할 수 때는 안 들어왔던 작업이나 행사 등이 조합에 있으면서 많이 들어오기도 했고요. 그리고 공연 기획을 직접 하면서 우리가 주체적으로 홍대씬에 개입을 할 수 있게 된 점이 좋은 것 같아요.


-홍대씬은 거의 무료 봉사와 같은 식으로 공연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는데, 그런 관행은 자립음악생산조합 소속 음악가들에게는 해당 안 되는 거겠죠?

다른 곳에 가서 공연을 할 때 처음부터 페이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물어봐요. 돈을 얼마를 줄 수 있는지 처음부터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언반구도 없이 돈을 안준다든지, 터무니없는 돈을 주고 공연하게 하는 건 맞지 않죠. 일례로 ‘꽃다지’같은 민중가수들은 노조 투쟁하는데 가면 동지라는 이유만으로 디스카운트 하거든요. 말도 안 되는거죠. 클럽 주인이나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이 반을 갖고, 뮤지션을 반을 갖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실 홍대는 구조자체가 힘들어요. 클럽 주인이 뮤지션을 착취하는 게 아니라, 클럽 주인이 월세를 대기도 힘들 정도에요. 저희도 그 점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해보고 있어요.


-홍대씬 상황이 그렇게 어렵나요?

월세 때문이라도 홍대라는 공간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수가 없어요. 홍대를 기반으로는 생협을 만들어도 의미가 없어요. 중간 규모의 클럽이면 월세가 400은 돼요. 작은 데라도 200~300이에요. 그나마 좀 싼 데가 홍대에서도 산울림 소극장쪽 가는 곳 지하에 있는 ‘바다비’라는 클럽인데 그래도 140 이에요.


-예술인 복지법에 대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시나요?

예술인들에 대한 법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점도 존재하죠. 현재 통계상에 잡힌 예술인에 잡힌 사람들 중에서 45~50만 중에 4~5만 정도 즉, 10%밖에 혜택을 못 받게 돼요. 자기가 근로를 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거든요. 굉장히 까다로운 기준이에요. 음악 쪽은 거의 증명하기 힘들어요. 특정 레이블에 속해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예술을 한다면 음악 노동자로 분류 되는 것이 힘들 겁니다.


-그렇다면 예술인 복지법의 허점을 보완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는 기본소득 지지자에요. 기본소득은 ‘보편 복지’의 가장 급진적인 버전인데요. 모든 시민을 아무도 배제하지 않고, 사회에 속해있는 구성원이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면 최저생계비를 직접 지급하자는 생각인거죠. 예술인이 노동자로 규정되냐 안되냐의 문제를 떠나서 어쨌든 예술인도 시민이고,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생존권은 사회에서 지켜줘야 한다고 봐요. 또 인프라 지원도 많이 해줘야겠죠.


-인프라 지원이라면?

음악가들이나 예술가들이나, 자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공공적으로 운영하는 대안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돼요. 아까도 공간의 문제를 이야기했지만, 다른데 낭비되는 돈을 줄이고 음악 작업이나 공연을 할만한 공간만 몇 개 만들어놔도 뮤지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거든요. 또한 음악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에 대한 수요가 꽤 많은데, 그런 것들을 공공사업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예술가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필요하지만, 앞으로 자라날 예술가들의 교육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봐요.


-이건 약간 다른 질문인데 외국의 경우에는 겸업을 많이 하고 있잖아요. 꼭 전업 뮤지션으로 활동할 필요 있나요?

제 말은 부업으로 일하든 전업으로 일하든 굶어죽지는 않아야 한다는 거예요. 좋은 작업을 하지 않는 뮤지션일지라도 가난하게라도 자신의 작업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해요. 지금 상황은 그것도 힘들어 보여요. 어쨌든 생계 때문에 음악을 중도에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음악가들이 미래에 대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어요. 수입이 일정치가 않고 너무 불안정하니까 계획을 세울 수가 없어요.


-앞으로 자립생산음악조합의 계획은?

우리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공간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음악가들에게 우리가 생각할 때 “이 정도면 합리적이다.” 하는 페이를 주고 싶어요. 또뮤지션들에게, 당장 가난을 벗어나긴 힘들더라도 최소한 안정성 있게 살아갈 수 있는 생활여건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개인’ 의견이라는 점을 명확히 강조했다.) 기회가 된다면 정책을 제안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실질적으로 조합에서 나오는 결과물로 보여주고 싶어요. 정말 앞으로 10년 정도 바라보고 있어요.

ⓒ 마포 FM 웹진
단편선씨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음악가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프라 구축을 통해서 음악가들이 자유롭게, 그리고 합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은 음악가들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홍대 인디씬은 음악가들에게 페이를 주는 기본적인 구조도 안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자립음악생산조합‘은 본인들이 주최하는 공연이든, 참여하는 공연이든 음악가들이 최소한의 페이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한예종 ’대공분실‘과 같은 공간을 통하여 음악가들에게 공연과 녹음할 수 있는 곳을 제공하면서 기본적인 활동공간을 보장한다. 앞으로 그들이 어떻게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나갈지 관심이 주목된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언급한 ‘보편복지’ 즉 “음악가로서가 아니라, ‘한명의 시민’으로서 음악가들이 보편적 복지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예술가의 생존권 문제’ 해결의 핵심 주제라고 본다. 예술인복지법의 범위를 확장시키더라도 예술인으로 증명되지 못하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이 논의가 ‘예술인’의 복지에만 국한되어있다면, 사회적으로 예술인이라고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은 소외될 것이 뻔하다. 그러므로 앞서 말했듯 모든 시민의 ‘보편 복지’를 추구하는 것이, 생계곤란에 처해있는 수많은 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Avatar
    roller briquette press

    2012년 4월 11일 07:05

    떄려치고 다른거해야죠 서민이라는사람들이 밑에있는 부하부려먹듯이 해먹는건 좋지않는겁니다
    아니 서민도아닌데 시급 3000원대주는 업주들도있던데요 업주라고해서 모두다부자는아닌데 상식적으로 그돈줘서적자나면
    다른곳으로가야하는겁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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