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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언론, 이제라도 우리의 권리 찾자

대학교라면 방송국이나 신문사와 같은 학내언론은 반드시 존재한다. 대학 언론사들은 학내 사건, 사고를 보도하는 역할을 한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나름대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대학교 언론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교내 스피커를 통해서 들리는 학교 소식들, 그리고 학교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학교 신문들에 대한 대부분의 학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 짝이 없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것은 그냥 지나가다 ‘들리는’ 소리 일뿐이고, 학교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신문 또한 그저 지나치기 일쑤다. 학교 신문을 다른 용도로 쓰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다. 그렇다면 학내 언론의 위상이 언제부터 이렇게 낮아진 것일까.

70년대~80년대만 해도 대학언론은 꽤 큰 영향력을 자랑했다. 당시 대학생들 앞에는 민주화라는 거대 과제가 놓여 있었고, 학내 언론은 이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민주화가 정착되고, 이에따라 대학생들 앞에 놓여 있었던 민주화라는 과제는 더 이상 중요한 의제가 아니게 되었다. 이런 변화에 따라 대학 언론은 점차 힘을 잃어갔다. 현재 대학들의 언론이 그렇다. 한 대학생은 학내 언론에 대해서 아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매일 같은 시간마다 스피커에서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사실 관심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학 언론인들은 “도대체 우리가 왜 필요하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 일쑤다.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학내 언론 죽어간다


이렇게 학내 언론이 사회적인 분위기와 학생들의 관심 부족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사이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바로 주간교수 또는 학교 측의 편집권 장악이다. 작년 2월 중앙대학교 학내 언론 탄압과 12월 건국대학교 편집권 다툼, 그리고 2010년에는 명지대 학내 언론 탄압이 있었다. 학교 측에 대해 좋지 않은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신문사 편집장을 해임시키는 등의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수는 총 408개다. 이 많은 대학 중에 학내 언론에 대한 문제가 이것뿐일까. 아마도 표면 위로 드러난 것보다 묵인되고 있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2011년 1월 31일 <시사IN> 특집 기사에 실렸던 ‘대학 언론, 학내 문제를 써라’에서 한 대학 언론인은 “대학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는 것보다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 더 쉬웠다”라고 고백했다. 이것이 지금 학내 언론의 현실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대학교들도 있겠지만, 온전히 학생들이 주인이 되어 진정한 언론을 실현해 나가는 학교는 거의 없다고 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큰 사회에서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들이 교육의 현장인 대학교에서 쉽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학내 언론의 위기, 학내 언론의 문제는 없을까.


현재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학교의 일에도 학내 언론에도 관심이 없다. 이는 일부 스펙을 중시하거나, 취업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그런만큼 과거처럼 여론을 형성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흐름만이 학생들이 학내 언론을 외면하게 만든다고 말할 수 없다. 분명 대학 언론과 언론인들의 문제도 있다.


바로 학내 기자들의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학교마다 있는 신문사나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언론인은 대학생이다. 즉 아마추어라는 것이다. 그들은 전문적인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전통에 맞게 선배에게 일을 배운다. 이렇게 배운 것을 바탕으로 개인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향이 있다.

기자라면 발로 뛰어 취재한 기사를 쓰는 것이 기본이다.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기사에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점차 기자들이 밖으로 나가 취재하는 일은 줄어들고, 이로 인해 기사의 신뢰성과 참신성은 점점 줄어든다. 이는 학내 언론사 기자들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는 대학생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학내 언론사에 있는 학생들만을 탓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중앙대의 교지비 삭감 등 탄압에 학내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학생들. 출처 : 대학뉴스


학생들 학교의 주인이라는 의식 가져야



독자층의 감소, 학내 언론의 독립성 위기, 그리고 언론인들의 전문성 결여까지 학내 언론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진정 학교의 주인이 되어서 학교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다면 말이다.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를 위해서,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위해서 그럴 필요가 있다. 비록 현재 많은 대학 언론이 위기를 맞았다고 말할 만큼 힘든 상황이지만 학생들이 자기 자신이 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학교의 손님이 아니다. 우리는 학교의 주인이다. 대학생들이 학내 언론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얼마든지 그들이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자신의 목소리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더불어 많은 대학 언론인들 또한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들과 함께 하는 언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차따도녀

    2012년 1월 9일 09:38

    학내 언론기관에 있던 사람으로서 많이 공감하는 바입니다! 다만 대안부분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네요.. 다른 대학 언론기관과의 연계나 대학언론과 지방언론과의 연계등을 통한 확장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현재 학내언론기관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면 좋았을 거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2. 정PD

    2012년 1월 9일 15:32

    학내 방송국에 근무하고 있는 대학생 중 한 사람입니다. 당사자 중 한 사람으로써, 대학 언론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원인은 관심 부족과 인원 부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내 방송은 아마추어가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기존의 방송보다는 재미나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청취자인 학우들은 이런 어려움을 알지도 못하고, 듣는 귀는 학내 방송이나 기존 방송이나 똑같기 때문에 자연히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도가 떨어지는데다 유명인도 없는 방송을 굳이 들을 이유가…제가 생각해도 그다지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학내 문제를 다루는 것도 대부분의 학내 언론은 결국 학교의 관리하에 놓여있습니다. 그래서 정면으로 학교나 총학을 비판하기 쉽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원 부족으로 인해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하는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점도 있지요. 솔직한 심정으로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방송은 그 의미를 상실했다고 생각하는데…학내 언론의 문제점을 어떻게 고쳐나갈 수 있을지 뾰족한 수는 모르겠네요. 학우 참여형 방송을 하는 것이 한 방법이겠지만 듣는 학우가 매우 적은 상황에서 자발적인 학우 참여는 굉장히 힘들고 위험한(섭외가 안되면 방송이 빵꾸가 나니까요)일이라 그 또한 쉽지 않습니다. 정말 문제는 많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굉장히 갑갑한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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