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12일 영남대학교를 방문해 ‘글로벌 청년취업’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글로벌 청년 취업 (GE4U : Global Employment for You)은 고용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이 함께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주선하는 사업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며 청년들에게 해외로 눈을 돌리기를 권했던 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지자체와 대학은 경북 영남대, 대구 가톨릭대, 대전 건양대, 제주 한라대 등 5개 지자체와 8개 대학이다. 이 장관은 이 날 SBS CNBC의 한 방송에 출연해 글로벌 청년 취업 프로그램을 개발중에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의 해외취업사업은 새롭게 시작된 것처럼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은 이미 2010년부터 진행돼왔던 사업이다. 그런데 2011년 11월 실시한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눈길을 끈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희덕 의원은 2010 글로벌 해외취업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그 결과 해외취업자 100명 중 69%는 미취업 상태였고 취직자 31% 중 12%만이 연수받은 직종과 같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또 해외 취업 이후 노동부의 사후 관리가 ‘전혀 없다’는 답변이 86%를 차지했다. 2011년 10월 7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노동부의 주선으로 외국의 한 호텔에 합격했지만 출국 후 합격이 취소되거나, 외국에 연수를 받으러 갔다가 자습만 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홍 의원은 당시 설문 결과를 발표하며 “청년들의 소중한 2년을 지옥으로 강요하는 글로벌 취업사업은 당장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2012년 고용노동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글로벌 청년 취업’사업은 2010년의 것과 얼마나 다를지 의문이다. 노동부는 설문조사에 관한 해명이나 사업에 대한 재검토는 커녕 두 달 만에 ‘GE4U’라는 이름을 단 것 말고는 다른 점이 보이지 않는 해외 취업 사업을 다시 시작했다. 청년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길러주겠다는 등의 취지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해외 취업이 청년들이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진행될 수 있는지, 2010년의 부실했던 해외 취업과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해외’ ‘글로벌’이라는 단어로 포장만 번지르르하다.

 

‘국내에 일자리가 부족하면 해외로 보내면 되지’ 식의 사고도 의아하다. 취업을 위해서라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다른 나라로 가 몇 년 일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하다. 단 몇 개월의 연수가 취업자의 해외 생활과 적응을 얼마나 담보해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떤 직종에서 일하든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그 나라의 사회, 문화적 환경 및 언어는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을 투자해도 익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노동부는 해외 일자리라는 중요한 사업을 너무도 가벼운 마음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장관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해외 연수 경험에서 소외되기 쉬운 고졸 이하 미취업자나 취업 애로 계층에 대한 지원을 소홀함이 없도록 챙기겠다”고도 했다. 역시 구체적인 진행 방안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대학과의 협약이 위주가 되는 정책에서 고졸 이하의 20대들이 대우받을 확률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대졸자도 해외로, 고졸 이하도 해외로 보내겠다는 이 장관의 발언은 충동적이고 무책임하다. 일자리 문제는 먹고 사는 문제다. 그 어떤 정책보다도 현실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만약 노동부가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청년리더 10만 양성 사업’이라는 현실성 없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그 실효성에 대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