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걸 먹고 싶다. 초록색 네모 상자에 ‘맛집’이라고 입력한다. 엔터 한 번에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맛집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알지 못했던 맛집들 앞에 어느 곳을 가야할지 고민에 빠진다. 여기 저기 올라와 있는 블로거들의 맛집 후기를 보고 있자니 선택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여기에 한번 와보라고 아우성을 치는 듯한 후기들. 괜히 번거로운 일을 한 것은 아닐지 마음만 더 복잡해진다. 


그런데 무언가 허한 느낌이다. 그 맛집, 정말 ‘맛집’일까?



맛집이라고?




출처: zd net korea








수십 장의 포스팅 수(數)가 주는 신뢰감은 크다. 앵무새처럼 한결같이 ‘맛있다’만 쓰여있는 후기들을 보면서 처음에 가졌던 의심은 사라진지 오래다. 수십만 개나 되는 음식점이지만 그 음식점만은 정말로 ‘맛집’인 것 같다. 하지만 그 환상은 얼마 못가 철저히 깨진다.


A양은 얼마 전 블로그에 소개되어 있는 글을 보고 한 음식점을 찾았다. 하루에 몇 개씩 그 음식점에 대해 올라오는 소개 글을 보고 ‘맛집’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 음식점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1만 7천원 피자는 동네의 7천원짜리 피자와 다른 게 없었고 모든 음식에 첨가된 과한 마늘로 인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낄 수도 없었다. 결국 A양은 다시는 그 음식점을 찾지 않기 위해서 6만원가까이 되는 돈을 지불한 셈이었다.


B양도 얼마 전 A양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포스팅들을 보고 한 떡볶이 집을 찾았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는 그 말, 사실이었다. 출렁이는 국물로 떡볶이는 밍밍했고 과한 후추로 떡은 검은 반점 투성이었다. B양은 떡볶이를 먹은 것인지 고추장 물에 빠진 떡을 먹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루 세끼 떡볶이를 먹을 정도로 떡볶이 광인 B양이지만 그 뒤 다시는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A양과 B양의 사례를 보고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파워블로그 정도는 돼야지. 믿음이 가지.’

 



파워블로그는 좀 다른가?




파워블로거 맛집 홍보 @foodncafe





파워블로거인 그들은 언제나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음식을 먹고 후기를 남긴다. 음식을 돋보이게 만드는 카메라 구도와 조명 아래 좀 더 맛깔나 보이는 사진도 남긴다. 사람들은 그들의 정보를 일반 블로거들의 것보다 믿는다. 해당 포털사이트로부터 인정받은 이들이기에. ‘특별한’ 그들의 정보는 공신력 있다. 그들이 선정한 맛 집을 순위 매겨 소개한 기사도 있을 정도다. 이만하면 그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만 하다.


맛집을 소개하는 파워블로거는 인기 있다. 파워블로거들 사이에서 말이다. 다양한 카테고리 중 왜 하필 맛집인지 알고 싶은가? 이유는 간단하다. 맛집 파워블로거로 격상되는 동시에 음식점들의 모셔가기 러브콜까지 받으니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그들은 글 한편에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받으며 ‘러브콜’에 대한 보답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비싼 음식까지 공짜로 먹을 수 있으니 그들에게 이 일은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하지만 저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파워블로거라고 나타나 공짜로 음식을 대접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홍보하는 글을 써줄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말도 종종 들린다. 심지어는 음식의 원래 본연의 맛이 어떤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입맛에 안 맞는 것을 ‘맛없다’는 한마디로 일축시켜버린다. 


맛집보다 맛을 알자


하루가 다르게 올라오는 ‘맛집 후기’들. 한국엔 맛없는 음식점이 없는 것 같은 정도이다. 하지만 ‘맛없는’ 음식점, 많다. A양과 B양의 경우가 한 예이고 블로거들의 사례가 그러하다. 그러니 블로그의 ‘맛있다’는 한마디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파워블로거들의 홍보성 후기에도 혹하지 말자.



이제 마지막으로 글 처음에 던졌던 질문인 ‘그 맛집, 정말 맛집일까?’에 대한 답을 해야겠다. 블로거들이 소개하는 음식점들을 수첩에 적지 말고 행동하자. 당신에게는 클릭 몇 번으로 알 수 있는 음식점의 ‘명성’이 중요하지 않다. 밖으로 나가 그대가 진정 원하는 ‘맛’을 아는 것. 바로 이것이 그대가 오늘도 맛집 후기 사이를 헤매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