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이 뿔났다. 25일 새벽 6시를 기해, MBC 기자들이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이번 제작거부엔 보도국 평기자(보직기자·출산 휴가자 제외) 149명 중 136명(91.3%)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25일 MBC의 낮 12시 뉴스는 10분으로 단축됐다. 또 오전 9시30분과 오후 4시 뉴스, 오후 6시 뉴스매거진, 마감뉴스는 결방됐다. 메인뉴스인 밤 9시 <뉴스데스크>도 15분으로 단축됐고, 그 자리는 드라마 <해를품은달>이 확대 편성되며 메워졌다.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며 내세운 요구사항은 ‘공정보도 실현’이다. 이들은 편파 보도의 책임을 물어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평기자들 뿐만 아니다. 앞서 12-13일엔 부장급 기자들이 기자회에 대한 공개지지성명을 내놓았고, 16일엔 시사교양국 평피디협회도 성명을 통해 김재철 사장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MBC노조 역시 25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과반수의 참여와 찬성이라는 조건을 만족할 경우 3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출처 : 미디어오늘
MBC 기자들의 제작거부 선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4월, MBC 기자들은 신경민 전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에 반대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갔었다. 당시 엄기영 MBC 전 사장 역시 퇴진을 시사하는 강경발언으로 맞섰고, 끝내 제작거부 사태는 8일만에 종결됐다.
반면 김재철 현 MBC 사장에게는 갈등을 봉합할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 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제작거부가 불법이며, 노동력 제공 거부에 해당하며 무단결근으로 징계사유로 본다.”고 언급했다. 실제 사측은 17일, 기자회장 박성호 기자와 영상기자회장 양동암 기자의 징계 절차를 밟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었었다. 또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MBC 홍보국 관계자는 노조의 투표 후 야기될 총파업에 대해서 “노조와의 갈등은 자주 있는 일이고 그리 큰일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MBC 홍보국 관계자의 말은 궤변이다. MBC 노조가 실시한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김재철 사장의 잔류 반대 의사는 93%를 넘었다. 절대 다수의 조합원이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리다. 김재철 사장을 향한 MBC 노조의 퇴진 요구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MBC 노조는 재작년부터 낙하산 인사, 조직개편안 등에 반대하며 김재철 사장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노조와의 갈등은 자주 있는 일이다.’라는 MBC 홍보국의 말은 그런 이유에서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갈등이 잦았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오히려 끊임없는 갈등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근거일 것이다.

김재철 MBC 사장 출처 : 미디어오늘
 
MBC 노조의 의뢰에 따라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언론학자의 63%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가 공정성 면에서 후퇴했다”고 응답했다. 이번 제작거부 사태가 MBC 기자들의 ‘그들만의 불만’에서 터진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제작거부를 선언하며 기자들이 요구한 것은 ‘임금인상’이 아니었다, ‘노동 환경 개선’도 아니었다. 단지 언론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요구였다. 한 MBC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제작거부에 동참한 이유를 “적어도 불량품은 만들지 않겠다는, 제 직업윤리의 하한선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스스로 만든 기사를 ‘불량품’으로 규정하면서까지 제작거부에 나선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MBC 경영진의 성의 있는 대화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