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한민국의 제1당으로서 꽤 어울리는 당명이다. 97년도에 조순 전 서울시장이 지은 것으로, ‘한’이라는 말에는 ‘하나’, ‘크다’, 그리고 한민족의 ‘韓’의 뜻이 담겨 있다. 뻔하지 않은 신선한 느낌의 당명이라 당시 젊은이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며 한나라당의 부패와 무능을 경험한 국민들은, 이제는 ‘한나라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지경에 이르렀다. ‘한나라당’이라는 이름 앞에는 ‘부자정당’, ‘반서민정당’ ‘부패정당’ 이라는 수식이 붙었다. ‘한나라당’이라는 좋은 뜻의 당명과 이미지가 전혀부합하지 않는 정당이 된 것이다.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이 ‘오명’에 가까워지자, 한나라당 비대위는 당명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당명을 가지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한나라당은 어제까지 일반인들에게 당명 공모에 참여해달라고 해서 의견을 모았고, 다음 달 2일에 비대위 회의에서 새 당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로고와 당의 상징색 까지 함께 바꾼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단순히 간판만 바꾸는 쇼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당 내부나 보수 언론에서도 당명만 바뀌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 한나라당

 


한나라당 홈페이지 ‘네티즌 발언대’에 올라온 새로운 당명 제안을 보면 ‘국민웬수당’ ‘간당간당’ ‘비서가했당’ ‘망했당’ 등 한나라당을 희화화시키는 당명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당명이 변화한다고 해서, 현재 한나라당의 본질적인 모습이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나라당’이라는 좋은 당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한나라당을 이끄는 사람들이 무능하고 부패하여 당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을 뿐이다. 당 내부는 여전히 썩어가고 있는데, 간판만 새로 단다고 해서 국민들이 다르게 볼 거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지금은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의 가치를 떨어트린 것이 무엇인지부터 진단해야 할 때이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1달이 넘도록 이렇다 할 쇄신작업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비대위 위원 자질논란, 당파싸움 등으로 분열하는 모습만 보여줬다.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면 과거 한나라당의 부패와 무능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또한 그들이 누리고 있던 기득권을 전부 버릴 각오까지 해야 한다. 강도 높은 쇄신이 수반되지 않는 ‘당명 바꾸기’는 국민들의 불신을 증가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