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평화의 대학, 진보 성공회대학교 


                                            “한 사람의 지도자를 길러내기 보다는 열 사람의 동반자를 양성 합니다. “

성공회대학교의 메인 홈페이지에 쓰여 있는 문구이다. 한국의 많은 고등학생들이 입학하기를 희망하는 서울대 및 주요 사립대의 메인 홈페이지와는 거리가 있다. 실제로 연세대는 ‘The First & The Best’ , 고려대는 ‘너의 젊음을 고대에 걸어라 고대는 너에게 세계를 걸겠다.’ 마지막으로 성균관대는 ‘The Only, The Best, 창조적 혁신 대학’ 이라는 문구로 자신의 대학을 홍보 한다.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리더’가 얼마나 멋진 일인지, ‘성공’이 얼마나 근사한지에 대해 꿈꿔오는 것 이 훨씬 쉬웠던 한국 사회의 학생들에게 ‘열 사람의 동반자’라는 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한국 사회는 ‘리더’ , ‘일인자’ , ‘지도자’ 라는 위치만을 가치 있게 여기고, 그들을 있게 하는 수많은 동반자들의 노고에 대해서는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회 대학교, 무엇이 다른데?


성공회 대학교는 1914년 인천 강화에서 성 미카엘신학원으로 개교했다. 1940년에 신사 참배 및 정치적인 이유로 학교가 일본 경찰에 의해 폐교되는 일도 있었지만 1961년 9월 현재와 같은 위치(구로구 항동) 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성공회대학교에서 특강을 개최하는 김진숙 의원 출처: 프로메테우스 신문
성공회 대학교는 일단 ‘진보 성공회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보적 성향을 가진 교수진이 많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회과학부의 신영복 교수, 신문방송학과의 탁현민 교수, 김창남 교수,  교양학부의 김홍구 교수등 현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내는 지식인’의 역할을 담당하는 분들의 강의를 통해 그들의 지식과 가치관을 전달 받을 수 있는 것 이다. 진보적인 교수진과 비전을 가지고 운영되는 대학인만큼, 다른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강연 또한 개최된다. 지난 2011년 12월 19일에는 크레인에서 내려온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의 초청 특강이 개최된 바 있다.

교수님들의 진보적 가치관과 색채를 넘어서 성공회대학교의 수업 방식은 다른 대학교와 정말 차별성이 있는 것일까? 올해 2월 성공회대를 졸업할 예정인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 김예은씨(가명)에게 성공회대를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김예은씨는 ‘역사와 문화 컨텐츠’ 라는 과목이 가장 기억에 남는 다고 말했다. 김예은 씨의 말에 의하면 이 과목의 특이한 점은 교수님 두 명이 동시에 들어와서 6시간 동안 만담식으로 수업을 진행한 다는 점이다. 한홍구, 서해성 교수에 의해 진행되었는데 주로 한홍구 교수가 역사에 대해 설명하는 역할을 맡고 서해성교수가 느낌을 컨텐츠화 할 수 있도록 토론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평가 방식은 절대 평가였는데 학생들 내에서 ‘하향 절대 평가’라는 말이 돌 정도로 교수님이 까다롭게 평가를 진행했다고 한다. 탈락자가 절반 이상이고 A학점이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웬만큼 공부하지 않고는 점수를 딸 수 없는 수업이었다. 김예은 씨는 사실 이 과목이 학점이 잘 나오지 않아서 총 평점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지만 그 과목이 아니라면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좋은 경험이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마쳤다.

이 밖에 성공회대의 입학생 선발 기준 또한 눈여겨 볼 만 하다. 2012학년도 성공회대 수시 1차 모집 요강을 보면 일반 모집 이외에 국가 독립/민주화 유공자 자녀 , 대안 학교 추천 , NGO활동 우수자 , 문화 활동 우수자와 같은 다른 학교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특별 모집 전형이 갖추어져 있다. 신문방송학과 같은 경우에는 신문 방송 관련 동아리 지도 교사 추천 전형이 있어서 시험성적 보다도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 하려 하는 학교의 의도를 알 수 있다.

대한민국 교육, 진보 하고 있다.

위의 내용들을 종합할 때, 성공회대가 교육의 진보를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는 점은 높이 평가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성공회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성공회대학교가 그저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은 성공회대의 치명적 약점이다. 아무리 성공회대가 차별화된 교수와 교육을 실시한다고 해도 대외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다면 그것은 ‘학교 이미지’라는 문제 뿐만이 아니라 성공회대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오히려 그들이 받은 교육에 대한 회의감만을 안겨 줄지 모른다. 또한 ‘진보적’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빨갛다’ 라는 개념을 들이대는 한국 사회에서 성공회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가치를 이념적으로 폄하하는 일은 생각 보다 쉬운 일이기도 하다.
 
1월 17일자 오마이뉴스에는 ‘혁신 학교’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공약으로 시작한 혁신학교가 교사,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학생들 사이에게 점점 인기를 얻고 있으며 혁신 학교 학생들이 실제로 긍정적 변화를 겪고 있다는 기사였다. 아직 혁신 학교는 공부를 안 시키는 학교가 아니냐는 선입견에 시달리기도 하고 일부는 아직 시범학교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는 학교도 있다. 하지만 많은 혁신학교가 대외적으로 교육과정, 수업, 학교행사, 교사 부분에서 일반학교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의미 있는 특징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언론이 혁신 학교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며 혁신학교 주변의 전세 값이 껑충 뛰었다. 1월 24일 머니 투데이,  25일 헤럴드경제, 26일에는 중앙일보까지 여러 신문의 경제면에서 ‘혁신학교 주변의 전세 수요가 껑충 뛰었다.’ 는 사실이 보도 된 것이 그 증거이다.

고등학생들의 교육의 질이 높아진 다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에 더해 대학 교육 또한 ‘혁신’ 될 수 있을 그때, 한국 사회는 ‘진정한 혁신’을 맛 볼 수 있다. 물론 성공회 대학교가 혁신하려는 대학교의 최선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주요 사립대가 점점 기업에 잠식되어가고 대학생들 또한 기초 학문을 멀리 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무언가 다른 교육’을 시도하려는 성공회대의 교육 이념과 방식이 가치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이 동의할 것 이라 본다.

혁신학교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뚫고 이미지 확보와 인기몰입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 사회가 학벌이 고착화된 사회라지만 성공회대라고 불가능하다는 법은 없다. 대한민국의 학생들 중 ‘난 SKY 대학에 가겠다.’ ‘리더가 되겠다.’ 라는 문구를 적는 다수 사이에서 ‘열 사람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식의 문구를 적는 학생들이 조금씩 늘어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은 교육적으로 진일보 하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일 것이다. 혁신학교의 성공은 대한민국의 교육은 진보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이에 더하여 많은 대학이 취직이 아닌 인간화 사회화 민주화(성공회대학교의 교육 이념이다.)를 교육 목표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성공회대에 대한 사회적 시선의 변화가 그것의 출발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