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번째다. 뒤늦게 알려진 쌍용자동차 희망퇴직자의 사망 소식에 우리는 마음이 아프다. 지난 20일, 가족들과 설 연휴를 맞이하기도 전에 그는 세상을 떠났다. 그는 마지막까지 쌍용차 측에서 약속을 지키기만을 기다렸다.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당시, 강씨는 희망퇴직자가 되었다. 희망퇴직은 사용자가 종업원에게 퇴직 희망을 물어 해고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에게 희망을 묻기도 전에 강씨는 희망퇴직자가 되어버렸다. 회사측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쌍용차는 기술 전수자가 필요해지자 강씨에게 기술 전수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쌍용차는 정규직채용을 약속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그를 계약직으로 채용했고 부서원들이 기술을 다 익히자 그를 해고했다. 그는 두 번이나 해고당했고, 쌍용차는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 후 강씨는 우울증에 시달렸고, 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쌍용차 노동자는 물론 그 가족들이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소식이 계속해서 있었다. 쌍용차지부는 이와 관련해 어제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쌍용차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지부는 회사측에 2009년 당시 했던 약속들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그 약속에는 비정규직 고용보장, 무급휴직자 1년 후 복귀 등이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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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제2장 제23조를 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되어있다. 노동법은 근로자의 실질적 평등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생겨난 법이다. 노동법의 제정 바탕을 보더라도 회사측은 노동자들의 생존 확보를 위해 힘써야 한다. 회사 임의로 고용과 해고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측의 진정성 있는 말 한마디다. 모든 관계는 믿음에서부터 비롯된다. 쌍용자동차와 노동자들의 관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당연한 권리’를 회사측이 지켜줄 것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은 그런 믿음을 저버렸다. 회사를 위해 몇 년을 일해 온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쌍용차는 그랬다. 그렇게 또 한 명을 떠나보냈다.
 
우리는 앞으로 쌍용차의 행동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단순히 개인과 회사의 관계만으로 보고 넘길 수만은 없다. 19번째에서 그칠 줄 알았던 숫자는 20까지 뻗어나갔다. 이렇게 시끄러운 상황 속에서 오늘도 어김없이 공장은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