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최근 며칠 사이에 여야 할 것 없이, 각 정당에서 20대를 겨냥한 공약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니 말이다. 대학생을 위한 등록금 대책, 취업준비생을 위한 일자리 대책은 물론 군인 복지 정책까지 모든 20대를 위한 ‘돈 잔치’가 공약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중소기업 구인난과 대학생 취업난을 연결시킨 정책을 마련했다. ‘중핵기업’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에 입사를 약속한 대학생에게 2년간 장학금을 지원하는 ‘88장학금’, 주조․금형․용접 등 구인난이 심각한 중소기업에 입사하려는 대학생에게 장학금과 생활비를 제공하는 ‘뿌리장학금’이 그 구체적 형태다. 민주통합당은 300인 이상의 대기업에게 매년 3%의 청년고용을 할당시키는 제도 도입을 내걸었다. 법인세의 0.5%를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들의 사회 적응을 위한 ‘청년희망기금’으로 적립하고, 최저임금의 80% 수준의 ‘구직촉진수당’을 마련하는 등의 청년 지원책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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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의 임금 인상 방안에 대해서는 모든 정당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병사 월급을 40만 원 선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민주통합당은 매달 30만원의 사회복귀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합진보당은 최저임금제도를 복무 중인 사병에게 도입해 2014년부터 최저임금의 50%를, 2024년부터는 최저임금의 100%를 군인이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2010년부터 제대군인 및 공익근무요원의 최저임금 지급 소송을 진행해 온 진보신당도 같은 입장에 있다.
분명 20대를 위한 공약인데 딱히 반갑지가 않다. 여야가 내건 공약들은 청년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명목 아래 돈을 풀어주는 선심성 공약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러한 공약들은 많은 국가 재정이 투입되게 되고, 제도 개혁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쉽게 현실화할 수 없다. 그럼에도 청년 지원책이 대세가 된 것은, 일단 던져 놓고 20대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10.26 재보선 이후 20대의 정치적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여야의 20대 표심 잡기 전쟁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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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적으로 청년에게 금전적 지원을 해주겠다는 공약들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 휘황찬란한 공약에 비해 재원 마련 수단이나 정책 실현 방안 등이 미약한 점이 그 이유다. 여야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거나 언급하더라도 구체적이지 않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선심성 공약’은 이전의 큰 선거들에서도 출현한 바 있다. 5년 전 한나라당의 선거 준비 과정에서 ‘반값 등록금’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됐었으나, 선거 후 공약은 없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마땅한 방안도 없이 일단 표를 주면 돈을 주겠다는 공약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5년 전 대선의 추상적이고 기만적이었던 메시지와 다를 바 없다. 결혼 시 1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허경영의 공약과도 정도만 좀 달랐지 혐의는 같다.
 
 
실현 의지가 구체적으로 표명되지 않은 선심성 공약은 가짜 공약이다. 20대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취업준비생에게 몇 만원, 군인에게 몇 만원 하는 식의 숫자놀이, 돈놀이로는 20대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그러한 선심성인 ‘퍼주기 정책’은 진정한 청년 문제 해결의 대책도 될 수 없다. 진짜 20대의 표심을 잡고자 한다면, 정치권은 20대를 둘러싼 사회 구조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재조명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그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정책을 내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