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도시에 왔을 때 모든 것이 신기했다. 높은 빌딩이며, 대학로의 꺼지지 않는 간판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백화점까지 입을 벌린 채 구경을 했었다. 기자의 고향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은 물론 기업형 슈퍼마켓도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대형 할인점에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기도 했다. 바로 큰 도시의 마트에서는 비닐봉투를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향에서도 파는 비닐봉투를 팔지 않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결국 비닐봉투 대신 종이봉투를 구입했지만 종이봉투는 물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찢어져 버렸다. 나중에 안 사실은 비닐봉투를 팔지 않는 것은 ‘1회용 비닐봉투, 재사용 종량제 봉투 대체’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구입당시 그 제도를 몰랐고, 비닐봉투를 대체한 종이봉투의 질도 그리 좋지 않았다.

출처:동아일보
출처:동아일보


‘1회용 비닐봉투, 재사용 종량제 봉투 대체’ 제도가 대형 할인점에 시행된 지 1년하고도 3개월이 지났다. 지난 2010년 10월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한 ‘1회용 비닐봉투, 재사용 종량제 봉투 대체’ 제도는 나름 성공적이다.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주요 3사에서는 10L에서 100L까지 다양한 용량의 재사용 종량제봉투가 한 달에 400만 장 이상 팔린다. 이는 1년 전의 종량제봉투 판매 수치보다 두 배나 되는 수치이다. 종량제봉투 누적판매량도 업체별로 1000만 장이 넘었다. 이는 비닐봉투 대신 재사용 종량제봉투가 대형 할인점에 판매되고, 소비자들이 ‘환경 보호’를 생각하면서 그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회용 비닐봉투를 팔지 않은 뒤로 30% 정도에 머무르던 장바구니 이용자 비중이 47%로 늘었고, 재사용 박스를 활용하는 자율 포장대 이용률도 10%에서 24%로 늘어났다. 환경부는 대형마트의 비닐봉투 없는 점포 운영으로 얻는 환경비용 절감 효과는 약 75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환경부 관계자는 “협약 시행에 따라 한해 1회용 비닐쇼핑백 6,600만장의 발생을 줄이고 약 33억 원의 비용 절감 및 CO2 2,831톤 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쇼핑할 땐 반드시 장바구니를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제도가 환경보호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비닐봉투를 대신한 종이봉투 사용자에겐 당혹감을 준다. 외부관광객이나 하숙생, 고시텔사용자 등 장바구니는 없고, 종량제봉투를 사용할 일이 없는 소비자들은 종이봉투를 구매한다. 그러나 비닐봉투의 강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종이봉투는 비록 물건을 담을 수 있는 부피는 크나 담은 물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쉽게 찢어진다. 평소 대형 할인점을 이용하는 부산대학교 4학년 정모양(24)은 ‘종이봉투가 언제 찢어질지 몰라 들기보다 안고 가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박스를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영남대학교 2학년 황모양(21)은 ‘종량제봉투는 거주지에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 종이봉투를 샀는데, 집으로 가는 중간에 찢어져 크게 난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올 2월부터는 대형 할인점뿐만 아니라 SSM(기업형 슈퍼마켓)에서도 비닐봉투를 팔지 않는다. 시행한지 1년이 지난 ‘1회용 비닐봉투, 재사용 종량제 봉투 대체’ 제도와 ‘SSM 비닐봉투 판매 중단’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만큼 홍보부분에 노력해야한다는 뜻이다. 뉴스나 인터넷에서 많은 기사들이 올라오지만 정작 시민들은 할인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나서야 비닐봉투를 팔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비닐봉투를 대체하려고 나온 종이봉투도 질적인 면에서 시민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러므로 보다 강도 높은 종이봉투가 필요한 때이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1회용 비닐봉투, 재사용 종량제 봉투 대체’가 홍보 부족으로 ‘종이봉투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1회용 비닐봉투 줄이기’에 대한 시민단체와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