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 관습이라면 ‘4’는 혁신이다.” 국내 대학 최초로 1년 4학기제를 도입한 우송대학교가 내걸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다. 우송대는 지난 2010년부터 봄과 가을학기 등 2학기제로 운영하던 기존 학사일정에 여름과 겨울학기를 추가해 1년 4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봄과 가을학기는 각각 15주, 여름과 겨울학기는 각각 6주이다. 여름과 겨울학기에 전공필수과목이 개설되어 한마디로 ‘계절학기 의무화’가 된 것이다. 이렇게 학기가 늘어나게 되면서 4년간 전체 수업일수는 600일(120주)에서 705일(141주)로, 졸업에 필요한 이수 학점 또한 140학점에서 154학점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3학기제를 폐지하고 2학기제(semester system)를 채택하여 오늘날까지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우송대는 종전의 관습이었던 2학기제를 폐지하고 4학기제(quarter system)를 채택한 것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우송대 이달영 부총장은 “한국 대학의 수업 일수가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비해 연간 4∼6주 적다.”며 “유학생 유치뿐 아니라 국내 학생들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공부를 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www.wsu.ac.kr(출처)

그렇다면 우송대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반응은 어떠할까? 우송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조교는 “중간에 긴 방학 없이 계속 공부하니까 3년 반이면 대부분 다 졸업을 해요. 등록금을 더 내지 않고도 이전보다 많은 학점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집안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은 방학을 이용해 학비나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한 학기에 400만원, 계절학기는 80만원정도 하니까 1년 등록금이 1000만원 가까이 되는데 이 돈을 마련할 길이 너무 막막할 것 같아요.”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우송대는 1년 4학기제 도입 이후 학생들의 강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부전공과 복수전공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등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고 있다. 또한 지난 해 학부교육 선진화대학으로 선정된 데 이어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대학에도 2년 연속 선정돼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방학을 이용해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학생들의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학가에서만 1년 4학기제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24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올해부터 학교장 재량에 따라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가 현행 2학기제를 세분화해 3∼4학기제를 운영하도록 적극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학기제를 조금 더 유연하게 운영하여 각 학교와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1년 4학기제를 도입하는 학교는 5월과 10월의 중간고사 후 1주일 정도의 늦봄·가을방학을 추가해 학생과 교사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

경기도 내에 이미 1년 4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는 학교도 있었다. 지난 2009년부터 성남 보평초가 2010년부터 안산 광덕고가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들 학교만의 특별한 방학 생활이 눈길을 끌고 있다. 광덕고는 늦봄과 가을 방학에 학생들이 팀을 꾸려 여행계획을 짜고 지도교사 한명을 골라 ‘따라체험’ 여행을 다녀온다. 또한 보평초는 이 방학 기간을 이용해 담임교사가 성적 부진학생을 일대일로 개인 지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경기도에 소재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은경(하원초 교사, 25세)씨는 “짧은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오면 분위기가 잘 안 잡힐 것 같아요. 교사와 학생들 간에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는데 그것이 익숙해지고 적용될만하면 방학이 되고 또 개학하면 다시 흐트러지고. 이게 계속 반복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같은 지역 내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기 중간에 방학이 생기면 행정 처리 문제가 많이 생길 거라 생각해요. 전학, 공문, 성적 처리 등 행정 업무가 많은데 중간에 방학이 생기면 이런 업무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해방 후 수십 년 동안 이어온 ‘2학기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주 오랜 시간 관습처럼 굳어진 제도이기 때문에 이것의 변화에는 많은 진통이 따를 것이다. 이미 몇몇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새로운 학기제가 더 많은 학교에 도입될지의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단계다. 하지만 변화를 선택하기 전, 이 제도의 주인공이 될 학생들과 이 제도가 자리 잡을 학교의 형편을 고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