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교과부는 ‘2013학년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평가계획’을 발표하면서, 예·체능계 비중이 50%가 넘는 대학은 앞으로 정부의 대학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대학평가에 참여하지 않으면 적어도 정부의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번 대책은 예·체능계 비율이 높은 예술대학들이 취업률 등의 일부 기준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부분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대학평가 기준에 ‘취업률’이 들어가게 되면서, 학생들이 졸업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예술대학들은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작년 부실대학 선정 당시에도 유독 예술계열 비율이 높은 학교들이 부실대학에 많이 선정되어, 예술대학의 평가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왔다. 그러나 교과부는 평가방식을 변경하기는커녕, 위험한 양자택일을 요구하고 있다.

부실대학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반발하는 추계예대 학생들의 시위

정부로부터의 지원을 받으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예술대학에게 불리한 평가기준을 감수하고 대학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구조조정이 걱정돼서 대학평가를 피하게 될 경우,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해 재정적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불공평한 기준으로 대학평가를 받아 하위 15% 학교가 되거나, 그것이 무서워서 대학 스스로 대학평가를 피하게 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술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마저 ‘취업률’이라는 잣대로 평가할 때, 그들의 상실감은 더욱 가중된다. 예술계열 학생들은 현재 대학평가 기준에서 ‘취업’으로 간주되는 4대보험이 적용되는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뿐더러, 그들의 예술적 능력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4대보험이 적용되는 직장을 들어갔냐 아니냐로 그들의 예술활동을 판단할 순 없다. 지금처럼 예술대학까지 일괄적으로 취업률을 따져서 평가하는 방식은, 예술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의 특성을 존중해주지 않는 것이다. 

교과부는 지금이라도 대학평가 계획을 수정하여, 예술대학과 같이 예·체능계 비중이 높은 학교는 대학평가 시 취업률 산정방식을 다르게 마련해야 한다. 교과부의 대학평가가 대학을 공정하게, 제대로 평가하는 지표가 되려면, 예술대학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위한 나름의 기준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불공정한 대학평가 기준 때문에 예·체능계열이나 예술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