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브랜드에 가방을 사러 갔다가 직원분이 마침 세일이라 가격이 괜찮게 나왔다고  추천하시길래 구매했죠, 근데 집에 와 인터넷을 찾아보니 세일금액이 아니라 정가더라구요, 몇 번이나 세일된 금액이 맞냐고 물어봤었는데..”

대학생 한모양의 이야기다. 그녀가 방학 후,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백화점 브랜드매장에서 가방을 구입했는데 백화점 측에서는 정가를 세일가로 속여서 판 것이다. 이후 한 양은 본사에 클레임(고객의 정당한 불만제기, 해당사항에 대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을 걸었지만 본사 측에서 돌아온 것은 “직원이 착오를 했다. 환불을 원하느냐.”식의 성의 없는 답변 뿐이었다. 이에 더 화가 난 한 양은 두 번째 클레임을 걸었고 그때에서야 죄송하다며 본사 측에서 금액의 30%를 돌려주었다. 하지만 소비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요구한 것인데 여러번 클레임을 걸어 무언가를 꼭 보상받아야만 하는 진상 고객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20대의 김모양은 얼마 전 백화점에서 나이트크림을 샀는데, 사용 중 얼굴이 화끈해지면서 피부 겉 표면이 벗겨졌다. 이상해서 확인해 보았더니 그 상품은 나이트크림이 아니라 피부의 각질을 벗겨내는 각질제거제였다, 김 모양은 매장에 연락해 자초지종을 얘기했지만 직원이 실수로 스티커를 잘못 부착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모양은 직원의 황당한 대응에 바로 본사로 연락했지만, 병원에서 진단서를 첨부해주면 약 값을 보내주겠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잘못된 제품은 교환하면 그만이지만, 피부가 벗겨지면서 입은 상처는 흉터로 남을 수 있는 민감한 문제였다. 백화점에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이유는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지불한 대가만큼 무언가 책임을 져 주리라는 신뢰가 있어서다. 하지만 매장과 본사 측에서 보이는 성의 없는 태도는 제품의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구매할 의향을 전혀 없게 만든다.

사람들이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까지 굳이 백화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서비스와 교환, 환불에 대한 편의가 좋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의 각 매장에서는 고객 서비스를 가장 우선시 생각해야하며, 실제로 각 백화점에서는 ‘고객만족대상’이라는 것을 선정하기도 한다. 이것은 ‘노드스트롬(nordstrom)’을 기반하고 있는 전략이다. 노드스트롬이란 미국의 거대 백화점들이 몰락할 즈음에 구성원들의 철저한 ‘고객중심’사고로 오히려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지출을 줄이려는 고객들의 입장이 되어 오히려 소비를 하게 만드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백화점은 소비자에게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소비자에게 친절서비스를 제공해준다.’는 사고를 기반으로 서비스 정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노드스트롬을 바탕으로 거대 백화점인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들이 ‘고객만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친절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고객들의 불만은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자신들이 ‘고객만족’을 가장 잘 실천하는 백화점으로 적극 홍보까지 하고 있지만, 친절서비스의 뿌리가 되는 요소를 찾아보기는 힘들며, 노드스트롬을 따라 하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노드스트롬이 되어 보겠다는 각오를 가진 백화점의 간부들은 매일 아침 브리핑을 통하여 직원들에게 친절교육을 시키고 모니터단원들을 선출해 매장감시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은 감시기간만 피하고 나면 좋은 점수를 받게 되고 결과만 따지면 마치 고객만족 서비스를 잘 실천한 것처럼 보인다. 이런식의 형식적인 교육과 감시만 지속되면, 지속적으로 클레임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고객중심, 고객만족을 직접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불만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손해도 감수할 줄 아는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팔고나면 끝이라는 태도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다시는 지갑을 열고 싶지 않게 만든다. 백화점으로서의 경쟁우위를 결정하는 서비스 즉 ‘고객만족 백화점’을 만들어 가지 못한다면 매출이나 명품매장 입점, 백화점의 규모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물건을 팔기 전 까지만 고객 앞에서 웃으며 인사하고, 모니터 점검만 피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고객들이 언제까지 눈 감아 줄 수는 없다.고객들은 물건을 구매하면서 정당한 금액을 지불하는 만큼 그에 걸 맞는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하고, 판매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고객에게 ‘친절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체제를 만들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고객들이 클레임을 거는 이유는 물질적인 보상심리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고객만족’ ‘친절 서비스’가 백화점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 또한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