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의 가계부채가 봉급 생활자의 1.4배나 된다.” “자영업자들 중에 수익이 없거나 적자인 이들이 전체 자영업자 수의  26.8%이다” 이러한 문구는 요 근래 신문이나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자영업자들은 더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의 프렌차이즈 기업과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의 자영업 선호 현상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우리 나라 자영업은 큰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을 살리기 위해 정부는 각종 정책을 내놓고, 시장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그 우수성을 은연 중 강조하는 등의 많은 노력이 사회 곳곳에서 보인다.  또한 대형 체인점보다 작은 가게들을 살리자는 주장이 점차 공론화되고 있다.





출처 : 조선비즈










  “내가 산 빵을 만드는 사람과 대면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아요.” 24살의 대학생 정선화(가명)씨는 평소에 동네 빵집을 자주 가는 이유에 대해서 말했다. 그녀는 동네 빵집에는 이 빵을 직접 만든 사람과 대면하고 있다라는 친밀감이 있으며, 그런 정서적 친밀감은 대형 체인점에서 느끼기 힘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녀처럼 대형 체인점 보다 주인의 개성이 묻어난 작은 가게들을 찾는 이들은 프랜차이즈 산업에선 느낄 수 없는 친밀감, 개성, 개인적 느낌 같은 것들이 작은 가게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나만의 빵집, 내 카페 같은, 단순한 가게의 차원을 넘어선 ‘나의 공간’이라는 개념이 생겨 난다니 멋지지 않은가?



  빵집, 카페와 같은 외식업에서부터 서점, 안경점까지 프랜차이즈 산업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 보장된 맛, 안정된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대형 체인점들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다. 한 달에 100만원을 채 벌지 못하는 자영업자 수가 약 300만 명이라는 경제적 사실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을 획일적으로 만들며 거리의 개성을 없애는 측면에서도 대형 체인점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이제 대한민국의 도시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들은 똑같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똑같은 서점에서 책을 사며 획일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여행을 어디로 가더라도 비슷한 도시 풍경과 똑같은 가게를 갈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오호 통재라.










                               작은 가게들로 이루어져 소비자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고 있는 삼청동 전경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작은 가게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는 가운데, 이러한 의문점이 생긴다. 자영업자 구제책이 대대적으로 마련되고 작은 가게를 이용하자는 캠페인이 일어난다면 소상공인들의 매출은 늘어나고 그들은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대답은 No일 것이다. 구제책은 일시적인 것들일 것이고, 범국민적으로 ‘작은 가게 애용 운동’이 일어난다고 해도 자영업자간 수익 경쟁이 더 심해 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척박한 땅에서 그들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이 놓친 것들이 있다. 바로 SBS(Story, Beauty, Specialty)이다. 특히 그 중에서 간극이 가장 크고, 두드러지는 요소가 바로 B, beauty이다. 흔히 일정한 기술과 자본만 있으면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사업이라고 일컬어지는 제빵사업에서 그 예를 찾아보자. 예전에야 일정한 자본과 기술로 제빵사업을 할 수 있었겠지만, 소규모 제빵사업이야 말로 SBS의 요소가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사업이다. 빵의 주 구매층인 젊은 세대들은 빵의 품질과 빵집의 분위기에 대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렸을 적부터 빵을 즐겨왔고,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온갖 종류의 빵을 섭렵한다. 게다가 외국 문화와 익숙해 외국의 빵 문화와 그들의 빵집 풍경에 대한 어떤 동경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대형 베이커리 체인점을 자주 이용하는 22세의 대학생 김지영(가명)씨에게 동네 베이커리에 대한 인식을 물어보았다. “빵의 종류도 얼마 없기도 하고, 가게 자체도 촌스럽다는 느낌이 있어요.”



  현재 프랜차이즈 카페, 빵집등의 주고객층인 20,30대들은 자영업 종사자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40,50대와 완전히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고등 교육, 수많은 정보, 외국문화와 활발한 교류 등으로 기성세대와는 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다. 40,50대들에게는 ‘이 정도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제품이 젊은 세대들의 기준에는 못 미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단순히 세대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두 세대가 겪은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차이가 더욱 심하다. 즉 아무리 정부에서 부양정책을 마련하고, 매체에서 작은 가게 이용을 장려하지만, 충분히 어필이 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1997년 IMF 이후 우리 나라의 자영업자 수는 약 528만 명 정도로, 인구에 비해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 직장을 다니고 있던 세대들이 명예퇴직 등으로 대거 자영업으로 몰리고, 거기다 대형 프랜차이즈 사업이 가세하면서 자영업자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단순한 차원이 아닌 좀 더 넓은 시각으로 가게가 소비자를 ‘동하게’ 하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한 가게가 성공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사실만큼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은 무엇이 촌스러운지, 세련된 것인지 알 만큼 그 수준이 높아졌고, 이것은 베이비 붐 세대의 감각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렇기에 자영업자들은 주 소비층이 되어가는 20,30대들을 잡기 위해선 그들의 감각을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