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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이슈] 어린이집 집단 휴원, 무엇을 위한 보육료 인상인가?

27일 전국의 민간 어린이집들이 집단 휴원을 시작했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실제로 문을 닫은 어린이집은 거의 없었다.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어린이집 796곳 중 751곳이 정상 운영을 하거나 당직 교사를 배치해 운영하고 있었다. 휴원에 동참하기로 했던 어린이집 대부분은 “학부모들의 강한 요구와 아이들 때문에 휴원할 수 없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 어린이집 총연합회가 ‘완전 휴원’을 하겠다고 경고한 29일에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들 중 많은 수가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이다.
출처 연합뉴스
한국 어린이집 총연합회가 집단 휴원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정부의 형편없는 무상보육료 지원이었다. 정부는 2009년 만 5세 아이의 표준교육비를 28만 4000원으로 발표해놓고, 올해 70% 수준인 20만원만을 지원하고 있다. 총연합회는 “아이들을 돌보는 돈이 애완견 맡기는 비용만도 못하다”며 정부 보육료 100% 지원을 요구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관리를 받는 유치원은 아이 1인당 5만~10만원의 추가 비용을 정부에 청구할 수 있지만,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의 규제 하에 있기 때문에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도 집단 휴원의 이유 중 하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힘드신 것도 알겠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갑자기 이렇게 된 게 서운할 따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언론의 반응 역시 하나같이 차갑다. 어린이집 휴원 때문에 아이를 맡길 곳을 잃은 맞벌이 부부는 고려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이들을 ‘인질’로 삼았다는 말까지도 한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정부의 잘못이 크다. 작년 12월 한 유치원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한 어린이집 교사는 “점심시간도 없이 주 60시간을 일하지만 근로시간이 인정되지 않는데다 월급은 143만원밖에 받지 못한다”며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고 토로했다. 보육시설 환경의 어려움 때문에 발생하는 어린이집 사고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해결책 제시 없이 무조건 ‘자녀를 많이 낳으라’고만 권고한다. 얼마 전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30만원 보조금 지급을 하기로 했지만 이는 ‘돈을 더 줄테니 계속 소처럼 일하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번 집단 휴원은 근본적 대책 없이 금전적 대가로만 사태를 모면하려는 정부의 대응에 대한 좋은 일침이 될 것이다.
출처 뉴스1
한편 민간 어린이집의 이번 휴업이 ”어린이집 원장들만을 위한 집단행동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어린이집 중 38% 이상이 민간 어린이집인 현재 원장이 보육료를 빼돌려 아이들에게 형편없는 급식을 제공하거나 교사들에게 생활유지도 힘든 수준의 봉급을 주는 사례는 빈번하게 발견되고 있다.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집단 행동이 성공해도 과연 교사도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집단 휴원은 어린이집 교육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로서의 교사와 양질의 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위해 얼마만큼의 보육료가 어떠한 방식으로 쓰여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휴원은 소수의 이익을 위한 칭얼대기로 그칠 수 있다. 정부는 어린이집 교육 환경과 노동 환경에 대한 배경 지식을 토대로 현실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slowalk

    2012년 3월 5일 01:35

    맞벌이 부부로 살아가는 젊은 부부들에게는 아이를 맘 놓고 맡기고 일하러 갈 수 있는 어린이집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 같은데요. 2월 27일부터 3월 3일까지 예정되었던 민간 어린이집 집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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