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과 건국대학교를 잇는 102번 광역버스 안, 학교로 향하는 나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두려움이었다. 항상 그래왔듯 버스는 시속 90km로 달리고 있었고 출입문까지 가득 찬 사람들로 인해 기사님은 사이드 미러가 안 보인다며 불평하셨기 때문이다. 얼마 전 발생했다던 광역버스 사고가 떠오르면서 이러다가 나도 뉴스에 나오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느리지만 안전한 지하철을 버리고 좌석버스를 택한 내 게으름을 자책하다 의문이 들었다. ‘서서 타는데 왜 좌석버스인 거지?’

출퇴근 시간마다 발생하는 광역버스 초과승차 출처:오마이뉴스

흔히 빨간버스로 불리는 광역버스는 좌석버스에 속한다. 수도권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기능을 하고 있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노선이 대부분이다. 고속도로의 위험성 때문에 시내버스와는 달리 모든 승객들이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따라서 좌석버스를 서서 타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불법은 매일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의 광역버스 중 고속도로 또는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는 102개 노선의 80%가 정원을 초과하여 운행하고 있다.(경기개발연구원, 2012) 이유는 간단하다. 좌석에 비해 승객이 많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새로운 의문이 생긴다. ‘승객이 많으니 버스를 증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 나와 비슷한 의문을 가진 승객이 있었다. 과도한 승객들로 인해 불쾌해진 어느 아저씨께서 기사님과 벌이셨던 언쟁을 떠올렸다. 아저씨 왈 “사람이 너무 많으면 그만 태워야지, 계속 태우면 쓰나!” 기사님 왈 “그러면 손님들한테 안태워줬다고 민원 들어와요” 아저씨 지지 않고 왈 “그러면 버스를 늘려야지 만날 이러고 다녀야 해?” 기사님 마지막으로 왈 “서울시에서 차 막힌다고 증차를 못하게 하는데 어떻게 해요?”

서울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곳곳에서 몰려드는 통근자들로 인해 출퇴근 시간마다 도로가 포화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증차를 허가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은 차량을 이용한 도로교통에 의존하는 비율이 70%로, 국제적으로도 교통체증이 매우 심한 편에 속한다. 서울시는 교통 체증을 막기 위해 광역버스 증차를 통제하고, 이에 따라 버스회사는 승객을 초과 탑승시키며 과속하게 되고, 승객들은 불편과 위험을 겪고 있는 것이다. 경찰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아서 광역버스 초과탑승을 단속하지 않고 있다. 일례로 지난 6월 경찰청 홈페이지에 한 시민이 광역버스 단속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으나 경찰청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광역 노선버스는 출퇴근시간 승객은 많고 버스는 한정돼 변칙 운용되고 있다. 경찰에서 단속을 강화하면 승객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은 당연하다”

2010년 발생한 사고. 사진속의 9000번 버스는 성남과 서울을 잇는 광역버스이다. 출처:연합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있었다. M버스가 대표적이다. M버스는 정류장 수를 줄여 운행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서울시 교통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개발된 광역버스이다. 그러나 2008년 도입된 이후 몇 해가 지났음에도 가시적인 변화가 없어 새로운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이층버스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승차 인원을 대폭 확장하여 광역버스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상이다. 그러나 버스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출퇴근 시간 이외에는 수익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가 남아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광역버스 문제 해결에 지속적으로 힘쓰는 것은 당연하다. 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초과탑승이 매일 곳곳에서 이루어짐에도 이를 단속하지 못하는 상황은, 스스로에게도 웃지 못할 아이러니일 것이기 때문이다. ‘좌석’버스에 손잡이는 왜 그리 많이 달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