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know you…”로 시작하는 Falling slowly라는 곡은 아마 많은 사람들의 귀에 익숙할 것이다. 바로 영화 원스에 삽입되어서 인기를 끈 곡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잉글로바는 2007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영화 원스는 거리에서 음악을 부르는 남자(글렌 한사드)와 그 남자의 재능과 상처를 알아본 여자(마르게타 잉글로바)의 애잔한 사랑을 담은 음악 영화이다. 그리고 한사드와 잉글로바는 영화를 찍으며 사랑에 빠졌고, 이들의 밴드 ‘스웰 시즌’도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원스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원스 어게인’은 이 둘이 함께 떠난 2년여의 월드투어 과정을 기록한 흑백의 다큐멘터리이다.

Track1 : Falling slowly

영화 원스에서 그들은 아름다웠다. 그 후 실제로 연인 사이가 되었음을 밝히고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던 그들은 충분히 아름답고 행복해 보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잉글로바는 “꿈이 아무리 힘겨워도 당당하게 꿈을 꾸고 포기하지 마세요.” 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녀의 소감처럼 그들은 사랑도 이루고 음악적으로 전성기를 누리며 꿈을 이룬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월드투어를 하며 세계 여기저기를 돌아야하면서 조금씩 위태로워지기 시작한 그들의 관계. 그들의 사랑은 정점에서 서서히 내려가기(Falling slowly) 시작한다.

Track2 : Trying to pull myself away

글렌 한사드와 마르케타 잉글로바는 무려 19살 차이가 나는 연인이었다. 영화 ‘원스’에서는 마르케타가 아이가 있는 유부녀로 그려졌었지만 실제로 마르케타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을 때의 나이는 18살에 불과했다. 매일매일 새로운 곳에서 공연을 하고 팬들에게 둘러싸이는   마르케타는 팬들이 문밖에서 기다린다는 얘기를 듣고 “스타놀이 같은 거 적응이 안 된다. 꼭 몸을 파는 느낌이 든다”며 울먹인다. 하지만 학교를 그만두고 13살 때부터 밴드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거리 공연을 한 글렌는 이런 마르케타를 이해하기 힘들다. 항상 글렌과 음악적 교감을 나누던 마르케타는 어쩌면 그동안 글렌이 만들어 놓은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Trying to pull myself away), 그리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에게서 벗어나 자유롭게 음악활동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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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3 : Leave

한편 대중의 높은 기대에 맞춰야한다는 생각에 글렌은 점점 마르게타와 거리를 두게 되고 우울해지는 일이 많아진다. 그는 무대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생각과 고민에 휩쌓인다. 마르케타는 글렌을 위로해주려고 최대한 노력하는데, 팬들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그녀의 고민을 그가 이해하기 힘들어 했듯이 마르케타 역시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지치게 된다. 결국 이들은 노천카페에서 약간은 유치하고 치사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싸우다 헤어진다(Le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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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바로 흑백영화라는 점이다. 글렌과 마르케타의 쓸쓸한 정서가 흑백영화에서 더욱 부각됐고, 흑백이라 답답하다는 느낌보다는 더 사실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쉬운 점은 그들의 음악이 주가 되지는 않았다는 점인데, 영화 ‘원스’에서 느낀 음악적 감동을 온전히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현실이 그들의 노래만큼이나 애잔하기 때문에 음악이 없어도 부족한 느낌은 없다.

현재 마르케타는 다른 남자와 결혼한 뒤 음악 활동을 계속 하고 있으며, 글렌 역시 보노나 에디 베더와 같은 뮤지션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들의 사랑은 ‘낫 어게인’이지만 그들이 영화 ‘원스’에서 보여줬던 감동의 흔적과 그들이 인기를 누리면서 겪은 현실은 영화 제목처럼 ‘원스 어게인’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