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입니다.” 최근 들어 많이 듣게 되는 말이다. 4월 총선이나, 12월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여러 곳에서 여론조사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받은 의견들을 추려 조사결과를 내고 이는 각종 신문, 방송 매체 등을 통해 전국으로 보도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여기까지 일반적인 여론조사의 방법이다.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 통계를 내고 다시 그 사람들에게 결과를 전달하는 아주 간단한 방식이다. 하지만 여기엔 많은 문제가 있다. 조사 시기, 표본크기, 실제 사용된 설문, 캐어묻기의 정도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쉽게 동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주차에 실시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의 조사결과는 달랐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안철수 원장, 문재인 상임고문을 주축으로 하는 대선 후보 다자구도 조사에서 안 원장과 문 고문의 지지율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갤럽’에서 안 원장은 22%, 문 고문은 15%의 지지율이 나온 반면 ‘리얼미터’에서는 안 원장 17.3%, 문 고문 19%의 지지율이 나왔다. ‘한국갤럽’의 조사는 ‘리얼미터’에 비해 안 원장은 4.7% 높게, 문 고문은 4% 낮게 나와 두 후보의 지지율 순위가 바뀐 것이다.

출처 - 한국갤럽
출처 - 리얼미터

두 기관 모두 같은 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을 사용했다. RDD방식이란 ‘임의전화걸기’란 뜻으로 컴퓨터를 이용해 지역번호와 국번을 제외한 마지막 4자리를 무작위로 생성해 전화를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왜 결과는 달랐을까? ‘한국갤럽’은 휴대전화 100% RDD이었던 반면 ‘리얼미터’는 휴대전화 20%, 유선전화 80% RDD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은 휴대전화를, ‘리얼미터’는 유선전화를 주로 이용한 것이다. 이는 ‘한국갤럽’ 조사에는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반면 ‘리얼미터’ 조사에는 가정주부 등 주로 집에 있는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 누가 참여했는지가 두 여론조사에서 차이를 발생시킨 것이다.

작년 7월에도 이 같은 문제가 있었다. ‘서울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지지율은 22.9%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 때 ‘뉴시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위원장의 지지율은 37.9%에 달했다. 박 위원장의 지지율이 두 조사에서 오차범위를 넘는 15%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 조사도 그 방식에서 차이가 있었다.  ‘서울신문’의 조사는 전화응답방식을 이용했고 ‘뉴시스’의 조사는 ARS방식을 이용했다. 전화응답방식은 면접원이 직접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를 하는 반면 ARS방식은 미리 녹음된 음성을 이용해 자동으로 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ARS방식이 상대적으로 무응답과 장난응답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두 조사결과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 또한 그 방법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발생시켰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여론조사를 접하는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다양한 만큼 그 결과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한국갤럽’의 조사를 봤다면 안철수 원장을 문재인 고문보다 우위로 볼 것이다. ‘리얼미터’는 오히려 문 고문을 우위로 두고 있는데도 말이다. 즉, 어떤 신문, 어떤 방송을 보는가에 따라 후보에 대한 인식은 바뀔 수 있다. 이에 대해 자영업을 하고 있는 차남수(57)씨도 “곧 총선이라 그런지 요즘 여론조사를 많이 봐요. 그런데 신문마다 그 결과가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결과를 믿어야 될지 모를 때가 많은데 이런 점이 개선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2012년은 총선, 대선 등 규모 큰 선거가 이루어지는 해이다. 시기 상 여론조사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조사하더라도 그 방식에서 결과는 다양하게 도출될 수 있다. 이에 여론조사 자체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유권자들은 어느 해보다 각자의 의견을 확고하게 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여론조사의 홍수 속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론조사를 전적으로 믿기보다는 유권자들이 각종 후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지속적인 관찰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