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핵안보 정상회의의 문을 연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었다. 실제 정상회의의 시작은 내일이지만 두 명의 대통령이 만나 입을 맞춘 상징적 성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예상했듯 두 대통령의 대화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난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 등 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양국간 연합방위 태세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플로토늄이나 우라늄 같은 핵물질로 만든 무기를 탑재해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체를 막으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두 정상의 말은 타당한 면이 있다. 문제는 핵 억제를 위한 외침이 북한처럼 적국으로 명시된 곳이나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에 국한됐다는 점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국가이며 한국은 핵 에너지 팽창의도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반쪽짜리 핵안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해 핵 에너지 사용에 빨간불이 켜졌음에도 이에 대한 논의가 빠진 것도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세계일보


이번 회의는 기존의 핵 테러 위협 방지, 핵물질의 불법거래 방지, 핵물질 및 시설의 방호 방안, 원자력 안전방안 등뿐만 아니라 핵 물질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자리다. G20 정상회의와 성격이 다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핵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50여 개국 정상들이 모이는 자리가 구성되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1차 회의에선 우크라이나, 멕시코 등이 고농축 우라늄 폐기를, 칠레와 캐나다는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전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는 34톤에 이르는 플루토늄의 폐기에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정도의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반핵 단체들은 핵무기의 폐기와 핵 에너지 비율을 줄이자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무시하는 듯하다. 일본 반핵운동가인 사토 다이스케 반핵아시아 포럼 사무국장의 입국을 거부했고 반핵 시위에는 공권력을 투입했다. 이 대통령은 핵 에너지의 정당성에 대해 수차례 공언했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4개 야당을 포함한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 발족했고 원전 건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척에서는 반대 집회가 벌어졌다.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벌어진 반핵시위. ⓒ 오마이뉴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벌어진 사고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사고 후속조치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일 뿐이다. 얼마 전에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었던 다보스포럼이 자신들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핵안보정상회의가 제 2의 다보스포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