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순심이’는 가수 이효리를 떠올렸을 때 ‘핑클’보다 먼저 생각나는 단어다. 방송 활동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으로 ‘소셜테이너’라는 명칭을 얻게 된 이효리. 그에게 ‘유기견’ , ‘길냥이’와 같은 단어가 따라 붙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그는 트위터 뿐만 아니라 ‘이효리의 강아지를,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유기동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학생활, 직장생활을 하며 ‘유기동물’을 기르는 20대가 있다.

전북에서 광고디자인 일을 하고 있는 24세 김가혜씨는 유기견 ‘하찌’를 기르고 있다. ‘하찌’와의 첫 만남을 묻자 김가혜씨는 “하찌를 처음 본 장소는 큰 도로였어요. 사람들한테 밟히고, 자전거에 치이고 하는 걸 먼저 보게됐죠. 하찌가 위험천만하게 큰 찻 길을 건너려고 했던 모습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라고 입을 뗐다. “주인을 찾아주려고 인터넷 카페, 미투데이, 페이스북, 트위터까지 이곳저곳에 글을 올려봤어요. 그렇게 글을 올리고 기다려봤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었어요. 그렇게 지난 2월부터 하찌와 함께 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털갈이 하는 하찌

그러나 하찌를 처음 본 주변의 시선은 차가웠다. 하찌를 안고 있는 김가혜씨에게 돌아온 말은 “더럽고, 병 옮으니까 버려.”였다. 이에 대해 김가혜씨는 “버림받은 강아지라 눈치를 많이 봐요. 하찌는 대, 소변도 잘 가리고, 잘 짖지도 않아요. 게다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쳐다보며 애교를 부리는데 어떻게 내 칠 수 있겠어요.”라고 말하며 하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요즘은 버리라고 했던 사람들도 하찌 사진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예쁘다’고 해요.”라고 덧붙였다.

김가혜씨는 “한 때 예쁨 받고, 사랑 받으면서 지내던 강아지들이 ‘어릴 땐 작아서 예뻤지만, 커지니까 싫다’는 이유로 관리도 못 받고, 버림받는 것 보면 내다 버린 사람들이 오히려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애완견을 유기하는 현상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유기견 수는 매 년 증가하고 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한 해, 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유기견의 수는 약 4~5천 마리 정도다. 버려진 유기견을 3일 내 분양하지 못하면, 안락사 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유기견 보호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그 수는 약 380곳이다. 그러나 유기견 수에 비하면 많지 않은 숫자다.

상지대에 재학 중인 22세 손경지씨는 두 마리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 그 중 길냥이 ‘곰돌이’가 있다. ‘곰돌이’의 첫 인상이 어땠는지 묻자 “곰돌이는 붙임성이 좋은 편이었어요. 다른 길냥이들은 경계를 많이 하는데, 곰돌이는 오라고 하니까 잘 오고 밥도 잘 먹었어요. 그런데 사료나 고양이 간식 말고, 사람음식은 안 먹었어요. 그래서 ‘누가 키우다 버린 고양이구나’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손경지씨는 학교를 다니며 ‘곰돌이’를 기르고 있다. 이 부분에서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사실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어요. 굳이 한 가지를 꼽으라면 집을 어지럽힌다는 것이 있겠죠.”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오해 하는 것이 양육비가 많이 들지 않을까 하는 부분인데, 한 달에 3만원도 안 들어요. 주로 사료나 간식, 배변모래를 사죠.”라고 덧붙였다.

손경지씨와 곰돌이의 모습

손경지씨는 곰돌이가 있어 좋은 부분에 대해 “혼자 사는 집이었는데, 이제는 집에 곰돌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돼요. 어느 날은 술을 마시고 화가 나서 울고 있는데, 곰돌이가 옆에 딱 지키고 앉아 저를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렇게 곰돌이를 안고 잠든 적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애완동물을 기르려는 20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지금 애완동물을 기르려는 사람은 순간의 혹하는 마음으로 ‘키워야지’하는 것 보다 잘 키울 수 있는지 신중하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덧붙여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는 사람들은 못 기르는 상황이 생기면, 시간이 들고 귀찮아도 다른 사람에게 분양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더 이상 유기동물이 생기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키울만큼 키우고나니 귀찮고, 다 커서 징그럽다’는 이유로 유기동물의 수는 매 년 증가하고 있다. 그나마 연예인 이효리가 앞장 서 ‘유기동물’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런데 유기동물을 기르는 20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돈이 많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유기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니었다. 유기동물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 기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애완동물을 기르려는 20대가 있다면, ‘유기동물’과 인연을 맺는 것은 어떨까. 함께 하면서 느끼는 행복이 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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