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20대 국회의원은 없었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올해 초부터 다수의 20대 국회의원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실시 됐었다. 비례대표 명부에 새누리당은 20대 4명을, 민주통합당은 당선 가능권에 20대 2명을 배치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300명의 평균나이는 53.9세로 18대의 53.5세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비례대표 명단이 확정되었을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새누리당의 후보명단에는 20대가 아예 없었고, 민주통합당의 20대 청년대표는 ‘당선 불가능권’으로 밀려났다.

20대는 국회의 문을 열지 못했다.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13명의 20대 후보들은 평균 7.6%의 지지율로 모두 낙선했다. 7.6%의 지지율도 전국적 이슈몰이를 했던 새누리당 손수조(27, 부산 사상) 후보를 제외하면 평균 4.6%로 뚝 떨어진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단일후보로 지역구에 공천됐던 통합진보당 이지애(29, 경북 구미을) 후보와 김관희(29, 광주 동구) 후보도 각각 2위와 4위에 그쳤다. 민주통합당의 슈스케식 청년비례대표 오디션 ‘락파티’에서 살아남은 20대 청년대표 정은혜(28), 안상현(29) 씨도 각각 27, 28번으로 순위가 밀리며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총선을 앞두고 탄생한 청년당의 도전은 도전에 그치게 됐다. 세 명의 20대 지역구 후보자들은 나란히 4위로 레이스를 마감했고, 정당투표에서도 0.3%의 지지에 만족해야 했다.

30대 당선자도 18대의 7명과 큰 차이 없는 9명에 그쳤다. 여기에는 만나이가 아닌 한국식 나이를 기준으로 하면 40대인 새누리당 김상민(38, 비례대표 22순위), 새누리당 김세연(39, 부산 금정), 민주당 이언주(39, 경기 광명을) 당선자도 포함된다. 30대 당선자들을 기준으로 보아도 정치권의 ‘청년 바람’은 온데간데없다. 새누리당의 30대 당선자들은 논문 표절로 논란이 된 문대성(35, 부산 사하갑), 세계경제포럼에서 활동한 이재영(36, 비례대표 24순위), 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35, 비례대표 15순위). 이들이 의정 활동에서 청년 문제를 다룰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나마 청년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것을 국회 입성의 목표로 두고 있는 30대 당선자들은 민주통합당 ‘락파티’ 출신인 김광진(30), 장하나(34)와 통합진보당 ‘위대한 진출’ 출신의 김재연(31) 세 사람 뿐이다.

ⓒ 청년유권자연맹

빈 수레가 요란했던 결과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청년들의 국회 입성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수치로 본 최종 결과는 예전만도 못하다. 이인제, 이해찬, 정몽준(이상 13대), 신계륜(14대), 추미애(15대), 송영길, 원희룡, 임종석(이상 16대) 등의 정치인들이 30대에 국회에 입성했다는 점이나 17대 총선 때 지역구에서만 무려 23명의 30대 당선자가 나왔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이번 선거의 결과는 더더욱 아쉽다. 정치권이 20대의 정치참여를 주도하는 형국이 결국 20대가 정치권에게 이용만 당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이 들어맞는 듯한 지점이다.

민주통합당의 ‘락파티’를 통해 청년비례대표후보가 되었으나 낙선한 정은혜 씨는 “청년비례대표 오디션을 흥행시키려는 노력도 딱히 없었으니, 흥행에 이용당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당 차원에서 청년 국회의원을 만드는 일을 크게 신경쓰지 않은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청년대표가 된 정은혜 씨는 당초 ‘당선 가능권’에 공천시킨다던 약속과는 달리, ‘당선 불가능권’인 27번에 배치됐다. 그마저도 최초에는 29번에 배치되었다가 앞 순위 후보의 사퇴로 순번이 당겨진 것이다. 정 씨는 “많은 유력 정치인들이 그들이 20대, 30대일 때 정계에 입문해 정치 감각을 키웠으나, 현재 국회에는 20대, 30대가 완전히 비었다”며 “이번 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이 높게 나오는 등 토대가 조성되고 있는만큼, 다음 지방선거나 총선에서는 20대 정치인이 등장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 연예인이 연습생 트레이닝을 받는 것처럼 젊은 정치인들도 교육을 받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왼쪽부터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장하나 씨 ⓒ 오마이뉴스

아쉽지만 성과는 분명히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청년단체 ‘표를 품은 청년’의 이한솔 씨는 “20대 국회의원은 나오지 않았지만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청년을 대표한다는 말을 내걸고 국회에 진입한 당선자들이 있다는 점에서, 아직 부족하지만 과거에 비해 나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적으로는 퇴보했지만 질적으로는 진보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그렇다면 문제는 19대 국회에서 과연 청년 정책은 힘을 얻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표를 품은 청년’의 이한솔 씨는 “2030세대의 투표율도 높아져 충분히 정책에 대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총선 이후에도 정책간담회 등을 통해 청년층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정은혜 씨도 “3명의 청년대표는 수적으로 부족하다. 그러므로 청년들이 의원들에게 권력을 실어주어야 한다. 청년들의 조직화, 세력화를 통해 청년의 정치적 권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낙선했지만 청년들을 많이 만나면서 청년정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안팎으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정치권이 20대에 많은 관심을 보였음에도, 결국 이번에도 20대 국회의원은 없었다. 그러나 또 다시 다음 번이 있다. 투표율은 높아졌고, 청년정책은 여전히 중요한 의제로 남아 있다. 19대 국회에서 ‘청년대표 국회의원’들이 청년정책을 잘 추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다름 아닌 ‘청년들의 끊임 없는 요구와 관심’일 것이다. 청년 국회의원들의 의정 활동과 청년정책의 입법,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