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신촌 살인사건’의 전말이 사건 발생 3일만에 윤곽을 드러냈다. 피해자인 대학생 김모씨를 살해하는 데 가담한 것은 결국 전 여자친구 홍모양 등 총 세 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사건이 일어난 후, 잔인한 범행 수법을 뒤로 하고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엉뚱하게도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과 ‘오컬트 문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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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일 오후부터 살인사건이 벌어진 원인에 대한 보도가 시작됐다. 경찰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단순한 의혹을 제기했을 뿐이었지만 언론은 성급했다. 주요 뉴스의 헤드라인은 ”카톡’ 삼각관계가 살인으로’, ‘카카오톡이 부른 참사’, ‘카카오톡, 삼각관계 … 신촌 잔혹 살인사건 전말은’ 등이었다. 정확한 사실은 사건 당사자들이 카카오톡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를 통해 갈등을 빚기도 했고, 그 갈등이 ‘살인’이라는 참극으로 이어진 것도 맞다. 그러나 위의 헤드라인들은 마치 그들이 ‘카카오톡’을 통해 얘기를 나눴기 ‘때문에’ 살인을 하게 됐다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카카오톡이 살인을 부추겼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날인 3일에는 ‘오컬트’가 가담해 사건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피의자 세 명 모두 신비적, 초자연적 존재를 믿는 ‘오컬트 문화’ 관련 카페에 가입돼있다는 사실을 놓고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언론은 수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사건의 내막이 오컬트 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3일 “사령카페 활동을 직접적 살해 동기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사건 발생 후 사흘 간 살인의 원인이 카카오톡이었다가, 삼각관계였다가, 오컬트 때문인 것으로 계속 바뀌어 보도됐지만, 이것들이 범행의 직접적 원인은 아닌 것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는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 게다가 내용은 차치하고 존중받아 마땅한 오컬트 문화와, 영문도 모르고 매를 맞은 카카오톡은 이번 사건으로 큰 피해를 봤다. 우리는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로 인해 엉뚱한 사람이 비난을 받았던 사건들을 잘 알고 있다. 대표적인 최근 사례가 ‘악마 에쿠스’ 사건이다. 한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에쿠스 한 대가 트렁크에 개를 매달아 달리고 있었다’는 설명과 함께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되면서 해당 에쿠스는 ‘악마’가 됐다. 당시 언론은 이 뿐 아니라 가수 이효리, 린 등 유명인들의 비판 트윗까지도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악마 에쿠스’에 대한 비난을 부추겼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당사자가 오히려 선행을 하려다 고의 없는 행동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 제 3자의 장난으로 오히려 당사자가 더 큰 피해를 봤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신이 나서 ‘에쿠스 때리기’를 하던 언론은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당시 언론의 부추김에 동조하던 누리꾼들은 비난의 화살을 이효리 씨의 경솔함으로 돌렸다. 이번 신촌 사건에서 누리꾼들은 가해자가 누구인지 드러나자 ‘신상 털기’를 시작했다. 언론은 곧바로 누리꾼들의 ‘신상 털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우려의 기사를 냈다. 그러나 ‘악마 에쿠스’ 당시 누리꾼들이 대상을 바꿔가며 비난하기 바빴던 것과, 이번 신촌 사건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무차별 신상털기’가 시작된 것 모두 그 발단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