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에쿠스’ 논란이 뜨겁다. 강아지를 트렁크에 매달고 운전한 차주를 처벌하자는 아고라 청원글로 시작된 이 논란은, 경찰의 ‘혐의 없음’ 수사결과로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고의성이 없었다는 차주의 해명에 의심을 품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비난의 화살은 경찰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강하게 비난하는 이들 중에는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일례로 네티즌 ‘리치**프’는 “나도 반려견을 키웁니다..(중략)..동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인간도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됩니다.”라는 댓글을 아고라에 남겼다.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이번사건과 같은 동물학대에 더 큰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위선적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네티즌 ‘골*앗’은 아고라에 “자연 속에서 살게 해주지 못할 거면 동물 사랑한다고 할 자격이 없다”라는 댓글을 남기는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과의 논쟁을 벌였다. ‘골*앗’은 강아지에게 행해지는 중성화수술 등을 예로 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 역시 동물학대의 한 방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부정적 입장에 대해, 실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이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강아지 한 마리를 12년 째 키우고 있는 김규식씨(25)는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정말로 강아지를 행복하게 하는 것 인지 아직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강아지는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지내면서, 이미 사람 없이는 살기 어려운 동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키우는 강아지에게 “넌 이렇게 잘 먹여주고 재워주는 주인 만난 걸 고마워해야 해”라고 장난처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평생 자연 상태의 먹이대신 사료를 먹고사는 강아지가 행복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중성화수술에 대해서는 ‘강아지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시키지 않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고양이 두 마리와 고슴도치를 키우고 있는 조은별씨(24)는 자신의 고양이를 예로 들며 중성화수술이 동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고양이는 발정기가 올 때면, 하루 종일 울고 밥도 못 먹는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의 대부분은 중성화수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또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오히려 동물에게 힘든 삶을 주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미 야생에서 살기 어려워진 동물들과 인간이 함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타협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려동물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동물에게 사랑을 주려고 이를 구입하지만 인간에 손에 길러지는 동물들은 행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반려동물의 구매는 불행한 삶이 예정된 동물이 계속해서 태어나는 악순환을 지속시키는 일이다. 이 같은 반대의견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할 만한 캠페인이 있다. 유기견 입양을 권유하는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이다. 캠페인이 전개되는 주된 의도는 유기견에 대한 관심 촉구일 테지만, 유기견 입양은 반려동물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려동물 비판의 내용 중 하나는 반려동물구입으로 인해 지속되는 반려동물 생산구조이기 때문이다. 구입하는 이가 없으면, 힘든 삶이 예정된 반려동물의 탄생도 없지 않느냐는 비판이다. 그러나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의 경우 이미 태어난 반려동물의 입양을 권유하기 때문에 이 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보호시설에 입소한 동물은 10일 후 안락사되는데 폐사,안락사 비율은 50%에 달한다.

반려동물이 과연 행복한 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힘들다. 그러나 한 해 10만 마리의 동물이 버려지고, 서울시에서만 한해 1만 8천여 마리가 보호시설에 들어가는 현실(2010, 서울시)은 동물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태도가 그리 진중하지 못함을 나타낸다. 이에 대해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의 전지영팀장은 ‘동물들이 돈만 내면 가질 수 있는 물건처럼 인식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려’의 사전적 정의는 ‘짝이 되는 동무’이다. 반려동물이 행복한 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짝이 되는 동무를 쓰고 버리는 물건으로 인식하는 일만은 없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