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낭만이 사라지고 있다고들 한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동아리나 학생회에 하나쯤은 가입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취미활동을 즐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졌지만 점점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신입생들은 시간은 많이 들여야 하고 스펙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공연 분과 동아리나 학술 동아리를 기피하고 있다. 상당한 시간 투자가 필요한 학생회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3월 8일 MBN에는 ‘취업에 도움 되는 동아리 인기 폭발’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극심한 취업난 때문인지 취업 관련 동아리는 호황이지만, 취미나 학술 동아리는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아리를 통해 그리고 학생회를 통해 대학생활의 행복과 낭만을 찾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을 찾아가 보았다. 이들과의 만남은 동아리와 학생회를 하는 이유와 더불어 각 동아리별로 차이가 있는 속사정과 그들만의 고민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서울여자대학교 왕아름씨(21살)는 사진 동아리 ‘여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동아리라면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사진을 출력하기 위해 암실에서 밤을 새기도 하고 공강 시간에도 틈틈이 동방을 찾아야 할 만큼 동아리 일정이 빡빡하다. 여아의 경우는 한 학번 당 다섯 명 정도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동아리 운영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한다. 왕아름씨는 “한 학번 당 다섯 명 이라면 그렇게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이에 대해 큰 불만은 없다.” 라고 말한다. 많은 회원을 받기보다도 진짜 하고 싶은 사람을 중심으로 소규모로 운영이 되는 것이 오히려 여아의 강점이다. 
그렇다면 벤처 창업 동아리인 무한비트의 경우는 어떨까? 벤처 창업 동아리라고 하니 ‘스펙 쌓기’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무한비트에서 활동을 했고 지금은 동아리 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영선씨(23살)는 “처음엔 다들 스펙 쌓는 동아리라고 많이들 생각해요” 라고 말하며 웃었다. 무한비트의 경우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느낌과 다른 학교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연합동아리라는 강점 때문에 처음엔 관심을 갖는 새내기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자신이 나서서 공모전에 나가서 상을 타거나 하지 않는 이상 스펙과는 거리가 멀어서 실망하고 나가는 학생들 또한 많다. 그렇다면 강영선씨가 무한비트에서 활동하고 동아리 연합회 회장까지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강영선씨는 “사람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것에 더불어 창업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았다. 같은 목표는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면서 배우는 것이 좋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수업처럼 지루하지 않으면서” 라고 말했다.

서울여대 중앙 락밴드 셀의 게릴라 공연
ⓒ서울여대동아리연합회
http://club.cyworld.com/swudongari
중앙락밴드 ‘셀’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이랑씨(21살, 가명)의 경우는 “요즘 공연 동아리들이 어렵다는 말에 동의 한다. 그리고 여대가 동아리 운영이 더 어렵다.”라고 주장 한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남녀공학은 밴드 오빠라는 환상이 있잖아요. 그것이 강점이 되는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락밴드 같은 경우는 연습 때문에 동아리에 굉장한 시간 투자를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셀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는 “사람들과의 친밀감이 좋다. 그리고 홍대에서 연합공연을 하기도 한다. 이런 점이 셀의 매력이다.” 라고 했다. 
많은 동아리들이 사회 분위기의 변화에 따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에 클래식 기타 동아리 ‘예현’은 정반대의 경우다. ‘예현’은 이번에 40명의 새내기를 받았고 그 중 15명 정도가 나가서 20명이 넘는 새내기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예현의 동아리원인 임예나씨(21살, 가명)는 “예전엔 이 정도로 인기 있는 동아리가 아니었다. 슈스케의 장재인이나 아이유가 기타에 대한 환상을 키운 것 같다. 동아리가 잘 되어서 좋다.” 라며 말을 마쳤다.

서울여대 클래식 기타 동아리 예현의 공연 모습
ⓒ서울여대동아리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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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의 경우 또한 어떤지 직접 찾아가 보았다. 서울여대 부총학생회장인 김민이씨(23살)는 “동아리 와 학생회가 어렵다는 말에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한다. 총학생회를 하면 시간을 많이 뺏기는 것이 이유인 것 같다. 요즘 학생들은 취업에만 관심이 집중되어있는데다가 총학생회에 가입하면 기업에서 좋아하기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실제로 학생회를 지원하는 학생 수가 점점 줄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김민이씨가 학생회를 하면서 얻은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학교 안에 아는 사람이 많이 늘어나고 돈독한 우정이 쌓인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총학생회는 다른 활동을 통해서는 느낄 수 없는 내게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라고 말했다.
현 사회에서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을 대학 졸업 후의 최우선 목표로 두는 학생들을 무작정 비난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대학생들이 돈과 취업을 위해 스펙을 만드는 데에만 열중하고, 만약 스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동아리 하나 들지 못하고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실이 서글프다. 위의 인터뷰에 참여해 준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동아리나 학생회를 통해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에서 다신 해 볼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대학생들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살고 있는 20대가 대부분이 아닌가. 나이를 더 먹은 후 숨 가쁘게 지나온 지난 시절을 되돌아 볼 때, 나에게 득이 되었는지 실이 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무모했을 수 있지만 그 순간이 행복하고 소중해 열정을 쏟아 부었던 경험이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삶의 자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러한 삶의 자산을 만들고 있는 위의 학생들을 응원한다. 대학 문화는 점점 더 개인화 되어가고 돈에 잠식되어 가고 있지만 이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서울여대를 비롯한 대학 동아리들에게 다시 봄이 찾아오고 클래식 기타 동아리 ‘예현’에 관한 관심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