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의 새로운 연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구린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Cool
‘청년 창업’ 늘었다지만…25~29세 창업 최근 석달간 6000명 늘어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307063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 세대 자영업자는 통상 80%가 생계형 창업자로 분류된다”며 “하지만 20대 자영업자에는 도전적으로 기업가 정신을 추구하려는 창업자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제도권 취직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생계형 창업으로 내몰리는 청년도 많다. 이들 중에는 박씨처럼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까다롭지 않은 요식업에 뛰어들었다가 경험 부족 등으로 한계상황을 맞이한 청년도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20대 후반 청년 창업의 두 얼굴이다.

1000자도 되지 않는 기사였지만, 그나마 이번 주의 좋은 20대 기사로 꼽을 수 있었던 것은 20대 창업 문제에 대해 특정한 프레임을 만들려하지 않고, 있는 현상을 그대로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창업에 성공한 20대 기업가를 찬양하는 인터뷰나 인물소개 기사나 창업에의 도전을 부추기는 기사들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생계형 창업으로 내몰리는 청년’도 많다는 것을 언급이라도 해주는 기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훈훈한 일인가.

Bad
대학생 연간 도서대출 초등생의 25분의 1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051601070927168002

지난해 대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한 횟수가 연평균 1회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돼 저조한 독서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등록된 대학생이 206만5451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대출건수가 연간 1회도 안 되는 0.8회에 그쳤다. 같은 기간 도서관 및 도서실 전체 대출건수가 6277만3271건에 달해 1인당 평균 대출건수가 20.0회로 집계된 초등학생의 25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하영환 한국독서토론협회 회장은 “대학생들이 성적관리나 스펙쌓기에 시간을 투자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극적인 영상매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져 책이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책을 안 읽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의 독서량을 굳이 초등학생의 독서량과 단순 비교하여 뽑아낸 자극적인 헤드라인, 대학생들의 독서량이 줄어들게 된 원인이나 독서량을 늘리기 위한 해결책에 대한 고민의 실종은 확실히 문제다. 대학생들이 전공도서를 읽는 것도 사실상은 일종의 독서로 볼 수 있으며, 독서를 하고 싶어도 ‘스펙 쌓기’에 내몰려 독서를 할 시간을 잃은 것일 수도 있다. 초,중,고의 대출 건수가 높게 나타난 것은 반대로 ‘스펙 쌓기’를 위한 일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탐색은 배제한 채, 대학생을 난처한 입장에 만들게 하는 이런 기사는 안 된다.

Worst
20대 한글날 언제인지 모른다 67.3% (헤럴드경제)
http://news.heraldm.com/view.php?ud=20120514001047&md=20120514151459_6

국민 10명 중 8명이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3.6%가 한글날 공휴일 지정을 찬성했다. 이는 2009년도 68.8%, 2011년 76.3% 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로 최근 한류 열풍에 따라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
반면 한글날이 언제인지 알고 있는 국민은 64%로 2009년 88.1%보다 24.1%나 감소했다. 특히 20대는 한글날을 10월9일로 인지하는 비율이 32.7%에 불과했다.

747자 짜리 기사에서, 20대가 한글날이 언제인지를 32.7%밖에 모른다는 사실은 단 한 문장에만 표기되어 있다. 한글날이 언제인지 알고 있는 국민이 24.1%나 감소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헤드라인은 ‘20대’에 주목하여 뽑혔다. 20대는 머리가 어느 정도 커 ‘한글’을 알게 될 때 쯤 이미 공휴일이 아닌 ‘한글날’을 경험해온 세대다. 또 과거의 국가주의적인 교육이 아닌 어느 정도 민주화되고 자율화된 교육을 받아온 세대다. 이러한 조건은 고려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한 헤럴드경제의 기사가 이번 주 ‘Worst’ 기사로 선정됐다.


Terrorist
당권파 ‘행동대원’ 으로 전락…부끄러운 20대의 진보 (헤럴드경제)
http://news.heraldm.com/view.php?ud=20120514000674&md=20120514112934_6

반독재·민주화 외치던 30년전 20대 청춘과 너무도 다른 편협함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폭력사태의 한가운데는 아이패드를 들고 반값등록금을 외치던 20대 대학생들이 있었다. 야구방망이를 든 ‘용팔이’는 없었지만, 행동은 1980년대 조직폭력배와 다를 게 없었다.
청바지 차림의 20대 초반 여학생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40대 당원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수능문제집을 가방에 넣은 10대 학생도 폭력사태 한켠에서 ‘조준호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1980년대 반독재ㆍ민주화투쟁 선봉에 섰던 대학생, 그 대학의 문화 중 일부는 강산이 세 번 변하는 30년 후 수구진보의 ‘주먹질’로 변질됐다.

‘Worst’에 이어 ‘Terrorist’까지. 언론유감 1회는 헤럴드경제의 활약이 대단했다. 사설인지, 스트레이트인지 그 성분마저 애매한 이 기사에서 기자는 ‘20대의 편협함’을 비난한다. 문제를 일으킨 것은 ‘통합진보당 갈등사태’에서 폭력을 저지른 일부 20대 행동가들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를 들고 반값등록금을 외치던 20대 대학생들’, ‘20대 진보’ 전체에 그 혐의를 확장시킨다. 30년 전 20대의 민주화 투쟁을 미화하면서 ‘20대가 왜 이렇게 망가졌을까’ 탄식을 내지르는 부분은 진정 가관이 아닐 수 없다. 기자는 ‘20대 개새끼론’을 외치고 싶은 486세대인 것인가? 20대를 욕하지 못해 안달인 기성 언론에 이제는 넌더리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