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앱’,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 또 한 번의 파란을 예고했다. 카카오톡은 지난 4일, m-VoIP(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일종인 ‘보이스톡’의 베타테스트를 모집하며 음성 서비스의 시작을 알렸다. 카카오톡 이용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87%가 ‘카카오톡의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답했고 ‘카카오톡의 무료 음성 통화를 이용할 경우 통신사의 기존 요금제를 더 저렴한 요금으로 변경하겠다’는 응답자는 56%에 달했다. 이에 따라 기존 이동통신사들의 수익구조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자 통신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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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톡 VS. 통신사>
카카오의 ‘보이스톡’ 도입을 놓고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보이스톡의 국내 도입에 반발하며 요금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요금제와 상관없이 보이스톡을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SK텔레콤과 KT는 현재 3G의 경우는 5만 4천원 이상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LTE의 경우는 5만 2천원 이상의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m-VoIP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이스톡 사용 상한기준을 7만원 이상 요금제로 상향조정할 것이라 전해졌다. 이들은 통신사의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음성통화 매출이 감소되면 장기적으로 기본료의 요금인상이 불가피하고 투자 위축으로 인해 서비스 품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어 보이스톡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요금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보이스톡을 이용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통신업계에서는 보이스톡을 통해 초기 LTE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아직 LTE망으로 음성통화를 할 수 없는 가운데 낮은 요금제를 사용하고도 보이스톡으로 통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LG유플러스에 신규 고객들이 몰릴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올 10월 LTE망으로 가능한 음성통화 서비스를 준비 중인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일단 보이스톡으로 초기 시장을 넓힌 뒤 자사의 서비스로 끌어오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조정할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기는 지금의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즉, 이동통신사들이 약관을 통해 인터넷 전화 허용 여부와 수준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시행하는 현재의 방식을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SK텔레콤이 요금 인상안을 제출하면 그 때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말해 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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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망 중립성>

통신사들과 보이스톡의 갈등의 핵심은 망중립성이다. 망 중립성이란 인터넷 망을 통해 전달되는 데이터 트래픽에 대해 내용이나 유형을 따지지 않고 이를 생성하거나 소비하는 주체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카카오톡의 예를 살펴보자. 카카오톡은 콘텐츠 업체로서 소비자들에게 메시지 전달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그런데 해당 기능을 소비자들이 이용하려면 서비스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전달하는 인터넷 망이 필요하다. 이 네트워크, 인터넷 망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다.

이러한 통신 3사를 ISP(Internet Service Provider)라 하는데, 이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 애써 구축해놓은 네트워크 망을 콘텐츠 업체(카카오톡, 페이스북, 포털 업체 등)이 무료로 사용하는 게 불만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콘텐츠 업체 이용자들이 늘수록 트래픽 사용량이 폭주하면서 서비스 품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품질하락은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지는데 이 불만은 고스란히 ISP업체들이 받게 된다. 따라서 이들은 카카오톡을 비롯한 각종 콘텐츠 업체들이 망 이용에 대한 적절한 비용을 지불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대립하는 콘텐츠 업체들은 망 중립성에 근거하여 자신들의 서비스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다음 등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비롯한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업체들은 ICP(Internet Content Provider)라 불린다. ICP업체들은 네트워크 망 사용료를 따로 지불하게 되면 ISP의 통제가 불가피하므로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 말한다. 이들은 가입자들이 매달 내는 통신요금에 이미 망을 이용할 권리가 포함돼 있다며 통신사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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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소비자들>
 

통신사들의 우려와 달리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보이스톡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본다. 대학생 최누리 씨는 “보이스톡 우선 적용을 신청해 친구와 써봤는데, 와이파이일 때만 잘 들려서 자주 사용할 것 같진 않다”며 “보이스톡을 켜서 상대방과 연결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느니 그냥 바로 통화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또한 그녀는 “외계인 소리나 악마소리 음성변조 기능처럼 그냥 재미로는 몇 번 할지 몰라도 긴 통화는 일반 통화로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카카오톡 팀도 ‘보이스톡은 절대로 음성통화를 대체할 수 없다’며 통신사들이 우려할 수준이 아님을 강조했다. 오히려 과도한 대응책으로 요금 인상안 등을 채택하면 소비자들의 반발심만 불러일으키는 역효과를 낳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가격을 높인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통신사를 바꾸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현재 SK텔레콤을 사용하고 있는 대학생 김유리 씨는 “지금 요금제는 4.5(4만 5천원)인데 무제한 요금제만 보이스톡을 할 수 있다고 해서 LG로 바꿀까 생각중이다.”라고 말했다.

보이스톡 논란이 불거지자 정확한 정보 부족과 여러 루머들로 우왕좌왕 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 6일에는 ‘오늘까지만 보이스톡이 무료’라는 거짓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8월이면 갤럭시S 약정이 다 끝나서 폰을 바꿀 거라는 정송이 씨는 “(보이스톡과 상관없이) 그대로 SK텔레콤을 쓰고 싶은데 보이스톡 때문에 데이터 무제한 요금을 올린다니까 통신사를 바꿔야 하나 싶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서 답답하다”고 답했다.

갤럭시 S의 약정이 끝나고 LTE폰이 대거 유입되는 현재 시점에서 보이스톡은 통신시장의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과 KT의 빠르고 적절한 대응만이 소비자들의 혼란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