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곳, 군대. 군대의 주요 금기사항 중 하나는 적군에게 군사정보가 유출 되서는 안되며, 그 곳 안에서 보고 들은 것을 함부로 누설해서도 안된다. 이런 특성 탓인지 군대내의 각종 사건들은 사건 규모가 크지 않은 이상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편이다.

군대를 가야하는 청년들이나, 아들을 보낸 부모님들이 주로 걱정하는 문제인 각종 군 사고들, 그 중에서 군대 내에서의 의문이 드는 사망사고에 관해서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군 의문사의 의미는 백과사전 정의로 ‘군인으로서 복무하는 중 사망한 사람의 사망원인이 명확하지 아니하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고 또는 사건’(군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2조)으로 정의되며, 다음의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타살로 추정되나 사고사나 자살로 은폐, 조작된 경우이다. 둘째는 부대관리 잘못으로 인한 안전사고로 추정되나 사고사나 자살로 은폐, 조작된 경우를 말한다. 셋째, 구타, 강요, 추행, 협박, 가혹행위, 집단따돌림 등 부대 내의 문제가 자살의 주요 원인 인듯 보이나, 이런 원인이 은폐된 채 사망자 개인의 문제로 왜곡된 경우 등을 지칭한다.

대표적인 사건을 몇 가지 꼽자면 먼저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지하벙커에서 관통상을 입고 숨진 김훈 중위 사건이 있다. 최초 수사를 맡았던 미군 범죄수사대는 군 고위관계자들이 사고현장을 방문한다는 이유로 시신 수습 이틀 만에 벙커 안의 핏자국을 물걸레로 지우고 새로 페인트칠을 했다. 성급하게 현장을 훼손한 대표적인 경우다. 타살 용의자로 지목됐던 부대 관계자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컴퓨터는 사건발생 후 6개월이나 지나서야 압수됐다. 컴퓨터는 그 사이 포맷돼 알리바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군대에 대한 불신을 키운 사건 중 하나이다.

                                                                      

그리고 1998년 9월, 전투함정 장교로 복무하다가 부대를 이탈한 지 한 달 만에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김태균(당시 24세) 해군 중위의 유족들은 충분한 현장검증과 관련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였다. 이 역시 군 수사대의 사건처리 방식에 의문을 낳았던 사건 이였다. 인권운동가 고상만 씨는 “과거 군의문사 사건의 경우 현장 보존은 고사하고, 입었던 군복은 빨고 사망 장소를 깔끔하게 청소해버린 경우도 흔했다.”며 “초기의 불성실한 수사는 억울한 죽음을 양산하는 국가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최근들어 가장 대표적인 군 의문사로 꼽히는 사건은 2005년 6월 19일에 경기도 연천 28사단 최전방 GP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이다. 당시 김동민 일병이 개인화기와 수류탄을 사용하여 GP장 등 8명을 살해한 중대사건이었다. 군 수사대는 김동민 일병을 용의자로 보고, 복무 부적응을 사건의 원인으로 최종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의 유족들은 김동민 일병이 범인이 아니라 북한군의 소행으로 본다며, 조사결과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이며, 현재까지도 군의 대표적 의문사로 남아 있다.

                                                                  


‘불신으로 가득찬 군대에 아들을 보낼 수 없다’며 불안해하는 국민들의 여론을 수용하여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강제징집과 녹화사업에 의한 의문사 사건 조사가 주류를 이루었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2004년 6월에 활동 종료)와는 별도로 군의문사 문제 해결을 위해 2006년 1월 1일에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설립되었다. 설립된 목적은 ‘군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중 의문이 제기된 사건에 대한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그 관련자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하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과 인권증진에 이바지함’(특별법 제1조)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건들을 명확하게 수사하며 군에 대한 신뢰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군에서 하는 이러한 노력은 바람직하다. 그리고 한 가지 또 좋은 소식은 2012년 5월 17일 국방부 고위 관계자에 의하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전공사상자처리 훈령’을 개정해 이들에 대해서도 순직처리를 해 주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지금까지 국방부는 자살을 순직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사망원인도 군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만 인정했었다. 군 의문사위와 같은 외부기관의 권고는 “관련 규정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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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전공사상자처리 훈령’을 개정해 시행하면, 이들 원혼 중 상당수는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립대전현충원에 묻힐 수 있다. 또 사병 기준 500만원에 그쳤던 유족 보상금도 9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국방부 관계자는 “행정심판을 통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은 사람이나 군 의문사위에서 순직권고를 받은 경우가 특히 가능성이 높다.” 라고 말하면서도 “의문사 장병들 일부는 심의 결과에 따라 순직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군 의문사에 대한 이러한 정책기조에는 앞서 말했듯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군대에서의 각종 사고들이 의문사로 남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군 수사대는 현재의 수사방침에서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보여진다. 수사의 기본원칙인 현장보존과 출입통제가 철저하게 이루어 져야 할 필요가 있다. 유가족이 원하는 만큼의 정보를 제공하고, 충분한 현장검증이 이루어 져야 유가족 입장에서도 슬프고 안타깝지만, 적어도 의문사로는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군대’ 를 슬로건 삼아서 군에 대한 신뢰를 지금보다 한층 강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