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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카카오톡 – 경제학 vs 컴퓨터공학

고함20의 새로운 연재, 동상이몽!


다양한 전공을 가진 20대들이 모인 고함20. 같은 주제를 보고도 전공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가집니다. 하나의 키워드를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두명의 필진이 풀어내는, ‘동상이몽’입니다.

카카오톡, 왜 부동의 1위일까? (경제학)


유료화 소문부터 보이스톡까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한민국 1위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 소비자들도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편리한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는 카카오톡을 지키기 위해 한 마음 한 뜻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생각해보면 모바일메신저 서비스나 인터넷전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어플리케이션은 수없이 많은데 왜 그 중에서도 카카오톡만이 화제의 중심에 서는 것일까? 왜 ‘1등 어플’의 자리를 내 주지 않는 것일까?


카카오톡의 기능이나 디자인이 다른 어플들에 비해 월등하게 좋은가 생각해보면 그건 아닌 것 같다. 최근 ‘무료통화’로 화제가 된 보이스톡 기능은 음성통화를 기본 기능으로 하고 있는 스카이프 등의 모바일메신저가 훨씬 더 먼저 선보였다. 그리고 카카오톡의 느린 전송속도로 인해서 ‘틱 하면’ 전송이 완료된다는 틱톡이나 다른 모바일메신저를 설치하면서 카톡을 원망하는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들도 분명히 존재했다. 디자인이 문제라면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수많은 어플들이 골고루 사랑을 받았어야 했을 텐데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카카오톡은 단순히 운이 좋았을 뿐인 것인가? 어떤 측면에서는 그렇다. 카카오톡은 운이 좋았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쓰기 때문에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시장에서 가장 먼저 성공해서 지배적인 상품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모바일메신저 어플의 대명사 격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ies)이라는 경제학 개념이 왜 카카오톡이 1등 자리를 내주지 않는 것인지를 잘 설명해 준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다른 소비자들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가 얻는 효용이 커질 때 나타나는 추가적인 효용이다. 쉽게 말해 틱톡이 카톡보다 10만큼 더 좋은 기능을 갖고 있더라도, 친구 50명이 사용하는 틱톡보다 친구 500명이 사용하는 카톡이 10을 상쇄하고도 많을만큼 커다란 ‘네트워크 외부성’이라는 효용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산업 전략 연구에서는 완전 경쟁 시장에서는 네트워크 외부성이 존재하는 경우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더라도 제품 가격이 낮게 유지된다는 분석이 있다.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모바일메신저 시장의 카카오톡이 무료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모델이다. 카카오톡이 유료화를 시행할 경우, 곧바로 사용자들은 다른 모바일메신저로 갈아타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5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영원한 1위를 지킬 수 있는 것일까? 아쉽게도 그럴 확률은 사실 높지 않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카카오톡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능을 갖춘 강력한 모바일메신저가 출현한다면 어느 순간 새로운 모바일메신저의 네트워크 외부성과 기본 효용을 합친 전체 효용이 카카오톡의 그것을 넘어서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임계점(critical mass)을 지나는 순간 카카오톡은 급격하게 몰락하고, 새로운 모바일메신저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버디버디를 네이트온이 밀어냈듯이 그리고 싸이월드를 페이스북이 밀어냈듯이 말이다. 버디버디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추억만 남기고 사라졌듯이, 싸이월드에 남기는 슬픈 글 대신 페이스북에 남기는 희망찬 글이 대세가 되었듯이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새로운 메신저와 새로운 SNS에 열심히 적응하며 언제 매일 카톡했냐는 듯 카톡 없이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것이다.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과 ‘카카오톡’ (컴퓨터공학)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학생, 또는 개발자를 꿈꾸거나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다면 ‘객체지향프로그래밍’이라는 단어에 친숙할 것 이다. 현 시대의 대부분의 프로그램 개발 언어가 ‘객체지향’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안드로이드를 위한 ‘자바’ , 아이폰 개발에 쓰이는 ‘오브젝트 – C‘ 역시 객체 지향 언어이다.


객체지향프로그래밍은 한 마디로 ‘객체’를 기본단위로 만들어서 프로그램을 짜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객체지향 이전의 개념인 절차지향프로그래밍은 “고객이 돈을 자판기에 넣는다. ->자판기에서 돈을 검사하여 제품과 잔돈을 준다. ->고객이 잔돈과 제품을 받는다.” 이렇게 동작(동사)을 중심으로 문제를 나누어 함수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짰다면 객체지향에서는 ‘고객’ 과 ‘자판기’라는 두 개의 객체를 만들고 각각의 객체(명사)가 중심이 되어 하나의 함수를 이루게 된다.
 


객체지향언어가 원래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고안된 프로그래밍 기법이기도 하지만 ‘카카오톡’으로 대표되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는 유독 객체지향프로그래밍과 비슷한 점이 많다. 그리고 특히 카카오톡이 그러하다. 먼저 객체지향 언어에서 객체들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데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하나하나의 동작은 객체를 통해 구분되었기 때문에 서로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명령을 처리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또한 ‘소통’이라는 단어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다.

그렇다면 카카오톡이 특히 객체지향언어와 유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객체지향언어의 캡슐화(Encapsulation), 정보은닉(information hiding)이라는 성질 때문이다. ‘캡슐화와 정보은닉’은 객체의 사용자들이 공개된 인터페이스를 통해서만 객체에 접근 할 수 있고 객체안의 숨겨진 데이터나 메소드들에 대해서는 접근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또한 SNS서비스 중에서 가장 캡슐화가 잘 이루어진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트위터같은 경우는 멘션까지 공개가 되고 페이스북도 ‘친구만 공개’ 또는 ‘비밀클럽’ 이라는 개념이 있긴 하나 그래도 그 구성원 사이에서는 공개가 가능하다. 이에 반해 카카오톡은 ‘무료문자’의 연장선상의 개념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하고 있다. 따라서 둘 만의 비밀,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말할 때는 카카오톡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 물론 ‘단체카톡’을 통한 공개된 소통역시 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카카오톡은 객체지향프로그래밍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인다.

카카오톡은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마냥 부러운’ 앱이다. 많은 개발사에서 카카오톡의 대항마를 만드려고 하지만 이미 사람들 사이에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것이 익숙하고 고착화되어 있기 때문에 정말 엄청난 아이디어와 기능이 있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카카오톡을 이기는 앱의 등장은 어려워 보인다. 앞에서 말했듯이 객체지향언어는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고안된 언어이다. 그리고 객체지향의 등장은 개발자가 더 이해하기 쉽게 프로그램을 짤 수 있게 하였으며 소프트웨어의 유지 보수를 쉽게 하는 등 여러 가지 편리성을 가져왔고,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프로그래밍 기법이 되었다.

사실 ‘프로그래밍 천재’하면 컴퓨터에 미쳐서 밥도 거르고 밤과 낮이 바뀐 채 프로그래밍에만 몰두하는 두꺼운 안경을 쓴 ‘컴퓨터 중독자’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객체지향프로그래밍은 현실 세계를 바탕으로 설계되었으며, 카카오톡 또한 사람들의 심리를 잘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부동의 ‘1위 앱‘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좋은 프로그래밍 기법부터 좋은 소프트웨어, 게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페르마타
페르마타

청년/저널리즘/문화 연구자. 페르마타 = 그 음의 길이를 2~3배 길게. 마쳐라.

1 Comment
  1. 달콤한 나의 도시, 경기도

    2012년 11월 2일 01:14

    회원수 6천 400만. 하루 전송 메시지 42억. 지난 2010년 3월 출시와 함께 ‘국민어플’ 반열에 오른 카카오톡의 위엄입니다. 그 수는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스마트폰 3000만 시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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