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의 새로운 연재, 독립기념일!

성인이 된 20대가 왜 독립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독립기념일’은 가상의 화자 ‘나’가 부모님의 품을 떠나 독립하면서 겪는 일들을 다루는 연재 소설입니다. ‘나’의 독립 스토리를 통해 20대의 독립에 필요한 정보들을 전달하고, 20대의 독립에 대한 고민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6화


드디어 그 날이 왔다. 한 달 전부터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손님이 진상을 부려도 꾹꾹 참고 점장님이 잔소리할 때도 묵묵히 견딘 것은 바로 오늘, 월급을 위해서였다. 오늘 월급으로 며칠 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치킨을 꼭 사먹어야겠다. 일단 그 전에 제대로 월급이 들어왔는지 확인부터. 기대에 한껏 부풀어서 ATM기 화면을 보는데 이게 뭐지? 어제랑 통장잔고가 똑같다. 내가 날짜 계산을 잘못했나? 아닌데, 분명히 오늘이 월급날인데……. 이상하다. 빨리 피자 가게로 가서 정우 형에게 물어봐야겠다.



“형 오늘 월급날 아니에요?”

“맞아. 근데 점장님이 좀 많이 게을러서 늦게 넣어주셔. 이따 밤에 확인해보면 들어와 있을꺼야.”



일찍 좀 넣어주지. 그래도 다행이지 싶다. 이번 달 생활비가 얼마 안 남아서 며칠째 고시원 라면으로 연명하고 있었다. 제발 다른 것 좀 먹고 싶다. 다음 달 예산은 꼼꼼히 짜야 될 것 같다. 일단 내 월급이 얼마더라? 주중에 4시간씩 3일, 주말엔 풀로 11시간. 그러니까 총 34시간, 4주 면 136시간. 거기에 5000원을 곱하면? 680.000원!! 아 뿌듯하다. 힘들었지만 꽤 많이 번 것 같다. 그 동안 친구들이랑 못 논 것, 못 먹었던 것을 다 보상받은 것 같다.




이 월급으로 뭘 할까? 일단 방 값 320,000원 그리고 생활비 약 250,000원으로 잡으면 11만 원 정도 남는다. 여기에 핸드폰 요금 5만원을 빼면……. 6만원 밖에 안 남는다. 아, 방금 전에 했던 말은 취소다. 돈을 벌어도 버는 것 같지가 않다. 한 달을 꼬박 일했는데, 생활비, 집세 빼고 고작 6만원이라니. 치킨이고 뭐고 한 달 내내 긴축재정으로 살아야 될 것 같다. 일은 해서 뭐하나? 허무함이 밀려온다. 월급이 남으면 그 동안 눈독 들였던 운동화도 사고 여름에 바다로 휴가도 가려고 했는데. 모두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야. 임마. 너 불렀는데 왜 대답을 안 해!”

“아. 정우 형 죄송해요. 생각 좀 하느라.”

“무슨 생각? 여자?”

“아니에요. 근데 왜 부르셨어요?”

“오늘 월급날이니까. 이따 끝나고 맥주 한 잔 하자고.”

“어… 해야 할 과제가 있어서. 죄송해요”



나도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하지만 생활비도 빠듯하고 남는 돈도 얼마 없다. 맥주 한 잔 조차 지금 내겐 사치다.



알바가 끝나고 월급을 확인하려고 편의점에 있는 ATM기로 갔다. 지금은 들어왔겠지. 통장잔고를 확인해 봤다. 아, 다행히도 들어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월급이 좀 덜 들어온 것 같은데? 통장내역을 확인 해봤다. 오늘 들어온 금액은 총 620,500원. 역시 이상하다. 아무래도 점장님이 시간계산을 잘못하신 것 같다. 당장 점장님께 전화를 했다.



“점장님, 저 승원이에요. 방금 월급 확인했는데. 월급계산이 잘 못된 것 같아서요.”

“응? 그럴 리가? 두 번이나 계산했는데? 정우 너 일주일에 34시간 일하는 거 맞지?”

“맞아요.”

“그래. 제대로 월급 들어간 거 맞아.”

“그런데 620.000원 정도 밖에 안 들어왔어요. 점장님”

“그게 맞는 거야. 내가 너 처음에 왔을 때 말했잖아. 4대 보험으로 세금 떼어간다고.”

“아……. 네. 알겠습니다.”



청천벽력이다. 이제 월급에서 남는 돈도 없다. 이건 말도 안 된다. 벼룩의 간을 떼먹지. 무슨 아르바이트생에게 세금을 떼어간단 말인가. 도대체 얼마를 가져가 길래 월급이 이것밖에 안 남지? 집에 가서 당장 확인해 봤다. 고용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모두 60시간 이상 근무 시 당연 가입된다고 한다. 나는 한 달에 136시간 일하기 때문에 가입대상이 맞다. 4대 보험 정보연계센터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내 4대 보험료는 총59,500원. 이번 달 월급은 확실하게 들어온 게 맞다. 25만원만으로 한 달을 버틸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다.



응? 그런데 이게 뭐지? 주휴수당? 일주일에 15시간 이상만 일하면 돈을 더 준다고? 그러니까, 15시간 이상 일하면 평균 1일 일한 만큼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소리지? 내가 주 5일근무제로 치면 하루 평균 약 7시간 일하는 거니까 약 35,000원 정도 받을 수 있다. 이런 게 있었다니. 내일 당장 점장님께 말씀드려야겠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더니. 이젠 정말 한 푼 두 푼이 내게 소중하다. 35,000원을 더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방학까지 자린고비 정신을 더 발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