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소재 한 대학의 사범대생들이 쓰는 건물 화장실에는 칸마다 ‘교원임용 합격의 절대강자’, ‘교원임용고시의 모든 것, ㅇㅇ을 만나면 합격합니다’ 와 같은 문구의 스티커가 붙어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사범대생들을 노린 노량진 수험가의 광고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한문 교과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윤 모씨(23)는 “내 주변에서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학기 중에 학원가에서 현강을 듣기 힘들더라도 교육학 인강은 다들 꼭 듣고 있더라” 고 말했다.

대학 건물 내 화장실에 붙어 있는 학원 홍보 스티커


교사 임용시험 교육학 논술 추가⋯교원 양성 단계에서도 자질 검증

교육과학기술부는 이처럼 교사가 되기 위해 노량진 학원 강의에 의존하는 현상을 근절하기 위해 초⋅중등 교사 임용시험을 비롯한 교원양성기관의 학생 선발 전형과 대학 교직 과목 이수 기준에 대한 개편 방안을 지난 2월 발표했다. 교과부가 발표한 ‘교사 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에 의하면 중등 교사 임용시험에서 현행 3단계 전형이 2단계로 축소된다. 구체적으로는 1차에서 교육학⋅전공 객관식 시험이 교육학은 논술식으로, 전공은 서답형으로 바뀐다. 또한 2차 수업실연과 심층면접 단계에서는 교직 적성을 강화해 학생 이해 및 학교 폭력 등 현실적인 교실 상황에 대한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초등 교사 임용시험에서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던 교육학이 폐지되고 1차에서 객관식으로 보던 교육과정을 서답형으로 변경한다. 초등 임용시험은 바뀐 방식이 바로 적용되지만 중등 임용 시험은 교육학 논술이 추가된 점을 감안해 내년부터 적용한다. 아울러 내년부터 `한국사 능력 검정 인증(3급)’이 있어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교원 임용에서뿐만 아니라 교원 양성 단계에서부터 자질을 검증하기 위해 교원양성대학의 입학생 선발부터 재학⋅자격 부여까지 인⋅적성 평가를 강화한다. 교원양성대학 재학 중에는 2회 이상 인ㆍ적성검사 실시를 의무화하고 그 결과를 교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무시험검정(과목이수ㆍ성적 기준 충족시 시험 없이 자격증 취득)에 반영토록 한다.

사범대의 교직 과목이 특히 성적 부풀리기가 심하다는 점을 고려해 교직과목 이수 성적기준은 현재 졸업평점 환산점수 100분의 75점 이상에서 100분의 80점(B학점) 이상으로 높아진다. B학점 이상의 비율은 최대 70% 수준으로 유지하되 세부 비율은 대학에서 정한다. 바뀐 기준은 올해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이수 학점기준(22학점 이상)은 그대로다.

오히려 사교육 의존을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있어

교과부의 ‘교사 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사범대생과 임용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단국대학교 사범대에 재학 중인 오주희 씨(21)는 “노량진 사교육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교과부의 의도와는 달리 사교육은 임용고시가 어떻게 바뀌든 그 형태에 맞추어 발달하게 되어 있다. 바뀐 임용고시는 전혀 사교육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수험생들의 부담만 가중 시킨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까지 임용 시험은 방대한 범위와 암기 위주의 지엽적 문항 출제로 노량진 학원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객관식 시험을 주관식으로 바꾼다 해도, 새로운 제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수험생들이 더더욱 사교육으로 몰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심층면접에서 학생 이해 및 학교 폭력 등 현실적인 교실 상황에 대한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평가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견해가 있었다. ‘면접이 좋은 방향으로 바뀐 것은 인정하지만 분명 학원에서도 면접 유형에 대한 모범 답안을 만들 것이다.’, ‘실제로 교직 생활에서 그런 상황과 마주했을 때 면접에서 말한 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등의 의견이 그러한 시각을 뒷받침해준다.

실제적인 교육 현실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될 수 있어

그러나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단국대학교에서 교육방법 및 공학을 가르치는 김민정 교수는 “기존 시험에서는 너무 세세한 것까지 물어봐서 지엽적으로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교육학이 논술로 바뀜에 따라 수험생이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수자도 소신껏 가르칠 수 있게 된 것은 장점이다.” 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문 교과 중등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윤 모 씨(23)도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교직 적성 심층면접에 대한 평가 기준이 체계화된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 동안 교육학과 전공만 공부하다가 현실적인 교실 상황에 대해 고민해 본다는 것은 실제 교사가 됐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월 교원 임용 시 학교폭력 상담 봉사활동이나 위기학생 선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력을 실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시교육청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해 교대·사범대 교육과정에 학교폭력 관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교원 임용 면접고사에서 위기학생 상담 등의 경력을 정성평가를 통해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임용 시험은 그저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누구나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때에 학교 폭력 상담 봉사활동이나 위기 학생 선도 프로그램처럼 실제적인 교육 현장에 대한 참여 정도를 임용 시험에 반영한다는 것은 급변하는 교육 현실에 맞추어 교사 선발의 기준을 세우겠다는 교과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지켜봐야 할 일, 공교육 여건 개선도 중요

아직 개편된 임용 시험은 시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시험이 미칠 영향과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 그러나 암기 위주의 시험 방식에서 벗어나 논술을 통해 수험생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측정하고자 한 것과 실제적인 교육 현실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부여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긍정적 요소도 있지만 교과부에서는 자주 바뀌는 시험 제도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논술 시험의 구체적인 출제 가이드 라인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 또한 교직 적성 면접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 요소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교육을 위한 도구나 과정도 중요하지만 무분별한 교원 자격증의 남발을 멈추는 것과 동시에 중등 임용 정원을 늘려야 한다. 이와 함께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 국가 평균으로 맞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서답형문항이란 선택형문항 형식과 대비된다. 흔히 주관식 문항이라고 부르며 완결형·단답형·논문형 등이 포함된다. 완결형(completion type)은 문항의 중간 중간에 빈칸을 설정해 놓고 적합한 단어나 구(句)를 써넣게 하는 방법이고, 단답형(short answer type)은 간단한 단어·구·절(節)·문장 등으로 답을 적도록 하는 방식이며, 논문형(essay type)은 제목이나 주제만 제시하고 그에 대하여 자유롭게 대답을 구성·조직하게 하는 방법이다. 서답형의 장점은 반응의 자유가 있어서 피험자가 자기의 사상·능력·조직력·독창력 등을 발휘할 수 있고, 비교적 고등 정신기능에 속하는 여러 능력을 측정하기 쉬우며, 전체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단점으로는 채점에 객관성이 없고 이론적·실제적 곤란이 따르며, 한 검사 속에 많은 문항을 넣을 수 없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