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으며 여자들의 신발을 유심히 보면 특징이 있다. 바로 구두, 많은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하이힐이 모든 여성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하이힐, 소위 ‘킬힐’이라고 불리는 구두를 하나쯤은 다 가지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활동성이 좋은 운동화가 편안하기 마련이지만 운동화는 고사하고 8cm가 넘는 구두를 신는 여성은 그야말로 신기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왜 요즘 여성들은 이 하이힐을 고집하는 것일까.

한 인터넷 뉴스에서 포토그래퍼 K씨를 인터뷰했다. 포토그래퍼 K는 ‘하이힐은 여자를 도도하게 만드는 마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상반신 클로즈업 촬영에서도 모델에게 하이힐을 신길 요구한다고 한다. 발가락 앞코가 30도 정도 꺾이며 종아리에 텐션이 들어가고, 그것은 온몸을 아름답게 긴장시킨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그는 하이힐을 신으면 여성들의 척추 한 마디 마디를 곧추세우게 하고, 양 어깨를 비상하는 새의 자태처럼 여성을 아름답게 해준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조금 도도하게 턱이 15도 정도 올라가면서 눈동자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자신감 서린 눈빛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K씨의 말을 입증하는 듯, 하이힐을 즐겨 신는 대학생 우효진(23) 씨는 “하이힐을 신으면 느낌부터가 다르다. 행동도 조심하게 되고, 좀 더 여성스러워진 느낌과 도도해진 듯한 눈빛은 나도 느낀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대학생들에게 하이힐을 신는 이유에 대해서 질문해본 결과, ‘하이힐을 신으면 키가 커보여서 머리가 작아 보인다’, ‘좀 더 날씬해 보인다’,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긴다’ 등의 비슷한 대답을 했다. 그렇다. 가느다란 발목이 위태로워 보일 정도로 높은 구두를 신었음에도 하이힐을 신은 여성은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어깨와 가슴은 활짝 펴져 있고, 쭉쭉 뻗은 각선미를 자랑하며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식의 도도한 눈빛은 기본이다.

구두를 통해 여성들에게 생기는 ‘미친 자신감’은 여성들이 우월하고 싶어 하고 예뻐지고 싶어 하는 욕망의 표현이다. 외모를 중요시 하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택한 한 방법인 것이다. 우월해진 듯한 느낌, 예뻐진 듯한 느낌은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감 상승으로 이어지게 하고, 그것이 결국 여성들의 구두굽을 끊임없이 높이게 한 것이 아닐까. 다시 말해, 점점 구두 굽의 높이가 높아지고, 하이힐에 대한 여성들의 욕심이 커지는 것은 이러한 외모지상주의 시대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여성들 사이에서 너도 나도 하이힐을 고집하는 요즘, 여성들은 마치 구두를 통해서 누가누가 더 구두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지 자신감 대결이라도 하듯 구두에 집착한다. 사람의 외모와 이미지가 그 사람의 특성을 대변하는 요즘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 하이힐을 통해서 자신의 매력을 배로 늘리고, 뽐내는 것은 좋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 사이에서 그렇지 않은 여성의 어깨가 움츠러드는 현상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여성들이 스스로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맨발로 섰을 때도 ‘난 이런 사람이야’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