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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구조조정] ③’다윗과 골리앗’, 일방적인 대학 구조조정에 저항하는 학생들


[대학가 구조조정] 
 구조조정의 바람, 기업을 넘어 대학까지 휩쓰나 


[대학가 구조조정] ②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 – 기준부재, 전략부재, 소통부재의 세박자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다니는 학과가 사라진다는 소식은 구성원들에겐 크나 큰 충격이다. 대학의 말을 믿고 입학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에 애정을 붙인 것이 죄였다. 당장 자신의 전공이 눈앞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학생들은 여러 방법으로 저항했다.

그러나 일방적인 학과구조조정과 그에 반대하는 학생들간의 갈등 과정에서 패배는 항상 학생들의 몫이었다. 중앙대학교의 학과구조조정안을 반대하며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인 노영수(독어독문학과)씨는 퇴학이라는 중징계를 당했다. 동국대학교에서 학과구조조정안을 반대하며 총장실 점거에 나섰던 총학생회장 등 3명은 퇴학 처분을 받았다. 2명은 재심의를 통해 무기정학으로 징계수위가 낮아졌지만 김정도(불교학과)씨는 아직도 학교로 돌아가고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 반대시위를 하다 퇴학당한 김정도(동국대)씨 Ⓒ 민중의소리

대학과 재단이라는 골리앗과 정면으로 싸우기엔 학생들의 힘은 너무나 초라해 보인다. 학교측은 징계위원회를 이용하여 반항적인 재학생을 무제한적으로 징계할 수 있다. 학과 구조조정을 대하는 학생들의 분열된 목소리도 문제해결을 어렵게 한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구조조정에 긍정적이거나 최소한 방관적이다. 기초학문 필요성의 당위와 급속한 구조조정의 폐해는 공감하고 있지만 타워크레인에 올라갈만한 결심은 없다. 
우울한 소식만이 들려오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힘으로 대학 측의 학과 구조조정안을 전면재검토 시킨 사례가 있다. 한신대학교는 지난 2011년 11월 인문사회계열을 중심으로 하는 정원감축 내용을 담은 학과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그 과정과 원인은 앞서 나온바 있는 대학교 학과구조조정의 전형적인 사례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학생사회의 조직적인 반대와 재단을 통한 전방위적인 압박이 대학본부의 구조조정안을 재검토 하게끔 만든 것이다.

하지만 한신대의 사례를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도 있다. 한신대의 경우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재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독교 장로 총회의 반대 의사를 끌어낸 결정이 재검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중앙대나 동국대의 사례처럼 대학이 구조조정안을 강하게 밀고 나갔을 경우, 학생이 이를 법적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IMF이전 90년대의 사립대 평균 등록금 인상률은 15%, 국립대는 10%였다. Ⓒ 오마이뉴스 재인용

등록금 문제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내내 커다란 학내 이슈였다. 최근 들어 등록금 인상률이 정부의 강력한 억제정책으로 인해 한자릿수 또는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90년대엔 등록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대학교가 부지기수였다. 등록금투쟁은 총학생회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투쟁은 신학기가 시작되면 반짝 진행되었다가 중간고사가 쯤이면 이내 식어버리는 반짝 행사에 그치게 되었다. 끝도 없이 오르던 등록금은 2010년 들어 대학등록금이 주요 정치의제로 떠오르면서 겨우 억제되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주요 정당들은 등록금문제에 비해 학과구조조정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19대 총선 정책 자료집을 살펴보아도 각 정당은 다양한 방법을 통한 등록금 인하에 대한 공약은 적극적이었으나 학과구조조정에 대해선 대략적인 안 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민주당은 총선 이후 발표한 교육정책에서 ◇세계 100대 대학에 국내 대학 5개 이상 진입 ◇연구중심대학과 교육중심대학으로의 특화 등을 제시하였으나 수많은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학과구조조정에 대한 대안은 전무했다. 

당선 후 서울시립대를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 Ⓒ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이 만들어낸 변화는 더 큰 변화의 가능성을 예고했다. 전국적인 등록금 인하 여론과 교육과학기술부의 강력한 등록금 인상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2012년 봄학기 대다수의 사립대의 등록금 인하율은 2-5% 선에서 그쳤다. 그러나 그 해 서울시립대학교의 등록금이 절반으로 인하되었다. 등록금이 정치적 이슈가 된 것 만으로도 등록금 인상행렬이 억제되었고, 서울시장이 바뀌자 등록금이 절반으로 내려간 것이다. 20년 가까이 오르던 등록금을 동결하고 거꾸로 내려가게 한 바로 그 힘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박주리 epistazo2@gmail.com

고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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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Avatar
    미노미노

    2012년 10월 25일 09:43

    기사 잘 보았습니다.
    대학 교육 자체의 부실성 : 솔직히 하위권(?) 대학은 인문적 소양, 지식 탐구 기능보다는
    직업능력 개발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그런 차원에서 어문학, 인문학 분야의 학과폐지를 통한 구조조정은
    당연하거나 불가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2. Avatar
    미노미노

    2012년 10월 25일 09:45

    학령인구 감소, 과잉학력 등 사회 환경적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다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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