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뜨거운 오후. 서울 신사동에서 김학겸씨(22)씨를 만났다. 신사동에서의 그는 학교에 있을때와는무언가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한 상가의 지하에 위치한 그의 연습실에는 여러 악기들이 많았다. 현재 베이스를 치고 있는 그는 연습실에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한쪽에 있던 베이스를 들고 의자에 앉아 베이스를 치기 시작했다.

중1때 라르크엔시엘이라는 일본밴드의 모습을 보고 “멋있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음악은 이제 그의 일부분이 되었다. 학교 교장선생님과 싸워가며 만들어낸 중학교 밴드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밴드 6066까지 그는 음악을 위해 열정을 쏟아붓고 있었다. 얼핏 악마를 떠올리게 하는 6066이라는 이름을 그저 “6의 영어발음인 식스의 발음이 너무 맘에들어서 만든거에요. 저 종교없어요. 악마랑은 전혀 연관이 없어요.”라며 말하는 그의 모습은 천진난만하게 보였다. 

– 당신이 속해있는 팀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한다.

현재 6066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김학겸이라고 한다.  2년 정도 된 밴드로 길다면 긴 시간이 된 밴드다. 현재 드럼, 기타, 베이스 세명이서 팀을 이루고 있다. 여러가지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지만 굳이 장르를 정한다면 락 중에서도 그런지나 개러지락을 하는 밴드이다. 이런 장르가 낯선 분들이 많을텐데 조금 설명을 덧붙이자면 어둡고 분노와 울분이 섞인 폭발적인 분위기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면 될거다.

– 지금 음악활동하는데에 현실적인 어려움은 없나? 금전적인 문제같은건 독립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겪는 문제가 아닌가.

금전적인 문제는 거의 모든 예술인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벽인 것 같다. 우리도 없연습실 유지비를 내야되고 악기를 사거나 공연을 준비할 때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지금 멤버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이 비용을 대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에서 받는 용돈을 쪼개고 쪼개어 모아 음악활동 하는데에 사용하고 있다. 좋아서 하는 음악이니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김학겸씨의 작업실

– 대학교의 학업과도 대립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다음달에 홍대에서 공연을 한다. 공연준비로 지금 한창 바쁜데 하필 지금이 시험기간이다. 그래서 시험공부도 해야하고 공연준비도 해야되는 이런 경우가 가장 극심하게 대립되는 경우이다. 그래도 아직은 잘 조절해서 하고 있다. 내가 속한 미디어학부 공부가 지금 하는 음악활동과 전혀 상관없지는 않다. 물론 직접적으로 연관있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같은 음향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서로 상호작용하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학업과 음악의 균형이 어느정도는 맞았는데 만약 이 균형이 깨진다면 나는 음악을 선택할 것 같다. 지금은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
 

–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큰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음악은 돈이라는 자본과 많이 연관이 되어있는것 같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본주의에서 모든 것이 다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가. 사람도 돈으로 가치가 평가되는 마당에 음악이라고 별 수 있겠나. 음악이 자본과 연결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결국 모든 것이 한가지, 돈이라는 것으로 귀결이 되기 때문에 나는 결과보다는 시작과 과정을 중요시 하고 싶다. 돈을 위한 음악인가 음악을 위한 돈인가의 문제다. 단순히 상품으로써 돈을 벌기위해 음악을 만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계기는 조금 더 순수하고 의미를 두고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아이돌들이 지배하는 음악판지만 순수한 음악을 목적으로 시작한 여러 가수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아 한국 음악에 희망은 있는 것 같다. 인디들이 매스컴을 통해 관심을 받고 이런 것들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면 언젠가는 좀 더 성숙한 음악의 문화가 만들어 질거라고 생각한다.

– 인디밴드가 많아지려면 아무래도 우리나라 음반시장이 개선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우리나라 음반시장은 지금 너무 이상하게 굴러간다. 미국의 경우 싱글앨범의 가격은 3-4천원 정도로 굉장히 싸다. 대신에 정규앨범의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더 비싸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싱글앨범과 정규앨범의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 한,두 곡 들어있는 싱글앨범의 가격이만원이 넘어가고 10곡 이상이 들어있는 정규앨범의 가격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으니 앨범판매로 수익을 올리기가 어렵다. 많은 싱글앨범들이 나오고 그것들을 접하기가 쉬워야 하는데 진입장벽을 높게 만들어 놓으니 누가 접근하려고 하겠는가.

밴드 6066의 공연모습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오는 7월 7일에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곡들도 같이 넣어서 10곡 정도를 공연할 예정이다. 일단은 이 공연을 잘 준비해서 멋지게 마무리 짓고 싶다. 그리고 나서는 앨범을 제작할 생각이다. 여태까지 만들었던 곡들을 추려서 밴드의 이름을 걸고 앨범을 내려고 한다. 정규앨범으로 낼지 아니면 다른 형식의 앨범으로 낼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가 됐든 하려고 한다. 그래도 일단은 공연을 잘 마치는 게 목표다. 그리고 아주 장기적으로는 밴드의 이름을 높이는 계획을 실행하려고 한다.

여러 질문에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서 뚜렷한 자신만의 기준과 목표를 느낄 수 있었다. 음악을 하지 않으면 미치거나 죽어있는 것 같다는 그에게서 음악에 대한 희열과 행복을 느끼는 수준이 아닌 정말로 음악이 그의 삶이 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형철씨는 자신의 저서 <몰락의 에티카>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전부인 하나를 위해 하나를 제외한 전부를 포기하는 그들에게서 나는 숭고함을 느낀다.” 신형철씨가 말하는 그가 내 앞에 실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