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 20 기획] 야동천국 대한민국. 

김본좌께서 연행되시매 경찰차에 오르시며
 
너희들 중에 하드에 야동한편 없는 자 나에게 돌을 던지라
하시니 경찰도, 형사도, 구경하던 동네주민들도
고개만 숙일 뿐 말이 없더라. (본좌복음 연행편 329)

 

위 글은 2006년 음란동영상을 유포한 속칭 김본좌가 구속되자 인터넷에 떠돌던 김본좌 어록중 하나다. 이 어록은 2006년을 달군 유행어로 선정이 됐고, 인터넷에는 김본좌 팬카페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음란물을 올렸을 뿐인 한 사람은 구속됨으로써 그렇게 인터넷 스타가 됐다. 황당하기까지 한 이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해답은 바로 김본좌 어록의 두 번째 줄, “너희들 중에 하드에 야동 한편 없는 자 나에게 돌을 던지라에 담겨있다.

초고속 인터넷 통신의 발달, 성인물에 대한 허술한 법체계 등이 촉발시킨 음란물 유통은 한국을 이미 야동 천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김본좌 사건 이후에도 야동에 대한 접근은 제자리걸음이다. ‘음란물은 나쁘다라는 인식만 있을 뿐 현실적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함 20은 이번 기획을 통해 야동 천국 한국의 실태를 진단해본다. 그저 나쁘고 더러운 것으로 치부하는 시각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체념하는 의식의 극단적 이분법을 넘어 현실적인 접근을 시작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야동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유통되고 어떤 파급력을 지니는지를 다각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짚어보는 것이 목적이다.

[기획 1] 대한민국 야동, 그 끝은 어디입니까?

예전엔 여자가 남자에게 야동을 보냐고 물어본다면 체면상이라도 보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은 어디서나 솔직함이 미덕이다. 20대 여성들은 남성들이 야동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남성 또한 야동 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20대 남성이라면 야동을 본다이라는 전제가 자연스럽게 성립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궁금증은 남는다. 아무리 야동을 다 본다고 하지만 정말로 대부분의 20대 남성이 보고 있는 것일까? 야동이 얼마나 퍼져 있길래 사람들은 계속 야동을 보는 것일까? 고함 20의 야동 기획, 그 첫 번째 코너는 기초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야동의 생활화
 

남학생 1403명 중 1220. 홍봉선 신라대 교수와 남미애 대전대 교수가 조사한 ‘2010년 청소년 성문화 의식조사에서 드러난 한국 청소년의 음란물 접촉 실태다. 87%의 비율. 말 그대로 십중팔구다.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인만큼 87%의 비율이 성인 남성에서 더 높아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아니, 더 높아질 거라는 추측 자체가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87%100%의 간극은 현실적으로 그리 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조사 내용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인터넷 음란물을 접촉하는 주 경로는 우연한 경우가 40.8%로 많았다. 인터넷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접촉한 경우가 32.7%. ‘우연이 음란물 접촉의 73.5%를 차지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인터넷을 접해온 ‘IT세대가 음란물을 보고 싶었지만, 혹은 보고 싶지 않았지만 우연히 음란물을 접촉했다는 것은 너무 순진한 추측이 아닐까. 스팸메일을 통한 경우 (8.1%)와 선후배 소개(17.6%) 그리고 포르노사이트를 검색(4.4%)했다는 대답이 더욱 진실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므로 87%73.5%의 두 결과가 말해주는 의미는 간단하다. 음란물 접촉이 쉽고도 당연하다는 것. 십중팔구가 보고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우연을 빙자한 음란물 접속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청소년 시절부터 숙달된 음란물 접촉은 자연스레 20대로 넘어간다는 것.

이렇게 자연스럽게 음란물 접촉이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음란물 생활화는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다. 의사들의 소견에 따르면 청소년의 경우 일주일 평균 자위 횟수는 3~4. 20대 남성의 경우 2~3회다. 음란물 이용의 목적이 대부분 자위 행위임을 생각해볼 때 한 달에 적어도 청소년의 경우 12, 20대 남성의 경우 8회 정도 음란물을 시청하는 것이다. 자위 행위가 아닌 단순히 유흥을 위해 보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20대 남성이 음란물을 시청할 횟수는 한 달 최대 10회를 넘어간다. 3일에 한 번. 말 그대로 음란물의 생활화다. 그러나 본 걸 또 보고 계속해서 한 가지 야동만 보진 않을 것이다. 지속적인 매체 유입이 있어야 음란물의 생활화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야동이 인터넷 상에 범람하고 있기에 ‘3일에 한번이란 야동의 생활화는 가능해진 것일까.

끝이 보이지 않는 야동 유통량


일단
, 정확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 인터넷상 야동 유통량. 정확한 수치 대신 엄청난 모호함만이 존재했다. 주어진 자료로 유추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게도 그마저도 매우 불확실하다. 다만 얽히고 설킨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야동의 현주소를 조금이나마 추측해봤다.

2006년 구속된 속칭 김본좌14천건의 야동을 올렸다. 경찰 측의 발표에 따르면 그가 올린 야동은 그 당시 인터넷 상에 퍼져있는 일본 야동의 70%에 달한다고 했다. 간단한 공식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2006년 인터넷 상에 올라와있는 일본 야동은 2만 건이라는 소리겠다. 그러나 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2009년 붙잡힌 정본좌26천건의 음란물을 유통했고, 2011년 붙잡힌 서본좌33353건의 음란물을 유통했다. 불과 5년 사이에 김본좌의 2배가 넘는 야동을 올린 사람들이 등장한 것이다.

문제는 ‘14천건‘33천건이라는 단어가 매우 모호하다는 점. 그들이 인터넷에 야동을 올린 횟수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 상에 올려진 각기 다른 야동 작품(?) 건수를 말하는 것인지 알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김본좌의 경우, 경찰 측에서 국내에 유통되는 일본 야동의 70%에 해당하는 숫자라고 했다. 이 발표는 경찰 측의 발표에 따르면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일본 야동 ‘작품 수’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33천건에 대해서는 경찰의 발표 사항이 없었다. 또한 300개 이상의 성인 피시방에 유통했다는 점, 대부분이 미성년자의 성행위인 로리타물이였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인터넷에 야동을 올린 ‘횟수’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33천건의 업로드 횟수는 어떤 의미일까. 33천건이 제일 최신 자료이기에 이 횟수로부터 현재 유통되는 야동량을 유추해보고 싶었지만 사실상 의미가 없는 횟수라는 것이 드러났다. 현재 인터넷 상의 대표 웹하드 W사이트와 M사이트만 조사해봐도 훨씬 많은 양의 성인물이 검색되기 때문이다. 75일 현재 위디스크와 메가파일에서 각각 22000건과 40000건의 성인물이 검색됐다. 이 두 웹하드를 제외하고서라도 인터넷에 수많은 웹하드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성인물 수는 이미 인식의 범위를 넘어선다.

실제로 이번 해 425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방문자 최상위권인 A 사이트의 경우 10시간 동안 840건의 음란물이 올라왔다. 1분에 사실상 2건씩 음란물이 올라오고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방문자 상위권 B 사이트도 8시간 동안 560건의 음란물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야동이 얼마나 되는 지는 무의미한 질문이다. 음란물은 1분에 1건 이상이 올라온다. 현재 올라온 야동만 해도 2개 사이트에서 6만 건 이상이다. 한국엔 유명한 웹하드만 10개 이상이다. 유명하지 않은 웹하드까지 포함하면 240여개. 이외에도 음성적으로 존재하는 웹하드도 존재한다. 토렌트와 같은 공유 형식도 있다. 여기에 성인물만 전문으로 올리는 수백개의 불법 인터넷 사이트까지 고려한다면 한국 인터넷상의 야동 수는 수백, 수천만 건으로 까지 늘어날 수 있다.

끊임없이 소비하는 대한민국과 끊임없이 유통되는 야동. 수요와 공급의 절묘한 조화 속에 야동천국 대한민국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다음 순서 – <허술한 법체계, 분산된 정부 접근 그리고 웹하드의 현실이라는 삼각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