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쇼핑하고 나오는 길, 출입구에서 당당히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나가는 사람마다 얼굴을 찌푸리거나 담배 피우는 사람을 한번 쳐다보고 간다. 담배 피우는 사람도 멋쩍었는지 담배를 발로 비벼 끄고는 일행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이런 상황은 친구를 만나는 길,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학교 가는 길 등 많은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흡연구역, 점점 사라진다

주변에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이 나눠진 곳을 생각해보면 카페, PC방 등이 생각난다. 하지만 이제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이 나눠진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진다. 정부는 2014년부터 면적 100㎡ 이상의 음식점, 제과점은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2015년부터는 면적에 상관없이 모든 음식점, 제과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한다고 밝혔다. 즉, 일반 음식점·커피 전문점 등의 업소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는 것이다. 이런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로, 정부는 “흡연실을 따로 마련해 두면 사실상 원하는 사람이 제한 없이 담배를 필 수 있게 돼 금연구역을 따로 지정하는 의미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 음식점 외에도 고속도로 휴게소, 문화재 구역이 금연 구역에 포함된다. 드나드는 사람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쾌적도가 높아지고 간접흡연의 피해도 줄어 들 것이다. 더 나아가 흡연자의 금연을 유도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런데 흡연자의 권리는 없는 것일까?

흡연구역 찾아 저 멀리

CJ는 “사업장 반경 1km 내 금연”이라는 금연제도를 도입하였다. 7월 1일부터 시행된 회사 내의 제도로 건물 밖 인접지역까지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 관계자는 “금연 의지를 복 돋기 위해 규제범위를 명시한 것이다. 내년부터는 확대 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외에도 웅진그룹, 포스코 등은 전 직원 금연 운동을 시행하고 있고 이랜드의 경우 입사 때 금연을 약속해야 들어갈 수 있다.

회사 내 금연운동으로 인해 담배 피울 곳을 찾아 멀리 걸어가는 직원들이 많다. 이로 인해 ‘원정흡연’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이다. 당장 끊는 것은 어렵고 담배를 피우자니 회사 내에서는 눈치 보이니, 원정흡연을 떠나는 것이다.  금연빌딩 내 흡연구역을 마련한 건물의 경우, 인근 빌딩에서 원정흡연자가 몰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인근 빌딩에서 오는 원정흡연자를 완전히 막을 수도 없기 때문에 흡연구역에는 밤낮으로 담배연기가 자욱할 뿐이다.

 
끽연권 vs 혐연권

끽연권은 담배를 피울 권리이다. 기호품인 담배를 소비할, 취향에 대한 권리이기도 하다. 이와 반대의 단어로는 혐연권이 있다. 혐연권은 담배를 싫어할 권리이자 건강을 지킬 권리이기도 하다. 담배에 관해서는 항상 끽연권과 혐연권사이의 논쟁이 이어진다. 끽연권에서는 “개인의 기호의 차이이므로 자신의 취향을 즐길 권리를 존중해달라. 혐연권만큼 끽연권도 존중해달라.”라는 의견을 내보인다. 혐연권에서는 “담배연기가 몸에 해롭고 자신의 건강을 지킬 권리를 침해한다.”라는 의견을 내보인다.

혐연권이 끽연권보다 우위에 있다? 이것은 이미 헌법재판소의 재판에 따라 결론이 내려진 사실이다. 건강권과 생명권에 기초해서 혐연권은 인정되므로 혐연권은 끽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라는 판결이 나왔었다. 즉, 상위기본권우선의 원칙에 따라 끽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흡연 인구가 성인의 20%에 가까운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혐연권 보장을 이유로 과도하게 끽연권을 제한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흡연구역 설정

담배 값에 가장 큰 비율은 담배 값의 63%에 해당되는 세금이다. 예를 들어 2500원짜리 담배 한 값을 사면 1546원의 세금을 정부에게 바치게 되는 것과 같다. 2005년 823억 개비, 2006년 876억 개비, 2007년 918억 개비 등 매년 담배소비량이 4~6% 정도가 증가하고 있다. 평균을 내보면 매년 약 960억 개피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다. 매년 증가하는 담배소비량을 생각하면 세금은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2011년 정부는 총 7조 3천억 원의 담배 세금(담배소비세)을 걷었다. 어마한 세금이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세로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정작 끽연권을 위해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끽연권을 위해 그들이 마음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보다는 점차 줄여나가고 과태료를 물고 있다.

일본 도쿄는 유료 흡연소를 만들었다. 1회 이용료는 50엔(750원)이다. 담배꽁초는 물이 흐르는 배관에 버리면 자동으로 꽁초가 분리된다. 또한 불에 잘 그을리지 않는 바닥재, 악취가 남지 않도록 향기 섞인 공기를 순환하여 청소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점원 없이 운영한다.

위의 일본과 같은 사례는 금연구역을 늘리는 것보다 반대로 생각해 모든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정하고 흡연구역을 정하는 방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금연 구역을 설정하고 과태료를 무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연 구역에 대한 홍보도 부족하며 알림 표지판이 있는 곳은 적다. 이로 인해 모르고 핀 흡연자들은 애꿎은 과태료만 물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일본과 같은 사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긴 한다. 그러나 정책적으로 피울 수 없는 곳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끽연권도 보장되고 마음 편히 필 수 있는 곳이 마련되는 것은 끽연권은 물론 혐연권을 보장하는 데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