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의 세상이다. 방송을 틀면 멘토들의 멋진 이력과 함께 멋들어지게 자신의 인생역정을 애기한다. 안철수 교수가 나와서 유명해진 희망콘서트에선 멘토들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솔직한 애기와 함께 참가자들에게 “우리 모두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 왔다. 청춘인 너희들도 그런 성장의 고통기에 있다”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넨다. 학교에선 온갖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과 멘토인 선배들과 이어주기에 여념이 없다. 바로 이런 호시절을 놓칠세라 서점가엔 콘서트에서 빛을 발한 명언들을 모은 멘토들의 도서가 한편에 줄지어있다. 가히 멘토 들의 전성시대다.


도대체 멘토가 무엇이기에 너도나도 멘토를 찾고 있는가? ‘멘토’라는 단어는 〈오디세이아 Odyssey〉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 일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그의 친구인 멘토에게 맡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년 동안 멘토는 왕자의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이후로 멘토 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의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한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충실한 조언자인 멘토. 현재 자기계발과 스펙 쌓기 경쟁에 지치며 길을 잃은 대다수 청춘에겐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가 조언해주듯이 어려운 삶의 역경에 빛을 비출 존재가 필요 하단걸 인정한다. 바로 우리의 아픔에 대해 삶의 고난길 을 헤쳐온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속삭여 주듯이 말이다.

한국의 교육제도 속에 점수 경쟁으로 10대와 20대를 보내고 있는 청춘들에겐 멘토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 교육 시스템은 ‘상담’ 프로그램이 전무하다. 보통 선생님이 어느 대학에 갈지를 점수에 따라 결정해주는 것이 상담의 전부일 뿐이다. 일부 학생들이 정말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서 어떠한 길을 갈지에 대해 개인적 친분관계를 통해 상담을 받을수 있을진 모르겠다. 하지만 한번 씩 자신의 학창시절을 반추해보자 과연 누가 진정으로 자신에 대한 미래에 걱정을 해주던가? 앞선 말했듯이 그런 고민일랑은 접어두고 어느 좋은 대학에 진학할지에 대해 고민하라고 말한다. 그게 너의 인생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학벌이데올로기만이 학교에 가득할 뿐이다. 이런 개인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줄 프로그램이 없는 척박한 한국의 교육 현실 속에서 멘토는 그나마 청춘들에게 위로를 해줄 유일한 방법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속 누군가 나를 이끌어 줄 수 있는 무엇인가 있다면 그래도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지금 사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자기계발 이후 너무 지쳐서 힘든 사람에게 필요한 달콤한 ‘마쉬멜로’일 뿐이다. 즉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멘토들의 속삭임은 자기계발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자기계발의 변종이다. 이미 힘든 일을 겪은 인생 선배가 거칠고 견디기 어려운게 인생이라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해줄 수 있는 것이 전부 아닌가?

이제는 우리가 멘토에게 물어봐야 한다. “당신이 이리 거칠고 힘든 세상을 겪은 승리자인건 알겠다. 그런데 당신이 세상에 무슨 도움을 주었는가?”

“비정규직이 대다수 직종에서 일반화할 동안 막질 않고 무엇을 했으며, 좋은 일자리 전체가 줄어 들 동안 사회적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라고 말이다. 대학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에 대해서 멘토들이 등록금 인하를 주장해본 적이 있는가? 단순히 이 문제가 20대 너희의 문제이니 알아서 책임지라고 하는 것이 그들의 멘토 역할의 전부였다. 바로 이게 멘토의 한계 인것 이다. 당연한 인생의 지혜는 책에서 몇줄 정도의 글귀를 외워서 전해주면 끝이다. 청춘 모두가 글을 쓸 줄 알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걸 굳이 누군가에게 멘토 라는 감투를 씌워서 할 필요가 있을까?
     
 
개인의 조언은 자기계발서 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을 자신의 특수한 경험을 섞어서 말하는 정도일 뿐이다. 거칠게 말하면 청춘이 겪고 있는 문제를 자기책임 문제로 가려버리는 속임수라고 할수 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라는 말이있다. 한국 조계종 선불교의 창시자인 임제 스님이 하신 말이다. 진정한 깨달음은 부처를 믿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멘토를 믿어 잠시나마 위안을 얻고 있는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다. 멘토들을 믿어 그들을 빛나게 하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넘어 섬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청춘들이 할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