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중인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 ⓒmydaily

 

                                                 

 

 “올스타전에 정상적으로 참가하겠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O(한국야구위원회)의 10구단 창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강력한 의지, 실행 준비상황을 믿고 10구단 창단과 팬들을 위해 올스타전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한국시리즈 직후 10구단 창단 승인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 연내에 10구단 창단을 승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과 의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달 9개 구단 사장단과 KBO총재로 구성된 KBO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의 무기한 유보를 공식적으로 밝힌 후, 선수협이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하며 사상초유의 올스타전 파행이 예고되었지만 철회를 선언하며 결국 21일 대전구장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선수협이 보이콧을 철회한 가장 큰 이유는 기자회견 3일전인 지난 10일, 9개 구단이 제6차 이사회를 열고 제10구단 창단과 관련된 일정 등 구체적 방안을 KBO에 위임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사회가 KBO에 10구단 창단 문제를 ‘협상’할 권한을 위임한 것이지 ‘승인’할 권한을 위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10구단을 창단 여부는 결국 9개 구단이 포함된 이사회가 결정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위임’이라는 카드는 KBO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며 당면한 비난 여론을 잠깐 피하기 위해 KBO에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수협은 기자회견 내용처럼 10구단 창단에 대한 KBO가 제시했다는 ‘명확한10구단 선정 절차’가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내년 시즌 개막전까지 10구단을 선정한다는 것 말고 무엇이 있는지, ‘강력한 의사’는 과연 누구의 의사인지를 정확히 공개했어야 했다. 또한 그것을 정말 선수협에서 확인했는지, 어떤 식으로 약속 이행 여부를 확인 할 지의 여부를 좀 더 자세히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만 야구팬들이 진심으로 올스타전 보이콧 철회를 반길 수 있었다.

이번 선수협의 보이콧 철회를 통해 10구단 창단에 관해 KBO이사회가 한발 물러났지만 ‘구체적 계획’이 ‘강력한 의지’대로 시행될 지 여부는 여전히 칼자루를 쥔 9개 구단주의 결정이 달렸음은 변함이 없다. 결국 구단-야구협회-선수협회의 야구계의 삼두회가 올스타전이라는 인질을 잡고 힘의 균형을 바로 잡으려던 이번 노력은 구단주의 절대적 우세만 확인한 채 끝났다. 하지만 아직 선수협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하나 더 남아있다. 바로 내년 초로 예정된 WBC 출전 여부다. 10구단 창단 승인이 이번 시즌이 끝나고 계획대로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선수협은 WBC 출전을 두고 KBO와 씨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선수협이나 KBO 그리고 구단 모두가 가장 우선해야 하는 건 야구 발전이라는 이름 뒤의 그들 자신의 이득이 아니라 600만 야구팬들이어야 한다. 무엇(이득권)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누구(관객)를 위한 싸움이 되어야만 팬들은 올스타전을 비록 정말 못하게 되더라고, WBC에서 한국팀을 응원하지 못하더라도 선수협의 선택을 지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