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내용으로 이루어진 트윗이 각기 다른계정에서 한꺼번에 올라오는 기현상


기사를 클릭하면 대부분 보수언론의 홈페이지로 이동, 진보적 매체의 기사는 링크하지 않아

유명 보수 인사의 트윗을 동시에 60명이 RT, 배후는 어디인가?

작년 12월, ‘조선일보 알바 계정 의혹’으로부터 트위터 알바 논란은 시작되었다. 조선일보 기사 내용을, 수십 개의 계정이 새벽 3시경에 동시에 올린다는 사실을 한 네티즌이 찾아낸 것이다. 그 이후로 한겨레, 한국일보 등에서 트위터 알바 계정에 대한 기사를 내면서 알바 계정의 정체를 찾아내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알바 계정을 운영하는 것이 누군지 쉽게 실마리를 잡을 수 없었던지라, 논란은 금세 수그러들었다.

그렇다면 ‘조선일보 알바 계정 의혹’ 사건이 있은 이후 7개월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여전히 알바 계정은 사람들의 경계심이 줄어든 틈을 타서 활개를 치고 있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기사의 내용이 각기 다른 계정에서 동시에 올라오는가 하면, 보수 논객의 트윗은 동시에 60여개의 계정에서  RT(리트윗)되기까지 했다.

왼쪽은 극우 트위터리안의 트윗만 리트윗하는 계정, 오른쪽은 기사만 링크해서 올리는 계정. 두 계정 다 프로필에는 일반인같이 적어놓았지만, 사실은 일종의 봇이다.

일반인 계정처럼 보이는 트위터 봇(bot)으로 알바 짓?

트위터 상의 알바 계정들은 사실상 자동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봇(로봇의 준말)이라고 보는게 맞다. 누군가가 예약 전송이 가능하며, 여러 계정에 글을 동시에 보낼 수 있는 ‘트윗피드’라는 프로그램을 쓰면서, 신문사 기사 링크나 특정인의 트윗 RT가 수십 개의 계정에 자동으로 올라가도록 설정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계정들이 봇임을 숨기고, 일반인을 가장해 만든 계정이라는 것이 문제다. 프로필만 보면 대학생, 주부, 직장인 등으로 되어있고, 심지어 일반인 얼굴 사진을 올려놓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정작 계정에 들어가보면 계정주인이 쓴 듯한 글은 하나도 없고, 기사 제목 또는 내용만 계속해서 올라오거나, 남의 트윗을 RT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듯 일반인을 가장한 봇 계정은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기사 링크 또는 기사의 내용만 끊임없이 올라오는 계정이 있고, 보수 논객들이나 유명한 극우파 트위터리안의 글을 RT하는 계정이 있다. 특히 기사가 올라가는 계정은, 특정인이 기사를 링크해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트윗피드와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자동으로 수십 개의 계정에 올라가게 설정해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최신뉴스가 너무 빠르게, 끊임없이 올라오기도 하거니와 프로그램 상의 오류로 보이는 ‘링크 누락’등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알바 계정에서는 기사링크는 안 뜨고, 단순히 신문 기사의 내용만 덩그러니 올라오는 경우도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즉 극우 트위터리안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기사링크를 올리는 트위터 계정도 있었다는 것이다. 대체 이런 알바 계정들은 어디서 운영하는 것일까?

대체 누가, 어떤 단체가 ‘알바계정’을 관리하는 것일까?

트위터에 퍼져있는 수많은 알바 계정들은 개인이 관리하기 보다는 특정 단체에서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알바 계정을 운영하는 단체가 한 개인지, 아니면 여러 개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보수 성향의 언론 내지는 단체에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먼저 지난 12월에 조선일보가 알바계정을 운영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제기 됐다. 그러나 당시에는 단순히 트윗상에 조선일보 기사 내용이 동시에 올라왔을 뿐이고 <한겨레>가 취재하자 조선일보에서는 알바 계정 운영을 극구 부인했었다. 게다가 알바 계정이 올리는 기사들이 보수진영에 무조건 유리한 기사들인 것도 아니다. 야당 대선주자의 소식, 또는 청와대 비리나 여당에게 불리한 소식도 올라온다. 프로그램을 써서 자동으로 올라오는만큼 내용을 특별히 가리진 않는 것 같다.

다만 기사의 주소는 보수언론쪽으로 링크 된 경우가 많다. 알바계정 fhslrjs에 링크된 최근 기사 50개의 링크를 클릭하여 어느사이트로 이동하는지 살펴본 결과, 조인스닷컴(중앙일보) 20개, 동아닷컴 11개, 조선닷컴 7개, 세계일보 1개, 쿠키뉴스 1개, 독립신문 2개, 서울신문 2개, MBN 1개였다. 특이한 점은, 조인스닷컴으로 링크된 기사는, 중앙일보의 기사가 아닌, 연합, 뉴시스등의 기사를 단순히 조인스닷컴의 링크를 통해 보여준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이는 동아닷컴과 조선닷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조중동 사이트에 기사 링크가 상대적으로 몰려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데 이에 반해 한겨레, 경향, 오마이등의 진보성향 언론의 기사는 단 하나도 링크되지 않았다.

이들 알바 계정은 대체로 조중동 인터넷 사이트에 링크되는 기사를 무작위로 올리고, 간혹 가다 다른 사이트의 기사도 올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조선일보가 만든 계정이라면, ‘조선일보 1면 ‘해운대 성난 파도’ 알고보니 3년 전 사진’이라는 동아의 기사 링크가 알바 계정에 트윗으로 올라갔을 리가 만무하다.

즉,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해 언론사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보수 세력 내지는 보수 단체가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면, 기업 트위터 관리 대행업자등에게 의뢰했을 수도 있다. 비슷한류의 알바 계정으로 극우 트위터리안의 트윗만 리트윗하는 계정들이 많다는 것을 볼 때, 이들이 트위터 내에서 조중동의 기사와, 극우 트위터리안의 트윗을 끊임없이 퍼트리면서 여론조작을 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또한 앞서 말했다시피, 기사 내용을 올리면서도 동시에 극우적인 정치색을 표방하는 글을 리트윗하는 계정이 있었다. 두 종류의 알바 계정은 전혀 공통점이 없어보였지만 실은 하나의 단체에서 운영하거나, 의뢰한, 동일한 배후를 가진 계정들일지도 모른다.

기사 내용만 줄줄이 올라오다가, 갑자기 중간에 우파 논객 변희재씨의 트윗이 리트윗 되어있는걸 볼 수 있다.

알바계정, 사용자들이 언팔로우 해야


기사링크만 하는 알바 계정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덜한 편이다. 단순히 기사 링크만 올려놓는 것은 사람들이 거의 리트윗 해가지 않기도 하거니와, 멘션도 주고받을 수 없는 알바 계정에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알바 계정이 특정 인물의 트윗을 리트윗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들은 야당 인사를 공격하는 극우 트위터리안들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은근히 타임라인 여론을 조작한다. twtkr같은 트위터 어플의 경우에는, 특정글이 얼마나 리트윗이 되었는지 트윗옆에 숫자로 기록해놓는데, 알바 계정이 많이 리트윗을 함으로써 이들의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는것처럼 왜곡돼 보일 수 있다.

변희재씨의 글을 알바 계정들이 동시에 리트윗한 모습.


그러나 어디에서 알바 계정을 운영하는지 알아내기도 힘들 뿐더러, 알바 계정을 단속하거나,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도없어보인다. 트위터 상에서 여러 계정을 갖는 것은 불법이 아닌데다가, 기사를 올리거나 특정인의 트윗을 리트윗한다고 해서 그것을 규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이 봇이면서도 사람과 같이 프로필을 만들었다는 것은 인터넷상의 기망행위로도 볼 수 있지만,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거나 선거에 영향을 끼친것이 아니므로 법적 처벌을 가하기가 상당히 모호한 면이 있다.

결국 트위터 사용자들이 알바 계정들을 언팔로우 해서 그들의 트위터 내 영향력을 줄여나가는 수 밖에 없다. 기사내용이나 기사 링크만 꾸준히 올리는 계정이나 과격한 극우세력의 글만 리트윗하는 계정을 보면 바로 언팔로우 해야 한다. 팔로우를 할 경우에도, 프로필만 있고 직접 쓴 것 같은 글이 없는 계정은 피하는 것이 좋다.